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엔리코 감독 "'루카' 이탈리아에 부치는 러브레터"

[인터뷰]엔리코 감독 "'루카' 이탈리아에 부치는 러브레터"

최종수정2021.05.22 08:00 기사입력2021.05.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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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픽사 '루카'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 인터뷰
유년시절 경험 착안
자연에서 영감 얻어
이탈리아 향한 러브레터
상상력 원천은 공상·독서

[뉴스컬처 이이슬 기자] 동화 같은 몽환적인 감성으로 주목받은 단편 애니메이션 ‘라 루나’로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오른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이 디즈니 픽사와 손잡고 신작 ‘루카’를 선보인다. 데뷔작으로 단숨에 오스카에 입성한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그의 천재성을 마음껏 펼칠 전망이다. 애니메이션은 더는 아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성인 관객으로 시장은 확장됐고 2D에서 3D, 4D로 발전해왔다.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 저마다의 성격을 갖춘 영혼이 지구에 태어난다는 ‘소울’, 죽은 자들의 세상을 배경으로 하는 ‘코코’, 인간의 다섯 가지 감정을 의인화한 ‘인사이드 아웃’ 등을 만든 디즈니 픽사가 ‘루카’를 통해 시원한 이탈리아 해변으로 관객을 옮긴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이 자신의 유년 시절 단짝과 함께 했던 추억에서 영감을 받은 기발한 세계를 스크린에 펼친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21일 국내 취재진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영화 ‘루카’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영화는 아름다운 이탈리아 해변 마을에서 두 친구 루카와 알베르토가 바다 괴물이라는 정체를 숨기고, 아슬아슬한 모험과 함께 잊지 못할 최고의 여름을 보내는 감성충만 힐링 어드벤처로 오는 6월 국내 개봉한다.


[인터뷰]엔리코 감독 "'루카' 이탈리아에 부치는 러브레터"


이날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사실 조금 전 작업을 다 마쳤다”며 “4년 넘는 시간 동안 노력을 많이 했는데 선보이게 돼 설레고 기쁘다”고 인사를 전했다.


영화 속 바다 괴물 캐릭터는 이탈리아의 어부들 사이에서 전해지던 지역 전설 속 바다 생물체 이야기와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의 유년 시절의 상상에서 출발했다. 극 중 알베르토는 유년 시절 베스트 프렌드의 이름 그대로를 차용했다. 감독은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태어나고 자랐는데 12세에 베스트 프렌드를 만났다. 수줍음이 많고 내향적이었는데 그 친구는 외향적이고 장난꾸러기였다. 친구를 만나 성장했다”며 자전적 경험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안주하는 삶을 살았다면 그걸 깰 수 있도록 친구가 도와줬다. 성장하고 자아를 찾기까지 우정이 중요하다는 걸 친구를 통해 느꼈다. 친구와 나는 서로 달랐기에 오히려 나에 대해 더 잘 알게 됐다”고 떠올렸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루카’를 두고 이탈리아를 향한 사랑을 담은 러브레터라고 표현했다. “이탈리아 리비에라해는 찬란하고 특별하다. 절벽이 많이 솟아있고 아이들이 바다로 첨벙첨벙 뛰어든다. 그곳에서 보낸 어릴 적 경험을 영화에 그대로 녹였다. 음식, 음악, 아름다운 경관까지 이탈리아 모든 것에 대한 저의 러브레터라 볼 수 있다. 모든 것에 대한 찬사를 담은 작품이다. 1950년대와 1960년대 이탈리아 영화의 황금기, 네오리얼리즘에 큰 영향을 받았다.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꿈과 같은 몽환적 분위기에서 포착할 수 있는 순간들에 영감을 받았다.”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에서도 좋은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이탈리아에서 자랐지만 198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과 함께 자랐다. 특히 ‘미래소년 코난’을 즐겨봤다. ‘루카’에서 오마주를 했다. 코난이 친구 덕분에 힘을 받아 모험을 떠나고 장난치는 장면 등 여러 부분이 작품에 녹아있다”며 “하야오의 작품 속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지점을 가장 좋아한다. 그 눈을 통해 우리도 함께 경의에 찬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말했다.


유년시절 경험과 풍부한 상상을 바탕으로 바다 괴물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감독은 “제노바의 해안은 굉장히 가파르고, 바다에 산이 솟아있다. 해안의 마을들은 시간이 멈춘 듯하고, 그림 같이 아름답다. 어린 나는 항상 바다에서 작은 괴물들이 나오는 상상을 했다”고 밝혔다.


[인터뷰]엔리코 감독 "'루카' 이탈리아에 부치는 러브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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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변신 장면은 가장 공을 많이 들였다고 설명했다. “문어의 색뿐 아니라 텍스쳐도 바꾼다. 자연에 착안해서 변신 장면을 묘사했다. 물을 맞으면 원래 모습으로 변하고 떨쳐내면 인간으로 변신하는데 이는 재미있는 리스크다. 어떻게 다시 색이 바뀌는지, 자연에서 영감에 착안했지만 묘사에서는 약간 마법의 가루를 뿌렸다.(웃음)”


“회화에서 느껴지는 따스함을 표현하고 싶었다. 아이들의 장난기와 유쾌함도 따사로운 색감과 터치로 구현하고 싶었다. ‘라 루나’는 동화에 들어간 듯한 느낌이 강한데, 그 느낌을 ‘루카’에서도 가져오고 싶었다.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모든 것이 풍부하게 표현되길 바랐다. 사실적이기 보다 풍성한 표현을 지향했다. 단순화하면서도 스타일을 살리고 싶었다. 비유하자면 소설보다는 시를 쓰고 싶었다. 2D 일러스트레이션 속 서정성을 3D로 그대로 옮겨왔다고 봐달라.”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개인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다양성과 포용이라는 주제에 녹여 캐릭터에 활용했다. “어딜 가든 항상 아웃사이더처럼 느껴진다는 것도 어린 시절의 한 단면이다. 나와 친구는 밖에 나가면 항상 우리가 못난 것처럼 느꼈다. 바다 괴물이라는 설정이 ‘남과 다르다는 것’을 잘 나타내주는 상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루카는 바다 밖 세상이 궁금하지만 두렵기도 한 호기심 많은 소년이다. 자칭 인간세상 전문가 알베르토와 함께 바다 밖 세상의 신나는 모험을 감행하지만, 물만 닿으면 바다 괴물로 변신하는 비밀 때문에 매 순간 위기를 맞이한다. 왜 바다괴물을 주인공으로 설정했을까.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바다괴물이지만 어린아이인 이 캐릭터가 흥미로울 것 같았다. 어디에 섞이지 못하고 못났다고 느끼기도 하는데 저는 친구와 잘 맞아서 둘이 친했지만 둘 다 사실은 아웃사이더였고 그렇게 느꼈다. 그런데 꼭 지켜야 하는 비밀을 가진 바다괴물이라는 설정이 10대 초반 아이들이 느끼는 감정과 경험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닐까 바라봤다”고 전했다.


[인터뷰]엔리코 감독 "'루카' 이탈리아에 부치는 러브레터"


‘라 루나’에 이어 ‘루카’ 까지 풍부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상상력의 원천을 묻자 감독은 공상과 독서를 꼽았다. 그는 “영감을 주는 작가로는 ‘어린왕자’ 생텍쥐페리”라며 “단편을 읽으며 소스로 활용하기도 한다”고 답했다.


한국영화를 향한 애정도 보였다. 감독은 “박찬욱,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챙겨봤고 굉장한 애정을 품고 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따로 또 같이 작업하며 만들었다. 힘들고 어두운 시간을 지날 때 ‘루카’ 작업은 빛이었다. 그 빛을 관객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어 즐겁다. 절벽에서 푸르고 찬란한 바다로 뛰어드는 경험을 하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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