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나답고 싶다" 윤여정의 품격, 마지막까지 빛났다

최종수정2021.05.10 11:28 기사입력2021.05.1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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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 8일 귀국
항공점퍼 입고 금의환향
코로나19로 소감 생략
마지막까지 빛난 소신
2030세대도 열광

[뉴스컬처 이이슬 기자] 품격 있는 금의환향이다. 윤여정이 지난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제93회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한국인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들어 올린 그의 귀국길은 여느 때와 다를 바 없었다. 항공 점퍼를 툭 걸치고 청바지 차림으로 인사를 건네는 모습에서 품격이 느껴졌다. 오스카의 영광도 화려함 보다 실용적인 패션을 중시하는 그의 소신을 바꾸지는 못했다. 25세 배우보다 빛나고 눈부신 75세 배우 윤여정의 여정이 남다르게 다가온다.


윤여정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유니온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국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일정을 마친 후 약 12일 만에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돋보기]"나답고 싶다" 윤여정의 품격, 마지막까지 빛났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윤여정은 귀국에 앞서 소속사를 통해 "여우조연상 수상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고, 여전히 설레고 떨린다. 무엇보다 같이 기뻐해 주고 응원해준 많은 분으로부터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아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덕분에 수상의 기쁨이 배가 되고, 하루하루 정말 행복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 예방을 위해 공항에서 인사를 전할 수 없는 상황에 대비해 미리 소감을 밝힌 것이다.


욕심이 날 법도 하다. 최초 쾌거를 거둔 그에게 함께 호흡을 맞춘 동료 선후배 영화인 다수로부터 축하 연락이 쏟아졌고, 국내 언론에서는 연일 그의 행보와 성과를 주목하고 있다. 높아진 관심에 짐짓 들뜰 법도 하다. 오랜 공력을 지닌 배우라 하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윤여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수상 직후 기자회견에서는 "달라지는 건 없다. 영어를 못하기에 할리우드 진출은 욕심내지 않는다. 들어오는 작품도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높은 관심에 대한 부담감과 겸손함이 동시에 읽히는 말이었다.


오스카 포토월에서도 빛났다. 윤여정의 수상이 확실시되는 상황, 뜨거운 주목 속 포토월에 오르면서도 드레스 선택에 고심하지 않았고, 편안함을 우선시했다. 그 때문에 밀려드는 협찬에 250여 벌의 명품 드레스를 물렸다는 전언이다. 제 나이답게 비치고 싶다는 바람이 컸다.


"눈에 띄지 않아도 좋다. 큰 보석(big jewels)도 필요 없고, 화려한(crazy) 옷도 필요 없다. 난 나답고 싶다."(오스카 패션 담당자 앨빈 고에게 당부한 윤여정)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이는 함께 포토월에 선 한예리와 비교되며 더욱 주목받았다. 한예리는 2018년 루이비통 드레스를 입고 포토월에 올랐는데 중국 전통의상 차파오와 매우 유사해 논란을 빚었다. 최근 중국 동북공정 논란에 따른 반 중국 정서를 고려하지 못한 경솔한 과욕이었다는 지적이 이어진 것. 한예리는 윤여정 덕에 오스카 포토월에 오를 수 있었다. '미나리'의 배우 자격으로 공식 초청 받은 상황이 아니었고, 윤여정의 동반자로 운 좋게 참석할 수 있었다. 윤여정은 "좋은 견학이 됐을 것"이라며 후배 연기자 한예리를 지목해 함께 포토월에 오른 이유를 전하기도 했다.


오스카 트로피를 안은 직후, 윤여정은 개인 소유의 항공 점퍼를 걸쳤다. 이에 소탈하고 멋스럽다는 반응이 이어지며 화제가 됐다. 공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입국을 비공개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지만, 몰려드는 스포트라이트를 예상했을 터. 그는 묵묵히 '윤여정답게' 입국하며 기품 있게 오스카 여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윤여정은 2주간 자가격리에 돌입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이후 일정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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