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만 계속 보면 재미없잖아?

최종수정2021.04.19 13:04 기사입력2021.04.19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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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 캐릭터 활용법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인물들
배우들 연기력으로 완성

[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드라마를 몇 명의 주인공만이 이끌어 갈 수는 없다. 모든 이야기가 타당하게 펼쳐지기 위해서는 유기적으로 얽혀있는 수많은 인물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시기 적절하게 등장하는 조연 캐릭터들은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흐름을 뒤바꾸기도 한다. 신스틸러라는 단어가 대중적으로 익숙해지면서 어떤 드라마에서든 신스틸러를 찾아내는 재미가 있기도 하다.


(시계 방향으로) 배우 김영웅, 권승우, 홍서준, 최덕문. 사진=tvN '빈센조' 캡처

(시계 방향으로) 배우 김영웅, 권승우, 홍서준, 최덕문. 사진=tvN '빈센조' 캡처


tvN '빈센조'는 캐릭터 활용을 아주 잘 하고 있는 드라마다. 박재범 작가의 전작 '열혈사제'에서도 경험했듯 등장인물 하나하나에 어떠한 역할을 부여하고 돋보일 수 있을만한 구간을 마련해준다. 금가프라자 사람들 중에서 세탁소사장 탁홍식(최덕문)은 위기의 순간 가위를 들고 적들을 무찔렀고, 이철욱(양경원 분)은 비니 속에 레슬링선수의 귀를 감추고 있었다. 사무장 남주성(윤병희 분)은 심각한 분위기 속에서 웃음을 던져줬으며 피아노학원의 서미리(김윤혜 분)은 보안 시스템을 설계한 해커였다. 이들 외에도 부가세 집착 경리, 성대모사 달인 변호사, '박새로이 짭' 행동대장 등 다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해 인물을 하나하나 뜯어보는 재미를 안겼다.


최근 종영한 JTBC '괴물'은 등장인물을 둘러놓고 의심의 시선을 옮겨가게 만드는 기술을 썼다. '어떤 순간에 누구나 괴물이 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상황에 따라 의문을 자아내는 인물들이 하나 둘 씩 늘어갔다. 8회에서 연쇄살인 범인이 밝혀졌지만 '괴물'은 또 존재했다. 만양 사람들 대부분이 범죄에 얽혀 있는 게 아닌지 의심을 받았다.


주인공에게만 시선이 몰려있지 않기에 더욱 살아숨쉬는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출연한 배우들 또한 이같이 느꼈다.


배우 권승우는 '빈센조'에서 채신스님을 연기하면서 스님이 내뱉는 "마구니야!"라는 대사, 삭발한 머리에 찍힌 용역깡패들의 발자국, 금괴를 향한 욕심을 은연중 드러내는 등의 장면으로 주목 받았다. 그는 "이런 역할, 이런 작가, 이런 감독님을 만난 게 행운"이라며 인물 하나하나를 살려주는 작품을 경험한 마음을 전했다.


(시계 방향으로) 배우 김신록, 최대훈, 최진호, 허성태. 사진=JTBC '괴물' 캡처

(시계 방향으로) 배우 김신록, 최대훈, 최진호, 허성태. 사진=JTBC '괴물' 캡처


'괴물'에서 강력계 팀장 오지화 역으로 출연한 김신록은 이러한 인물 활용에 대해 "오지화를 의심할 수 있나 의아했는데 TV를 보니 한 명 한 명 다 의심하게 되는 거다. 오지화가 이 사건의 직접 당사자가 아님에도 시청자들이 오지화마저 의심했다가 빗겨나가는 걸 통해 극이 풍성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반부 이후 괴물로 의심되는 인물 박정제를 연기했던 배우 최대훈은 "이건 진짜 행운이고 이런 작품을 만나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그는 "한 개의 선으로 사는 사람이 없지 않겠지만 두 개의 선, 세 개의 선, 네 개의 선 등 여러 선으로 사는 인물들이 잘 표현되고 복합적 느낌을 낼 수 있는 역할이었다. 연기자를 하면서 몇 번이나 만날 수 있을까"라는 말을 건넸다.


'빈센조'에서 이익을 좇아 바벨그룹에 협력하는 길종문 원장을 연기한 배우 홍서준은 캐릭터의 죽음으로 도중 하차했지만 법정 부부싸움 등에서 눈길을 모았다. 홍서준은 "짧지만 뭔가 보여줄 수 있는 부분들이 있었다. 극의 흐름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배우가 가진 존재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역할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권수빈 기자 ppbn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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