[언택트 스테이지]양종윤 연출 "연극의 의미를 찾아보고 싶어요"

[언택트 스테이지]양종윤 연출 "연극의 의미를 찾아보고 싶어요"

최종수정2021.03.28 10:50 기사입력2021.03.28 10:50

글꼴설정
편집자주*감염병이 휩쓸고 간 공연계. 달라진 풍경 위에서도 희망의 내일을 꿈꾸는 이들을 서정준 문화전문기자가 비대면으로 만나봅니다.


[뉴스컬처 서정준 문화전문기자] 누군가가 타는 목마름으로 외치던 민주주의처럼 예술에 대한 타는 목마름을 갈구하던 인물이 있다. 배우 출신으로 10여년을 활동하다 연출로 변신한지 3년, 제6회 대한민국신진연출가전 작품상을 수상한 실력파로 제 30회 신춘문예 단막극전에서 연극 '다이브'를 올린 양종윤 연출이다.


신윤주 작가의 희곡으로 관리가 허술한 수영장에서 마주친 두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다이브'는 움직임 감독을 맡은 김준영 마임이스트와 배우들의 노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푸른 조명 속에서 헤엄치는 인물들을 완벽하게 표현해 텅 빈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을 수영장으로 만들었다. 양종윤 연출은 '내가 한 게 없는데 포스터에는 제 얼굴이 들어가니 면목 없다'면서도 공연을 올릴 수 있음에 감사했다.


양종윤 연출의 제30회 신춘문예 단막극전 프로필. 사진=본인제공

양종윤 연출의 제30회 신춘문예 단막극전 프로필. 사진=본인제공



"작년부터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을 거의 할 수 없었어요. 준비하던 낭독극이 취소되기도 했죠. 올해는 그래도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작업에 대한 갈증을 조금 해소할 수 있었어요. 다만 아쉬운 건 띄어앉기로 인해 관객수가 너무 줄어들었다는 점이죠. 죽자살자 만들었는데 보시는 분들이 적을 수밖에 없어서 아쉬워요."


마스크를 쓰고 연습 중인 극단 노랑망토. 사진=본인제공

마스크를 쓰고 연습 중인 극단 노랑망토. 사진=본인제공



작년부터 한국연출가협회에서 2020문화동반자사업을 진행한 양 연출은 이번 '다이브'를 준비하며 협회 업무를 그만두기로 결정했다고 이야기했다. 익숙치 않은 업무에 대한 어려움도 있었지만, 코로나19까지 겹치며 공연 작업을 하지 못했던 점이 가장 힘든 부분이었다고 이야기했다.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양 연출은 공연을 할 수 없게 된 2020년에 오히려 돈이 모였다고 밝혔다. 평소에 공연을 하면서 제작비를 아낌없이 썼기 때문이라고. 모은 돈도 '다이브'를 연출하며 다시 썼다고 말한 그는 통장 속 숫자보다 작업이 그리웠다며 이야기했다. 이 시대에 연극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고민하면서도, 연극을 통해 그것을 풀어내고자 하는 양 연출은 천생 연극인이었다.


"학교 졸업 후 쉴틈 없이 작업만 했거든요. 극단 '노랑망토'를 창단한 2018년에는 한 해에만 다섯 번의 공연을 올렸을 정도죠. 그런데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어쩌면 내가 하는 일이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 역할 놀이가 정말 놀이에 그치는 걸까? 생존에 가장 필요한 것들부터 우선적으로 보호했고, 가장 불필요한 것처럼 공연이 취급됐잖아요. 그러다보니 저도 연극하면 과연 쌀이 나오나 마스크가 나오나 생각하기도 했죠. 코로나가 끝나면 다시 연극을 마주해야하는데 내가 이 연극을 어떻게 다시 봐야될까. 유치한 역할놀이에 그치게 될까. 아니면 연극에서만 얻을 수 있는 어떤 의미들을 찾아내야 할까. 그런 것들을 많이 고민하게 된 것 같아요."


연극 '다이브' 공연사진. 사진=본인제공

연극 '다이브' 공연사진. 사진=본인제공



그렇다면 '다이브'를 통해 양종윤 연출이 찾아낸 답은 무엇일까? 그에게 코로나19 시대의 연극인으로서 2021년의 이야기를 묻자 "당장은 아니지만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며 이야기를 꺼냈다. 바로 극장을 벗어나 연극으로 세상과 마주하는 것. 연극이 정말 '이 시국'에는 멈춰야 하는 놀이인지 아닌지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저희 극단 이름이 '노랑망토'에요. 대한민국 연극계나 사회의 어딘가, 어둡고 그늘진 곳에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가 노랑망토를 메고 하늘 높이 날아서 음지를 비추는 역할을 하자는 뜻이거든요. 그 의미대로 계속해서 연극을 대해야겠다 싶어요. 물론 정말 공연을 통한 게 아니라 실질적인 도움을 건넬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죠. 그래서 앞으로는 극장 밖으로 나가서 사람들을 만나 이 고민을 풀어가고 싶어요. 빵을 건넬 때의 위로가 있고 공연을 보여줄 때의 위로가 있을 텐데 그게 정말 존재할까. 스스로 느껴보고 싶어요."


그가 찾고자 하는 답이 동시대의 연극인들에게도 울림을 줄 수 있을지, 그가 찾아낸 답이 꼭 다시 듣고 싶어졌다.



서정준 객원기자 newsculture1@asiae.co.kr
<ⓒ뉴스컬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0
좋은번호가 좋은 기운을 나만의 골드넘버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