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스테이지]다미로 음악감독 "어렵게 맞은 10주년, 선한 영향력 미치고파"

[언택트 스테이지]다미로 음악감독 "어렵게 맞은 10주년, 선한 영향력 미치고파"

최종수정2021.04.11 11:48 기사입력2021.04.1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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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감염병이 휩쓸고 간 공연계. 달라진 풍경 위에서도 희망의 내일을 꿈꾸는 이들을 서정준 문화전문기자가 비대면으로 만나봅니다.

[뉴스컬처 서정준 문화전문기자] 그동안 창작자들은 대부분 아주 외향적이거나, 아주 내향적인 편인데, 다미로 음악감독을 따지자면 아주 외향적이라 할 수 있다. 겉으로 보기에 활발한 태도를 가졌다거나 하는 게 아니라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하면 멈출줄 모르는 수다스러움이라거나, 남들과 비슷한 듯 다른 길을 걸으며 멈추지 않는 그의 진취적인 태도와 방향성이 그랬다.


다미로 음악감독은 어떤 의미에서든 대학로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아직까지도 회자되는 뮤지컬 '광염소나타'를 비롯한 색깔 짙은 작품들로 열성적인 팬들이 있기도 하고, 한편으론 '비슷한 색깔이 반복된다'며 부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또 '음악하는 사람'과 '글쓰는 사람'이 철저하게 구분된 편인 공연계에서 보기 드물게 '글과 음악을 같이 하는 사람'으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기도 했다. 작사, 작곡, 편곡, 대본, 음악감독 등 다양한 역할을 해낸 뮤지컬계의 '화제의 인물' 중 하나다.


'리틀잭'과 '광염소나타' 이후 본격적으로 관객들에 눈에 띄기 시작한 그는 '전설의 리틀농구단'과 '홀연했던 사나이', '어린왕자', '달과 6펜스', '난설', '히쉬태그'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에 참여하며 쉴새 없이 작품을 만들어왔다. 하지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로 인해 공연계가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해에는 '데미안'과 '월명' 외에 큰 활동을 하지 않으며 화제의 중심에서 조금 벗어나기도 했다.


작업 중인 다미로 음악감독. 사진=본인제공

작업 중인 다미로 음악감독. 사진=본인제공



근황을 묻자 그는 건강 문제가 상당히 컸고, 겨우 극복 중임을 이야기했다.


"건강 챙기려고 노력했어요. 문을 열고 나가려고 하면 땅이 울렁거리고, 입을 열고 말하려고 하면 빈맥이 심해지고… 그래서 운동하기.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스트레스 받지 말기. 이런 것들을 하려 했어요. 올해 초엔 두 달 동안 정말 휴식하면서 보냈거든요. 처음엔 20분 걷는 것도 너무 힘들 정도였어요. 택시를 탔는데 속이 너무 울렁거렸어요. 중간에 내려서 쉬었다 다시 타기를 반복하며 대학로에 가야했을 정도죠. 지금은 많이 건강해져서 날씨 좋으면 산책도 하고, 가볍게 뛸 수 있는 정도까지 됐어요. 그래서 무엇보다 오래 살면서 하고 싶은 작품들 계속 해나가려면 건강해져야겠다 생각해요."


힘든 시간을 견딘 그에게 늘 하듯 '다미로의 2020년은 어떤 해였는지' 물어보았다. 그는 '나를 돌이켜보는 시간'이라며 한마디로 정리했다.


다미로 음악감독. 사진=본인제공

다미로 음악감독. 사진=본인제공



나를 돌이켜보는 시간. 좀 더 나가면 내가 왜 뮤지컬을 하게 됐나 생각해보는 해가 됐던 것 같아요. 제가 또 올해가 뮤지컬 시작한지 딱 10주년이에요. 작년에 팬 분들에게 '2021년이 10주년이에요'라고 듣고 '선한 영향력'에 대한 고민을 한 해였어요.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거나 하는 건 기본적으로 관객과 지켜야할 약속이고, 그 이상으로 어떻게 더 의미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혹은 후배들이 안전하게 성장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좋은 곳에 기부나 힘을 보탤 수 있을까를 고민한 시기에요.


이어 다미로는 "사실 저는 어찌보면 운 좋게도 '코로나19'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편은 아니다"라 말하면서도 "그것마저도 어쩌면 제가 일을 함으로써 다른 누군가의 길을 막은 건 아닐까 걱정됐다"며 공연계의 위기를 걱정했다. 그는 계속해서 "고통이 가벼우면 이겨내려 하지만, 강한 고통은 받아들이게 된다"며, 지난해 상황을 비교적 빨리 인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래서 깨달은 것 중 하나는 우리가 쓸데없는 만남이 많았다는 거에요(웃음). 온라인으로 미팅도 하고, 회의도 했죠. 첨에는 불편했지만 그 과정을 거쳐서 극장에서 뮤지컬이 상영되고 있죠. 어찌보면 전혀 일어날 리 없던 일이 벌어진 거에요. 하나의 새로운 장르가 개척된 기회가 아닌가. 나쁜 일에서도 희망이 있는 것처럼 그런 면도 있더군요. 작년 여름에 공연했던 '광염소나타'도 스페인어, 독일어로 된 후기가 있었어요(웃음)."


뮤지컬 '광염소나타' 2020년 공연. 자막과 함께 온라인 라이브 송출 중이다. 사진=뉴스컬처 DB

뮤지컬 '광염소나타' 2020년 공연. 자막과 함께 온라인 라이브 송출 중이다. 사진=뉴스컬처 DB



그리고 그는 그 일련의 경험들을 통해 '관객의 소중함'을 정말로 느끼는 시간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예전에는 '좋은 작품 만들면 관객들이 보러 오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이었다면 지금은 이 험난한 상황을 이겨내며 극장까지 오셔서 공연 보시는 분들을 어떻게 해소시켜드릴 수 있을까? 그게 포커스가 되는 것 같아요. 이제는 어두운 작품보다는 밝게 웃고 교감하는 작품을 만들어야 할까. 어떤 식으로 해나갈지 고민이 돼요.


다미로 음악감독. 사진=본인제공

다미로 음악감독. 사진=본인제공



2021년, 다미로는 어떤 일들을 하고 싶은지 물었다. 그는 자체제작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하며 또다시 새로운 것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가장 큰 목적은 하반기에 자체제작한 공연을 만들고 싶어요. 영화로 따지면 독립영화처럼요. 상업성을 일부러 배제한다는 건 아니지만 독립뮤지컬을 만들고 싶어요. 흔히들 비상업극, 상업극을 이야기하는데 그 사이쯤 독립 뮤지컬을 만들어 자리잡고 싶어요. 그거 말고는 의뢰 들어오는 작품이 있다면 작업도 열심히 해야겠고요. 올해 좀 멈춰있던 대학로가 재개돼서 많이 활성화되면 좋겠고, 좋은 창작작품 많이 나오면 좋겠어요."


인터뷰 끝자락에 다미로 음악감독은 "바로 직전까지 경주에서 뮤지컬 '용화향도' 첫 공연을 마치고 올라왔다. 열린 분위기에서 많은 신인 배우들과 함께 진행한 작업이라 무척 값졌다. 지금도 배우들 얼굴이 생생히 떠오르고, 공연 올리며 배우, 스텝들 모두 감동한 작업이었다. 경주 가실 기회가 있다면 꼭 공연을 봐달라"며 공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생각해보면 참으로 신기한 일이었다. 그는 인터뷰 중 10주년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뒤늦게 공연 일을 시작하게 됐는데 정말 과거의 나에겐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 당시의 내겐 아예 선택지에 없던 일인데 지금도 이렇게 좋아하며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렇다면 2031년의 다미로는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그의 과감한 행보가 어디까지 갈지 지켜보는 것도 그의 창작물만큼이나 흥미로운 일이 될 것 같았다.



서정준 객원기자 newsculture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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