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현, 20년째 오후 6시에 만나는 목소리

최종수정2021.04.14 09:37 기사입력2021.04.14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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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폐지됐다가 2008년 재개
"나에겐 라디오가 남자친구, 남편 대신"
"20대, 30대, 40대를 같이 한 '러브게임'"

[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방송인 박소현이 '러브게임'의 DJ 자리에 앉은지 무려 20주년이 됐다. 그간 폐지를 맞은 적도 있었지만 위기를 극복하고 약 20년 간 청취자들의 저녁 시간을 책임졌다.


SBS 파워FM '박소현의 러브게임'은 20주년을 맞아 '라디오랑 결혼했어요' 특집 방송을 선보인다. 신랑은 라디오, 신부는 DJ인 박소현이다.


'박소현의 러브게임'은 1999년 처음 시작해 약 8년 간 청취자들과 만나다가 2007년에 봄 개편을 맞아 폐지됐었다. 당시 청취자들의 반발이 컸지만 재정비의 필요성을 느꼈다는 SBS 라디오국 측의 말과 함께 막을 내렸다. 그러나 2008년 10월 1년 6개월 만에 재개됐고,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


사진=싸이더스HQ

사진=싸이더스HQ


20주년을 맞은 소감에 대해 박소현은 "어릴 때 10년 정도는 꿈을 꿨던 것 같다. 오랫동안 라디오를 진행하신 DJ 선배님들을 보면서 '아 10년 정도 할 수 있으면 너무 좋겠다'라는 희망을 가지고 시작했지만 20년까지는 상상도 해보지 않아서 실감이 안 나는 것 같다. 벌써 20주년이라고 하니 아직까지는 크게 와닿지 않는다. 오늘 공개방송을 하면 조금 실감이 날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매일 방송되는 프로그램이다. 매번 생방송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데일리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컨디션 관리는 필수다. 박소현은 "감기도 안 걸리게 노력하고, 안 다치려고 노력한다. 목이 아플 때가 제일 힘들다. 말을 할 수 없는 상태이지만 말을 안 할 수 없으니까 그때가 제일 힘든 것 같다"고 밝혔다.


"따듯한 물을 많이 먹어요. 라디오 시간에 맞춰서 늘 3시~4시부터는 물을 많이 마셔요. 그리고 목을 많이 쓰는 일을 하지 않고요. 예를 들어 회식자리가 있어도 말을 많이 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보통 회식자리가 시끄러운 곳이다 보니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이야기를 많이 하다 보면 다음날 아무래도 목이 상하더라고요. 또 노래방은 가지 않고요. 하루 중에 라디오 하는 시간에 가장 말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평소에는 말을 많이 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10년이 넘게 진행된 '러브게임의 법칙'이라는 코너를 통해 놀라운 경험을 많이 하고 있다고. 박소현은 "청취자 분들의 러브스토리 사연이 온다. 헤어졌다는 사연들이 있는데 몇 년 후에 '그때 헤어졌다던 남자친구와 결혼해서 이렇게 아이 낳고 잘 살고 있어요'라고 사진 보내주시는 분들이 있다. 헤어진 애인이 방송을 직접 듣거나 지인이 방송을 듣고 이야기해줘서 다시 연락을 하게 된 계기로 다시 만나서 해피엔딩이 된 거다. 그런 분들 사연을 보면 너무 보람된다"고 이야기했다.


20주년 특집 '라디오랑 결혼했어요'를 앞두고 있다. 박소현은 "일이 이렇게까지 커질지 몰랐다. 청취자들의 연애, 결혼 사연들을 읽어드리면 '언니는 라디오가 있잖아요'라는 이야기들을 많이 해주셨는데, 정말 저한테는 라디오가 남자친구, 남편 대신이었던 것 같다. 10년 정도 사귀고 결혼한 느낌이랄까. 블랙데이에 결혼식을 콘셉트로 한 기념 방송을 하게 돼서 의미 있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사진=SBS 파워FM '박소현의 러브게임'

사진=SBS 파워FM '박소현의 러브게임'


결혼식의 MC는 개그우먼 이은지가 맡았으며 축가는 폴킴, 에일리, 노을이 부른다. 박소현은 "원래 제가 결혼하면 축가를 해달라고 미리 부탁해놓은 분들이다. 노을은 10년 전부터 잡아놨어요. 그들도 축가를 불러주기로 했지만 이런 결혼식에서 축가를 부를 거라곤 예상을 못 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축가 부탁해놓은 분들이 굉장히 많다 그래서 한 소절씩밖에 못 부르게 될 수도 있다. 정말 많은 분들께 부탁을 해놓긴 했지만... 정말 제 결혼식에서 축가 부르시는 날이 올까 싶다"며 웃음을 보였다.


박소현이 맡고 있는 장수 프로그램은 '러브게임' 뿐만이 아니다. SBS '세상에 이런 일이' 또한 1998년 시작돼 20년이 넘게 진행했다.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도 6년째 이어지고 있다. 그 비결에 대해 박소현은 "좋은 사람들 때문인 것 같다. 임성훈 선배님을 20대에 만난 것도 복이라고 생각한다. 라디오 스태프들도 정감 있고 의리 있고 따듯한 정서를 가지고 있어서 제가 정말 인복이 좋은 것 같다"며 "'비디오스타'도 마찬가지다. MC 4명의 합이 너무 좋다. 힘들거나 지칠 때도 있지만 합이 너무 좋아서 재미있고 즐겁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 다 가족 같은 사이다. 가족보다도 더 자주 만나는 사이이기 때문에 좋은 사람들과 자주 만날 수 있고 일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저한테는 너무 소중하다"며 애정을 표현했다.


20년은 태어난 아이가 성인이 될 수 있을 정도의 오랜 기간이다. 그만큼 박소현에게는 그 시간을 함께 해준 청취자들이 소중하다.


"저의 20대, 30대, 40대를 같이 해주시고 매일 소통해 주는 분들이 있다는 게 정말 감사해요. 정말 남자친구나 남편 대신 제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공감해 주시는 청취자 분들 덕분에 많은 위로와 힘을 받아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요즘엔 즐길 수 있는 매체가 다양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라디오를 듣고 응원해 주시는 말 한마디가 예전보다 더 반갑고 감사하거든요. 한걸음 한걸음 오랜 시간 동안 동행해 준 청취자 분들께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도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오래오래 라디오 들어주세요."



권수빈 기자 ppbn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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