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원초적음악집단 이드 "자유분방한 매력으로 '국악의 맛' 전해요"

[인터뷰]원초적음악집단 이드 "자유분방한 매력으로 '국악의 맛' 전해요"

최종수정2021.04.11 23:30 기사입력2021.04.11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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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매력 알리기 위해 뭉친 대학 선후배
국악기에 서양 리듬 더해 경쾌한 음악 선사
대중성·전통성 한 번에 잡기 위해 노력
남기문 "국악기 연주자 인식 개선 위해 노력할 것"

[뉴스컬처 이솔희 기자] 국악을 향한 열정 하나로 네 남자가 뭉쳤다. 본인들의 톡톡 튀는 매력을 그대로 담아낸 자유분방하고 개성 넘치는 음악으로 국악의 맛을 널리 알리는 네 사람. 이들은 국악의 전통성은 물론 대중성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굳은 의지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다. 원초적음악집단 '이드'의 이야기다.


원초적음악집단 이드는 남기문, 김경식, 도경한, 오영빈 네 명의 국악 연주자가 의기투합한 밴드다. 그룹명인 '이드'는 본능, 쾌감 충족을 목적으로 하는 쾌감 원리를 뜻한다. 네 멤버의 국악 퍼포먼스를 통해 이러한 쾌감 본능을 해소시키겠다는 각오를 담았다.


대학 선후배 사이였던 네 사람이 그룹으로 뭉친 것은 지난 2015년이다. 신촌에서의 버스킹 공연을 계기로 그룹 활동을 시작했고, 2016년 신진국악인 발굴사업 '청춘열전 출사표' 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공식적으로 데뷔했다. 이후 2017년 국악방송에서 주최한 21세기 한국음악프로젝트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음악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남기문은 "경식 씨가 버스킹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재미있을 것 같아서 한 번 해봤는데, 반응이 정말 뜨거웠다. 공연을 마치고 관객분들이 앨범이나 공식 사이트가 있냐고 여쭤보시더라. 그래서 급하게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었다. 그게 시작이었다"고 기억을 떠올리며 웃었다.


[인터뷰]원초적음악집단 이드 "자유분방한 매력으로 '국악의 맛' 전해요"


한국민속 악기 중 가장 크고 앙칼진 소리를 내는 피리를 중심으로 생황과 태평소의 경쾌함을 더한다. 여기에 드럼과 기타, 키보드를 추가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악을 선보이는 것이 '이드'의 특징이다.


그룹으로 활동한 지 어느덧 5년째. 자신들이 생각하는 '이드'만의 매력을 묻자 오영빈은 "각기 다른 삶을 살아왔던 네 명이 모여있지 않나. 우리를 모아준 것은 음악뿐만이 아니라, 사람으로서도 끌린 것 같다. 공연 중에 서로가 소통하는 모습을 가식 없이 보여주고, 우리의 에너지를 전하는 모습은 관객에게도 편하게 다가갈 것이다. 형식적이지 않고 자유분방한 사람들이다. 공연을 보면 알 수 없는 매력에 빠져들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오는 5월 5일에는 서울 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에서 'Bon Voyage'(여행 잘 다녀오세요)라는 공연을 개최한다. 2집 앨범에 실릴 곡들을 처음으로 공개하는 무대로, 이드가 국내외 지역을 여행하며 겪은 감정들을 노래에 담아낸다.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을 떠나는 게 어려워진 지금, 여행에 대한 관객들의 갈증을 해소해줄 수 있는 무대로 기대된다.


오영빈은 "여행을 다니다 보니 그 나라의 정서와 전통 음악을 접하게 됐다. 그래서 그런 민속 음악을 토대로 새로운 음악을 만들었고, 'Bon Voyage'라는 테마에 맞게 관객분들이 여행지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싶다"고 전했다.


남기문은 '월산'이라는 곡을 언급하며 "'월산가'라는 민요에 아이리쉬 음악을 접목해봤다. '월산가' 가사 중 '놀러가세'라는 부분이 있는데, 요즘은 마음대로 놀지 못하지 않나. 마음껏 여행을 즐길 수 있었던 예전의 모습과 마음껏 여행을 떠나지 못하고, 여행을 그리워하는 요즘의 모습을 같이 담아내고자 노력했다"고 소개했다.


"여행을 다녀와서 느꼈던 경험을 보여주는 무대에요. 여행에서 무조건 신나는 마음만 드는 게 아니잖아요.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겠죠. 저희 공연을 보시고 여행을 다녀온 것처럼 다양한 감정을 지닌 채 집에 돌아가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준비 중입니다."(김경식)


[인터뷰]원초적음악집단 이드 "자유분방한 매력으로 '국악의 맛' 전해요"


한국전통음악의 어법을 기반으로 서양의 리듬을 결합해 색다른 음악을 선보이는 '이드'. 대중성과 전통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각오다. 남기문은 "어떻게 하면 대중성도 잡고 전통성도 훼손시키지 않는 선에서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그래서 여행을 하면서 느낀 경험을 음악으로 만들고, 여러 나라의 민속 음악과 우리 음악을 결합해 보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대중성과 전통성을 놓치지 않으려고 계속 노력 중"이라고 열정을 보였다.


최근 이날치 밴드의 '범 내려온다'가 국내는 물론 전 세계를 휩쓸면서 국악 장르를 향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다. 도경한은 "한 분야의 예술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야 발전도 있다고 생각한다. 대중이 국악을 관심 있게 바라봐주시는 것도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국악인들이 새로운 버전의 창작물을 보여줬을 때 국악이냐 아니냐를 가르는 것보다, 전통을 훼손시키지 않는 선에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부럽기도 해요.(웃음) 요즘 시대 관객들이 어떤 걸 원하는지 알게 됐어요. 저희도 그런 걸 모티브 삼아서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낼 수도 있는 거고요. 그런 관심이 계속 이어지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순환되지 않을까요?"(오영빈)


"대중의 귀가 관대해졌다고 느껴졌어요. 사실 이날치 밴드의 음악도 어렵게 느끼실 수 있거든요. 저희도 대중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데, 대중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일 수 있는 관대함을 지녔다는 걸 다시 한 번 알게 됐습니다."(김경식)


[인터뷰]원초적음악집단 이드 "자유분방한 매력으로 '국악의 맛' 전해요"


데뷔 이후 다양한 무대에 서며 쉴 새 없이 활동해왔지만, 지난 1년간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시간을 겪으며 많은 고민을 마주했다. 도경한은 "어떻게든 예술을 계속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았는데, 지난 1년간 '음악을 그만둬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회의감도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기문이 형은 수입이 없으니 아르바이트를 하더라. 보통 예술인들은 새로운 일을 해보면 이런 생활이 낫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불안정한 삶을 살다가 안정적인 삶을 살게 되는 거니까. 그런데 기문이 형은 그저 예술을 하기 위해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라고만 생각하더라. 그런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남기문은 "어떻게 보면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영웅은 난세에 난다는 말이 있지 않나. 문화예술계가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고 미소 지었다.


[인터뷰]원초적음악집단 이드 "자유분방한 매력으로 '국악의 맛' 전해요"


오영빈은 "지금 당장 어떻게 헤쳐나갈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만큼 자기 발전을 하면서, 내적으로 단단해지는 시간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이 상황이 끝나고 모아뒀던 걸 보여줄 수 있을 때를 위해 비축하고 있다"고 긍정적인 면모를 보였다.


'이드'는 '개인의 무의식 속에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본능적 에너지의 원천'이라는 뜻을 지녔다. 각자의 에너지의 원천을 묻자 도경한은 "스스로 발전하는 모습에 힘을 받는다. 내가 나아지는 모습을 봤을 때 힘이 된다. 그래서 타악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악기에도 도전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경식은 "관객들의 반응이다. 음악을 예전부터 전공했지만 공연에 대한 뿌듯함이 별로 없었는데, 처음 버스킹을 했을 때 바로바로 피드백을 받는 것에 큰 쾌감을 느꼈다"고 관객을 향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남기문은 "이드가 정신을 구성하는 요손데, 불쾌감을 피하고 쾌감을 추구하는 쾌감 원리다. 거기서 원천이 나온다. 음악 자체를 본능적으로 좋아한다는 것. 연주하는 것도 재밌고, 어떻게 하면 좋은 음악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연구도 하고. 단순히 제가 좋아서 음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그만큼 음악이 좋으니까 붙들고 있게 된다"고 진정성을 보였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만으로도 원동력이 돼요. 서로가 자신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서로를 위해 노력하고, 함께 성장해나가려고 하는 모습이 좋아요."(오영빈)


[인터뷰]원초적음악집단 이드 "자유분방한 매력으로 '국악의 맛' 전해요"


대학 시절부터 그룹 활동을 시작한 지금까지, 청춘의 가장 큰 부분을 함께 하고 있는 서로를 악기로 비유해달라는 질문을 건넸다. 네 사람은 "가장 힘든 질문"이라며 웃다가도 이내 애정 어린 이야기들을 꺼내놨다.


남기문은 오영빈을 '오션 드럼'으로 비유했다. 그는 "바다 소리가 나는 악기인데, 영빈 씨는 바다 소리처럼 음악으로 팀 전체를 아우르는 포스가 있다"고 이유를 전했다.


오영빈이 말하는 도경한은 '소리북'이다. 그는 "반주를 할 때 쓰이는 악기가 두 가지 있는데, 장구과 소리북이다. 소리북은 장구와 달리 억세고 원시적이다. 웬만한 기술과 힘으로는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파고들고 공부를 할수록 좋은 소리가 만들어진다.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그런 가능성을 경한씨에게 봤다"고 설명했다.


도경한은 김경식이 "대금, 피리 같은 관악기 같다"며 "국악에서 관악 파트는 다른 파트를 보조해주는 역할보다는 솔리스트의 성향이 강하다. 경식이 형을 보면 형만이 보여줄 수 있는 솔리스트의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원초적음악집단 이드 "자유분방한 매력으로 '국악의 맛' 전해요"


마지막으로 김경식은 남기문을 '목탁'이라고 비유해 웃음을 안겼다. 차분한 느낌이 닮았다는 것. 그는 "스님들이 마음 수련을 위해 목탁을 치지 않나. 기문이는 음악을 대할 때 수련하는 느낌이다. 음악을 대할 때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리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원초적음악집단 이드의 궁극적인 목표를 물었다. 남기문은 "유명해지는 것"이라고 간단명료하게 대답했다.


"유명해지면 제가 생각하는 다양한 목표를 실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국악이 많이 익숙해졌다고는 하지만 인식이 개선됐다고 할 만한 수준은 아니거든요. 악기 연주자에 대한 시선은 더더욱 그래요. 첼로나 바이올린은 알아도 해금, 아쟁은 모르는 분들이 많죠. 저희가 유명해지면 다양한 음악들을 보여줄 수 있다는 뜻이고, 그러면 국악의 인지도도 높아지고 국악을 지키려고 하는 사람도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되기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남기문)


사진=김태윤 기자



이솔희 기자 sh04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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