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공승연 "데뷔 10년차, 떳떳한 배우가 되고 싶다"

최종수정2021.05.15 08:00 기사입력2021.05.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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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
배우 공승연 인터뷰
첫 스크린 주연
전주영화제 연기상
원동력은 가족

[뉴스컬처 이이슬 기자] 자신있게 내놓는 작품이라고 했다. 공승연은 배우가 된 지 10년 차에 접어들어서야 첫 영화 주연을 맡았다. 그러면서 배우라는 직업의 정의와 자격을 말했다. 자신이 진짜 배우가 될 자격이 있는지, 10년 차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사람인지 고민했다는 것이다. 영화계 벽은 높았다. 나름 부지런히 달려오며 크게 주목받기도 했지만 스크린에서 얼굴을 볼 순 없었다. 때론 부침도 겪었다. 진아는 그가 느낀 고민과 외로움의 집약체다. 작품을 통해 첫 연기상을 수상한 그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공승연은 13일 오전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감독 홍성은)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영화는 저마다 1인분의 외로움을 간직한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올해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에 진출해 2관왕에 올랐다.


[인터뷰]공승연 "데뷔 10년차, 떳떳한 배우가 되고 싶다"


단편영화 ‘굿 파더’(2018)로 주목받은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 홍성은 감독이 연출을 맡아 외로움에 맞선 2030 홀로족에게 공감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날 공승연은 “2019년 12월에 영화를 찍고 시간이 꽤 흘렀다. 영화가 왜 안 나오나 기다리다가 잊고 지낼 때 즈음 영화가 나왔다. 이렇게 주목받을 거라고 상상 못 했는데 칭찬을 많이 받고 있다”며 “행복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공승연은 아무하고도 엮이고 싶지 않은 홀로족 진아 역으로 분해 첫 영화 주연에 나섰다. 혼자 사는 평범한 직장인 진아가 주변 인물들과 엮이고, 예기치 않은 상황에 맞닥뜨린다. 진아의 일상의 루틴을 통해 집단보다는 개인의 행복, 편의주의 소비, 미니멀한 생활 방식,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의 모습을 비춘다.


그는 “감독님이 공승연이 연기하는 진아가 궁금하다고, 진아에 제가 찰떡이라고 하셨다.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말의 의미가 궁금했다. 대본을 본 후 이후 감독님과 만나는 자리에 질문을 쭉 적어갔다. 모든 질문에 답 해주셨다. 제 작품을 다 보셨다고 하더라. 콜센터 상담원 역할인데 목소리가 좋다고 하셨다. 평소 목소리가 낮고 좋지 않다고 느껴서 자신감이 없었는데 좋다고 해주셔서 자신감이 붙었다”고 떠올렸다.


공승연은 작품을 통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배우상을 받았다. 시상식에서 인사를 전하다 울컥하며 남다른 기쁨을 드러내기도 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연기상을 받았다. 첫인사를 전하며 왈칵 눈물이 났다. 첫 장편 영화 도전에 대한 응원과 격려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영화를 볼 때 부족한 면만 눈에 들어왔다. 객관적으로 연기를 보긴 힘들었다. 제가 연기를 잘했다기 보다 감독님께서 편집 등으로 잘 만들어주신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2012년 tvN 드라마 ‘아이 러브 이태리’로 데뷔하여 10년 차 배우가 된 공승연은 “요즘 제일 바쁘게 지내고 있다. 10년 차 배우라는 말에 걸맞은 배우인지 잘 모르겠다”며 “배우라는 직업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모두가 저를 ‘배우’라고 이야기해 줄 만큼 배우와 찰떡같이 어울리길 바란다. 작품을 찍고 영화 장르에 대한 욕심도 커졌다. 길게 끌어가는 영화가 처음이었지만 앞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영화에 계속 도전할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인터뷰]공승연 "데뷔 10년차, 떳떳한 배우가 되고 싶다"


공승연은 진아를 이해하기 위해 시나리오 속 배역의 일상을 그대로 살아보려고 큰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평소 혼밥(혼자 식사), 혼영(혼자 영화), 혼술(혼자 음주) 등에 아주 익숙하고 즐기는 편이기에 배역을 이해하기 어렵지는 않았다. 실제로 집을 좋아하는 집순이다. 집에서 정말 많은 일을 한다. 청소나 빨래를 좋아하는 편이라서 종일 청소를 하거나 반려동물을 돌보고 영화나 책을 본다. 쉬는 날에는 누워있기도 한다”고 말했다.


“진아의 행동에 관해 고민했다. 콜센터에서 어떻게 행동할지, 좁은 공간에서 뭘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했다. 연기하며 ‘이 연기가 맞나’, ‘이 표정이 맞나’ 계속 고민하며 찍었다. 일상 속 무표정을 유지하는 게 힘들었다. 사실 진아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 하는 인물이라고 봤다. 방식이 서툴고 관계가 두렵지만, 사람들과 같이 지내고 싶어 한다. 앞으로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캐릭터라고 봤다.”


공승연은 콜센터 상담원 역을 위해 온라인에서 영상을 찾아보거나 실제 상담원으로 근무한 둘째 동생에게 경험을 물으며 준비했다. “발음보다 발성이 좋아야 한다고 봤다. 연습을 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상담원 톤으로 이야기하거나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달고 살았다. 둘째 동생의 첫 직장이 콜센터였는데 퇴근 후 집에 와서 울기도 했다. 동생이 고생을 많이 했다며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더라. 진아는 에이스로 불리는데 어떤 인물인지 궁금했다. 정말 괜찮았을까. 무뎌지고 견뎌내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을까.”


직업적 애환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실제 콜센터 상담원들의 이야기를 듣던 중 상담 도중에 인신공격을 당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더라. 내내 잊히지 않았다. 진아는 그런 어려움에도 개의치 않고 익숙해지려고 노력한 게 아닌가. 나를 모르는 사람이 내게 하는 말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고 바라봤다.


[인터뷰]공승연 "데뷔 10년차, 떳떳한 배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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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경험담도 털어놨다. 공승연은 “얼굴도 모르고 아무런 관계없는 타인에게 할 말은 한다”며 “현재 이사한 상태지만, 얼마 전까지 옆집 남자가 집 앞에 쓰레기를 계속 버렸다. 음식물 쓰레기도 문 앞에 내놓고 치우지 않아서 화가 나는 마음에 문을 두드린 후 이야기했다. 공중도덕을 지키지 않는 사람한테 화가 난다. 하지만 공인이기에 최대한 웃으며 잘 대하려 한다”고 말했다.


공승연은 최근 감정의 큰 파문을 일으키게 한 사람이 있냐는 질문에 가족이라고 답했다. “가족 중 누가 아프면 힘들고 크게 영향을 받는 편이다. 최근에 동생(그룹 트와이스 멤버 정연)이 정신적으로 아팠을 때 힘들었다. 제 힘든 모습도 보여주기 힘들었다. 항상 든든하게 네 옆에 있겠다는 마음으로 지냈다. 가족을 위해 산다. 애착이 크다.”


10년 동안 이어올 수 있는 원동력 역시 가족을 꼽은 공승연은 “데뷔 후 가족이 크게 응원을 해줬지만 일이 잘 안 풀릴 때는 가족이 크게 걱정하더라. 이쯤 하면 됐다고 이야기해주는 모습을 보며 용기를 얻었다. 이미 시작한 거 꼭 보여주겠다는 마음이었다. 이제 어떻게 하면 배우로 의미 있게 살 수 있을지, 새로운 원동력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공승연은 “‘혼자 사는 사람들’은 소중한 영화다.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작품이다. 다시 시작한다는 느낌이 든다”며 “걱정도 많이 했는데 촬영 끝나고 보니 나름 잘 해냈다는 만족이 들어서 스스로 칭찬하고 싶다. 배우가 되고 싶었고 배우가 됐다. 앞으로의 목표와 꿈을 계속 찾고 있다. 배우와 잘 어울리는, 떳떳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바로엔터테인먼트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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