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정말 저 시켜주시는 건가요?" 되물었던 최대훈

최종수정2021.04.17 13:00 기사입력2021.04.1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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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괴물'에서 박정제役으로 인사한 최대훈
무대에서 TV로 "드라마 하게 될 줄 몰랐다"
"연이은 캐스팅, 그저 감사하고 행운 같다"

[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저 정말 정제 시켜주시는 거예요? 저예요. 잘못 보신 거 아니죠? 지금 말씀해주셔도 됩니다. 돌아가도 돼요."


배우 최대훈이 JTBC 드라마 '괴물' 캐스팅을 논하는 미팅 자리에서 한 말이다. 최대훈은 "'나 할 수 있는데. 저 역할 주시면 잘 할 수 있는데'라고 생각하는 배우들이 많은데 기회를 얻는 건 하늘의 별 따기다. 저는 그 행운을 얻은 것"이라며 '괴물' 출연을 이같은 말로 표현했다.


[인터뷰]"정말 저 시켜주시는 건가요?" 되물었던 최대훈

최대훈은 무대에 있었다. '아가씨와 건달들'의 작은 역할부터 '김종욱찾기', '환상동화', '극적인 하룻밤', '올모스트 메인', '여신님이 보고계셔', '거미여인의 키스', '보도지침', '베헤모스', '생쥐와 인간' 등 수많은 무대에 그가 있었다.


2007년쯤부터 드라마에 출연하기 시작했다. '얼렁뚱땅 흥신소'로 입문한 최대훈은 여러 편의 단막극에서 얼굴을 내비쳤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각시탈', '빅', '육룡이 나르샤', '의문의 일승', '무법 변호사', '흉부외과', '자백' 등의 유명 드라마에 참여했다. 지난해 그가 출연한 드라마만 해도 '사랑의 불시착' '악의 꽃',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세 편이나 된다.


올해 방영 작품인 '괴물'은 최대훈이 중요한 임무를 가지고 연기를 펼쳐보일 수 있는 기회가 된 드라마였다. '흉부외과'에서 최대훈의 연기를 인상 깊게 본 심나연 감독은 '괴물'의 박정제 역할로 캐스팅을 제안했다. 최대훈은 "정제의 기운을 느꼈을리가 만무할 정도로 정제와 전혀 다른 인물이었다. 어떻게 저한테 정제를 맡길 생각을 하셨는지 감사하기도 하고 의아스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만양 사람들을 먼저 살피고 박정제에게 다가갔다. 주변 인물들의 상황을 습득하고, 천천히 정제를 해부하기 시작했다고. 최대훈은 "나도 정제처럼 예전에는 말끝을 흐리기도 하고 발음도 부정확하고 맥이 빠지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그때의 나의 화술을 가져와서 썼다"며 "예전에는 나도 정제처럼 난관이나 벽에 부딪혔을 때 피했던 것 같다. 지금의 저는 인정을 하고, 다신 그러지 말자, 해결하자 한다. 정제보다는 덤덤하게 세상을 대하게 된 것 같은 부분이 다른 점 같다"고 이야기했다.


의도하지 않은 연기를 하기 위해 큰 줄기만 알고 '괴물'에 투입됐다. 결말을 못 들은 건 물론이고 심지어 강진묵(이규회 분)이 사망할 것이라는 사실도 모른 채였다. 그래서 박정제의 비밀을 숨기지 위해 더 신경 쓰거나 의식하지 않은 연기를 할 수 있었다.


[인터뷰]"정말 저 시켜주시는 건가요?" 되물었던 최대훈

공연을 하던 시절의 최대훈은 TV 드라마 연기는 잘생긴 사람들, 목소리가 좋은 사람들, 예쁜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장르라고 생각했다. 그는 "저조차도 제가 드라마를 하게 될 줄 몰랐다. 다양성과 희소성을 봐주는 환경이 된 것 같아 너무 좋다"며 기쁜 마음을 전했다.


그처럼 무대에서 경험을 쌓고 TV로 영역을 확장해 기량을 발휘하는 배우들이 많다. '괴물'에도 최대훈을 비롯해 김신록, 백석광, 손상규, 심완준 등이 있었다. 최대훈은 "아직 드러나지 않은 배우들이 많다. 제가 아는 보석 같은 배우들이 많은데 그렇게 새로운 배우들이 드러났으면 좋겠다. 많이 나타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너무 기분 좋은 일"이라며 동료애를 드러냈다.


드라마를 하게 될 것이라 생각도 못했다는 그이지만 1년에 두 세 작품씩은 들어갈 정도로 캐스팅이 잦은 편이다. 최대훈은 "연기에 임하는 자세, 소중하게 다루는 마음을 알아주시는 게 아닐까"라며 멋쩍은 답변을 건넸다.


"마냥 운이라고만 할 수도 없겠지만 그냥 감사하고 행운 같아요. 이게 언제 끝날지 참 두렵기도 해요. 최근에 그런 거잖아요? 그전에는 그렇지 못했거든요. 늘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당연하다고 생각 안 하고, 끝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 끝이 빨리 오지 않도록 더 인정 받고 열심히 노력하고 준비하겠습니다."


자신에게 맡겨진 역할들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연기했더니 작품마다 다른 인물로 봐주고 연기력에 대한 호평을 받기도 하는 등 좋은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사랑의 불시착'에서 윤세리의 큰오빠 윤세준과 '괴물'의 박정제는 너무나도 다른 인물이지만 최대훈은 각각에 맞는 그림을 완성했다. 그는 "정말 달라 보인다고 말씀해주시면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 공기와 기운을 바꿀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걔가 걔였어? 그게 너였어?'라는 말을 종종 듣는데 너무 감사하다"고 털어놨다.


[인터뷰]"정말 저 시켜주시는 건가요?" 되물었던 최대훈

발견된 그는 오는 5월 열리는 제57회 백상예술대상의 남우조연상 부문에 후보로 올라갔다. 최대훈은 "아직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괴물'을 한 것도 꿈만 같은데 조연상 후보로 노미네이트 됐다는 소식도 꿈만 같습니다. 우리 딸을 처음 안았을 때 믿기지가 않았는데, 지금 그런 비슷한 기분이에요. 쟁쟁한 분들이 많고 잘 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은데 어떻게 제가... 그 소식을 처음 전해준 회사 관계자 분에게 계속 '제가요? 제가요? 제가요?'라고 되물었어요. 지금도 안 믿깁니다. 너무 꿈만 같은 일이에요."


최대훈은 "(감독님께) 신세를 졌다. 은혜를 갚아야 되는 사람이 또 생겼다.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배우들이 많다. 그 안에서 기회를 얻는 건 행운 같은 일이다. 감독님과 작가님께 감사드린다"며 몇 번이나 감사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심나연 감독이 '흉부외과'를 보고 캐스팅을 한 것처럼 박정제는 최대훈이 또 다른 작품에 캐스팅 될만한 모티브가 되어줄 수 있는 인물이었다. 그만큼 역할이 중요했고, 최대훈은 중요한 배역을 맡길만한 배우라는 점을 증명한 시간이었다.


사진=에이스팩토리



권수빈 기자 ppbn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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