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성의 STAGE pick up]6. 무용 '시나위/다크니스 품바'

최종수정2021.05.19 09:00 기사입력2021.05.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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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가 김재덕·모던테이블의 '시나위'·'다크니스 품바'
폭발적 에너지 담긴 춤사위
'품바 타령' 현대적으로 재해석

'시나위/다크니스 품바'는 서사 구조를 배제하고 움직임 중심의 표현을 추구하는 안무가 김재덕을 중심으로 2006년 창단한 현대무용단 '모던테이블'의 작품으로, 김재덕은 작품을 통해 익히 알려진 바로 '노래하는 무용수'답게 직접 작, 편곡하고 춤추고 연주하며 그의 다재다능하고 전천후 팔방미인다운 면모를 여실히 증명했다.


열여섯의 나이에 무용을 시작한 김재덕은 발레, 한국무용, 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춤을 배우고 익혀 현대무용에 정착했다. 그동안 2장의 정규앨범과 20여 곡의 싱글을 발표한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하다. 자신이 안무하는 작품의 음악을 직접 작사, 작곡, 때로는 연주와 노래까지 하는 독특하고 유일한 창작자이기도 하다. 그동안 한국적인 소재의 특색있는 작품으로 해외에서 먼저 주목하며 해외 유수의 예술제나 무대에 초청되는 등 활발한 활동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작품 '시나위'는 2013년에 초연된 김재덕의 솔로 작품으로 텍스트를 읊조리는 지베리쉬(jiberish)와 즉흥 움직임과 통통 튀는 음악이 함께 어우러진 작품이다. 무속음악에 뿌리를 둔 즉흥 기악 합주곡 양식의 음악 '시나위'를 무용적 언어로 확장하며 작품에서 싱어 겸 연주자, 춤꾼으로 자유자재로 변신하며 김재덕 특유의 자유롭고 유머러스하며 때로 폭발적인 움직임과 다양한 공연 인접 장르를 크고 작게 접목하여 무속 시나위의 원형은 유지하되 새로운 공연 장르의 다소 생경한 융,복합으로 김재덕 특유의 독특한 무대 언어로 확장시켜 냈다.


'시나위' 공연 장면. 사진=LG아트센터

'시나위' 공연 장면. 사진=LG아트센터



2014년, 벨기에의 대표 무용 축제 중 하나인 디셈버 댄스(December Dance), 그리고 네덜란드 무용 전용 프로덕션 하우스인 코르조 프러덕션(Korzo Production)에 초청되어 유럽 관객들에게도 소개된 바 있다.


특별한 줄거리와 고정된 안무가 없이 염불을 외듯 의식적인 예를 치르는 듯하다가 판소리 사설 조의 아니리로 쉼 없이 고저의 변화 된 '지베리쉬'를 읊조으며 15분 동안 반복하며, 마치 살풀이하듯 액을 풀어내고 종달새가 지저귀듯 아기 염소를 잠재우듯 한 귓속말로 소곤대는 소리와 자유롭게 다양한 관절을 운용하는 움직임으로 관객과 직,간접적으로 소통하며 맺힌 한을 뱉고 풀며 새로운 형태의 무한 언어를 쏟아 낸다.


'다크니스 품바'는 2006년 초연 이후로 지금까지 30여 개 도시에서 공연했고, 2019년에는 한국 무용계에서 초유의 사건으로, 대학로 소극장 yes24 스테이지 2관에서 30회 장기공연을 펼쳤으며 이어서 청계천 CKL 스테이지에서 약 한 달 동안 두 팀으로 나눠 번갈아 공연하며 한국 무용계의 대중성을 향한 새로운 변화를 도모하는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거듭났다.


오래전부터 전해지고 연극으로도 소개된 바 있는 각설이 패의 전래 민요 같은 품바타령을 현대적인 음악과 힘 있는 안무적 구성으로 재해석을 통해 '얼 씨구씨구 들어간다'라는 품바의 주요 멜로디와 가사를 활용하되 현대적 리듬으로 편곡하여 반복하며 거기에 남성 무용수들의 역동적이고 다이나믹한 춤의 베틀과 같은 구성으로 다양하게 변환했으며, 세련된 검은 슈트를 입은 6명의 무용수, 1명의 소리꾼, 3명의 밴드, 그리고 노래와 하모니카 연주, 무용을 모두 겸하는 팔방미인 김재덕이 함께 공연했다. 특히 김재덕의 하모니카 연주는 느닷없음의 하모니로 새로운 에너지를 내뿜으며 작품은 절정에 도달했다.


'다크니스 품바' 공연 장면. 사진=LG아트센터

'다크니스 품바' 공연 장면. 사진=LG아트센터



라이브 밴드 음악과 춤이 어우러지며 무대와 객석을 두루 활용하는 공간 연출로, 2021 LG 아트센터 신한카드 아트컬렉션의 현대판 각설이로 돌아온 '다크니스 품바'는 고교 시절 당시, 강렬한 인상을 받은 가수 신해철의 '모노크롬' 앨범에서 영감을 받아 음악과 작품을 구상했다 한다.


가장 한국적인 콘텐츠를, 젊은 안무가의 독창적이고 새로운 공간 연출을 입혀 대중적 감성과 한국적 소재를 작품에 녹여 내며 새로운 에너지의 예술적 하모니로 거듭난 작품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작품은 2016년 영국 런던 더 플레이스(The Place) 무용 전문 공연장, 2017년 러시아 체홉 국제연극제, 2019년 동유럽 최대 야외축제인 헝가리 시겟(SZIGET) 페스티벌 등에 초청받아 공연되기도 했다.


전방위 예술가 김재덕의 작품들은 대중과의 소통에 집중한다. 작품에서 그저 동작의 나열이 아닌 공연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타포를 무대에서 관객과의 소통으로 발생하는 에너지의 기류를 포착해 그 기류에 화답하고 운용하듯, 주고받는 형태나 크기의 피드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이내 그 에너지의 기류를 낚아채, 박진감 넘치는 음악과 신박한 움직임의 구성으로 2배속으로 빠르게 무대와 객석의 질주를 서슴지 않다거나, 락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세련된 편곡의 판소리 사설조의 시김새를 적절히 활용하여 감성충만한 음악으로 폭발하는 가창과 연주로 거듭나게 해 작품을 보면서 어느새 콘서트에 온 듯, 저절로 동화되어 온몸을 들썩이며 리듬에 맞추어 시원한 감탄을 쏟아 내게 한다.


2012년 런던 올림픽 개막식을 주관했고 그동안 다양한 동,서양 춤의 융,복합을 시도하며 경계를 허문 세계적인 무용가 아크람 칸의 예술세계 못지않은 한국 김재덕 안무자의 예술세계를 조망하고, 더더욱 확장해 나갈, 앞으로의 그의 예술적 행보가 사뭇 궁금하다.


'눈에 보이는 음악, 귀에 들리는 무용'을 모토로 직관적인 움직임을 통해서 관객과 소통하는 김재덕 안무자와 무용단 모던테이블! 음유시인이자 노래하는 무용수, 연주하는 무용수, 마치 김재덕과 모던테이블의 무용 콘서트와 같은, 예측할 수 없는 창의적인 예술적 발상과 실험적인 작품으로 관객과 소통하고 미래 예술을 견인할 그의 또 다른 무대를 기대한다.



[유희성의 STAGE pick up]6. 무용 '시나위/다크니스 품바'


[유희성 공연 칼럼니스트 겸 공연 연출가]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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