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홍서준, 잘 된 드라마엔 이 배우 있다

최종수정2021.04.18 12:00 기사입력2021.04.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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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작 하고 있는 배우 홍서준
올해 선보인, 선보일 드라마만 네 편
"마흔 때 위기 왔지만 계속 연기하자 결심"

[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살펴보면 아주 많은 드라마 속에 홍서준이 존재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출연한 드라마만 몇 편 나열해 보자면 '검사내전', '이태원 클라쓰',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악의 꽃', '비밀의 숲2', '한 번 다녀왔습니다', '복수해라' 등이 있다. 소위 '잘 된' 드라마들도 상당하다. 홍서준은 "출연했던 작품들이 잘 되니까 농담으로 '내가 들어가야 잘 돼'라고 하는데, 그런 작품들에서 불러주셔서 너무 감사하죠"라고 말했다.


대중적으로 익숙한 배우다. 혹여 얼굴이 알려진 것에 비해 이름이 기억되지 않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을까. 그는 "내가 어렸다면 그런 부분이 서운했을 것 같지만 지금은 아이 둘의 아빠이고, 그저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답했다.


[인터뷰②]홍서준, 잘 된 드라마엔 이 배우 있다

"문득 문득 욕심이 날 때도 있습니다. 영화에서 잘 되는 친구들, 계속 좋은 역할을 하는 친구들 중에 같이 공연했던 친구도 있으니까. 부러워한 적도 있지만 지금은 '행복한 위치에 있구나' 깨닫게 됐습니다. 어쨌든 일은 끊이지 않았으니까. 돈을 많이 벌지는 않아도 일은 계속 했으면 좋겠습니다."


특이점은 검사, 경찰서장, 비서실장, 병원장 등 전문직 역할을 많이 했다는 점이다. 그는 "처음에 드라마를 할 때 변호사로 등장을 했다. 거기에서부터 이미지가 형성된 것 같아서 제복이나 정장을 입는 인물을 많이 한 것 같다"며 "만약 제복 같은 걸 입는 역할을 계속 할 수 있게 된다면 영화 '블랙 호크 다운'의 샘 셰퍼드(윌리엄 개리슨 역할) 같은 역할을 해보고 싶다. 얼굴 자체에서 장군과 아버지의 모습이 다 보여져서 놀랍다"고 이야기했다.


비슷한 연령대의 배우들이 주인공의 아버지, 누군가의 아버지에 한정된 역할을 맡는 경우가 많지만 홍서준은 다양한 직군의 인물들을 연기했다. 실제 나이를 알게 되면 놀랄 정도로 동안인 점도 한 몫 할 것 같다. 그는 "저도 그런 점이 의아하기는 하다. 제가 아이를 늦게 가져서일까. 마흔여덟에 첫 애가 나왔다. 철이 덜 든 걸 알아보시는 걸까"라며 미소지었다.


[인터뷰②]홍서준, 잘 된 드라마엔 이 배우 있다

연극을 하던 시절부터 30년이 넘게 배우로 살아왔다. 그 자신조차도 몇 편이나 작품을 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작품을 거쳐왔다. 경력이 긴 만큼 연기을 그만해야하나 생각한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홍서준은 마흔 살 때의 이야기를 꺼냈다. 스물 한 살에 연기를 시작한 그가 마흔이 되자 아버지는 "그만할 때 되지 않았니"라는 말을 건넸다. 홍서준은 "부모님 집에 얹혀 살았을 때였다. 친구들은 가정을 이뤘고, 나는 돈이 없어서 모임에도 못 나갔을 때다. 그때 그만둬야하나, 다른 걸 해야하나 고민을 깊게 했다"고 털어놨다.


"다른 일을 해서 가정에 보탬이 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을 했지만 이제 뒤로 돌아갈 수는 없겠다는 생각을 했죠. 만약 다른 일을 하게 되면 여태껏 제가 해온 것들이 제로가 되고 다시 시작해야 하니까. 다른 일을 하는 게 무서운게 아니라 이제는 승부 볼 때가 되지 않았나 싶었던 거죠. '뒤를 보지 말고 앞으로만 가자'라는 마음으로 아버지에게 믿어달라고 했습니다."


지금의 결과를 보면 포기하지 않고 계속한 건 옳은 선택이었다. 이렇게 캐스팅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건 어떤 역할을 맡겨도 안심할 수 있는 배우이기 때문일 것.


그는 50여 편쯤 될 듯한 출연작 속에서 배우 인생의 전환점이 된 드라마로 '검법남녀'와 '밥상 차리는 남자'를 꼽았다. "'검사내전'이라는 드라마를 보고 유보라 작가님이 저의 공연을 보러 와주셨고, 너무 좋았다면서 캐스팅을 해주셨다. 연기를 하면서 이 길이 맞는지 많은 고민을 한다. 그럴 때 작가님 같은 분이 나타나면 '내가 그래도 잘못된 길로 가지는 않았구나', '누군가는 나의 연기를 보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었구나' 생각이 들어 행복하다. 작가님이 픽을 한 건 처음이어서 되게 행복했다"고 말했다.


[인터뷰②]홍서준, 잘 된 드라마엔 이 배우 있다


"'검범남녀'는 1, 2회만 출연하기로 했다가 15~16회까지 나왔고, 그 다음 시즌까지 이어진 작품입니다. '내가 생각한대로 연기를 해내면 사람들도 좋아하는구나'라고 생각한 첫 작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부터 더 자신감을 가지고 했던 것 같아요. '밥상 차리는 남자'는 처음으로 고정 출연을 하게 되면서 현장 스태프들과 어떻게 교류해야 하는지 알게 된 작품입니다. 그때도 감독님께서 믿어주셔서 수줍지만 하나씩 하고자 하는 욕심을 내비쳤던 것 같습니다."


수많은 작품 속에서 수많은 선후배들과 연기한 그가 애정을 주는 후배는 누구일지 궁금하다. 홍서준은 "개인적으로 잘 풀려서 좋다 생각하는 친구는 배우 장승조"라며 "얼마 전 우연히 만났는데, 선배에게 어쩔 수 없이 차리는 예의가 아니라 저를 진짜로 선배로서 좋아해주는 느낌이 들었다. 연예인이라는 의식도 없이 다니는 걸 보면 정말 괜찮은 친구라는 생각이 들고 자주 보고 싶다"고 답했다.


계속 연기할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라는 홍서준은 맡은 배역 그 자체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는 "내가 진짜 거기에 사는 사람이 되고 싶고, 대사가 없고 정보를 주지 않아도 얼굴에 그 캐릭터가 드러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이번에 프란시스 맥도맨드가 연기하는 걸 봤는데 얼굴을 보면 딸을 잃은 엄마라는 걸 알겠더라. 그런 연기자가 되려하고, 그것이 최고의 지향점"이라고 전했다.


'빈센조' 이후에도 드라마 속에서 홍서준을 볼 수 있다. '라켓소년단', '너를 닮은 사람', '악마판사'에서 인사할 예정이다.


사진=김태윤 기자



권수빈 기자 ppbn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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