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파이프라인' 이수혁 "영화를 사랑한다"

최종수정2021.05.27 16:56 기사입력2021.05.27 16:46

글꼴설정

이수혁 인터뷰
'파이프라인' 건우役
배우로 11년 소회
영화 애정 남달라
다양한 배역 맡고파

[뉴스컬처 이이슬 기자] 이수혁을 처음 봤을 때가 생각난다. 충격적일 만큼 매력적인 모델. 어디선가 혜성처럼 나타나 런웨이를 휘젓던 그에게서 선뜻 시선을 거두기 힘들었다. 2006년 정욱준 Lone Costume 패션쇼로 화려하게 데뷔한 그는 2010년 배우로 활동반경을 넓혔다. 색안경도 잠시, 현대극, 판타지 사극 등 다채로운 장르를 오가며 다양한 인물이 된 그는 ‘배우’ 두 글자 외에 다른 수식어를 떠올릴 수 없을 만큼 놀라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현재 마주하고 있는 그가 15년 전 그와 같은 사람인가 싶을 만큼 겹겹이 쌓인 성장의 나이테가 눈동자에 비친다. 이제 그를 배우가 아닌 다른 수식어로 바라보는 이는 없다.


이수혁은 25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파이프라인’(감독 유하)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영화는 대한민국 땅 아래 숨겨진 수천억의 ‘기름’을 훔쳐 인생 역전을 꿈꾸는 여섯 명의 도유꾼, 그들이 펼치는 막장 팀플레이를 그린다. ‘말죽거리 잔혹사’, ‘강남 1970’ 등을 연출한 유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인터뷰]'파이프라인' 이수혁 "영화를 사랑한다"


이날 인터뷰를 시작하며 이수혁은 “영화를 좋아하고 사랑한다. 어린시절부터 영화에 나오는 게 꿈이었다. 좋은 감독, 배우들과 함께 설레는 마음으로 홍보 스케줄에 임하고 있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수혁은 극 중 대한민국 굴지의 정유 회사 후계자 건우로 분한다. 그는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도 서슴지 않는다. 수천억의 기름을 빼돌리기 위해 어마어마한 규모의 도유 작전을 계획한 그는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 전국의 도유꾼들을 불러 모은다.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2011)에서 호위무사 윤평으로 분해 뛰어난 무공 실력을 드러내며 주목받은 그는 ‘일리 있는 사랑’, ‘고교처세왕’, ‘밤을 걷는 선비’, ‘운빨로맨스’, ‘본 어게인’ 등에서 다양한 인물로 변신했다. 그런 그가 유하 감독의 손잡고 냉철하고 자비 없는 건우로 분해 강렬하고 매력적인 빌런으로 활약한다.


이수혁은 “예전에는 작품 제안을 받으면 내가 잘 할 수 있는 캐릭터인지를 먼저 봤는데 최근에는 감독님과 작가님 등 제작진이 선택 기준이 되는 거 같다”며 “물론 아직 제가 고른다기 보다 선택받는 입장이긴 하지만 악함이나 선함을 떠나 좋은 역할인지 아닌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하 감독과는 어떻게 함께하게 됐을까. 그는 “감독님께서 드라마에서 보여준 차갑고 멋진 이미지가 아닌 다른 이미지를 영화에서 보여주고 싶다고 말하셨다. 감사했고 현장에서도 최대한 대화를 나누며 촬영했다. 촬영 과정에서 디렉션이 정확한 편이었다”고 떠올렸다.


“유하 감독님의 새로운 영화가 탄생한 거 같다. 촬영에 앞서 ‘결이 다른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하셨다. 그러기 위해 도유꾼 멤버들과 건우의 호흡이 잘 살아야 한다고 주문하셨는데, 완성된 영화에 잘 표현됐다고 봤다. 만족한다.”


이수혁은 소시오패스(반사회적인 인격 장애)가 있는 건우에 관해 “빈틈이 있고 악하기지만 현실에 있을 법한 배역”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간중간 웃기는 포인트도 있다”고 차별점을 꼽았다.


[인터뷰]'파이프라인' 이수혁 "영화를 사랑한다"


서인국과 이수혁은 2014년 드라마 '고교처세왕'에서 첫 호흡을 맞춘 데 이어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로 재회했다. 세 번째 작품인 '파이프라인'에서는 천공 기술자와 대기업 후계자로 팽팽하게 대립한다. 건우는 오로지 돈을 쟁취하는 것에 혈안이 된 그는 핀돌이를 주축으로 작전에 합류한 다섯 도유꾼들과 대척점에 서서 이들을 한계까지 몰아붙이며 리더인 핀돌이(서인국 분)와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이수혁은 서인국을 향한 남다른 신뢰감을 드러내며 처음 마음을 연 순간을 떠올렸다.


“‘고교처세왕’에서 대적하는 역할로 만났었는데, 당시에는 주연 역할을 처음 맡았고 서인국도 연기 경험이 그리 많지 않았을 때였다. 연기 스타일도 다르고 지향하는 지점도 다르다. 오히려 서로 조언을 해주고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을 좋게 봐주는 계기가 되더라. 영화나 작품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누게 됐다. 현장에서 에너지 소모가 많을텐데 서인국이 화내는 모습을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짜증을 낸 적도 없다. 현장에 서인국이 있다는 자체로 힘이 나고 즐겁다.”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한 지 11년. 이수혁은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며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배우라는 꿈을 훨씬 오래 전에 꿨고, 가진 것에 비해 모델로 훨씬 많은 사랑을 받았다. 모델 이미지를 깨기 위해 여전히 노력하고 있다.


그러면서 은근슬쩍 욕심도 드러낸다. “자연스러운 모습을 계속 보여드리고 싶다. 비현실적인 모습보다는 현실에 발붙인 배역을 통해 친근한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다. 작품을 통해서라면 망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없다. 기존에 연기한 배역도 최근에 다시 봤는데, 지금 더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하더라.”


차갑고 세련된 이미지가 강한 탓에 이수혁은 단정하고 멋진 역할을 주로 맡아왔다. 평소 모습은 어떨까. "마치 도시에서 아메리카노(커피)만 마실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그는 "아메리카노도 마시지만 요즘 티(차)를 마시는 것에 꽂혀있다"며 웃었다.


"평소 저는 장난치고 까부는 걸 좋아하는 성격인데 아무래도 카메라 앞에서 맡은 역할들이 워낙 차가워서가 아닐까. 유쾌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좋아하는 또래 남성일 뿐이다. 지금 영화 메인 캐릭터로 이렇게 인터뷰를 하고 있으니 너무나 떨려서 말도 제대로 못 하고 있다. 그래서 그렇게 보시는 거 같다.(웃음) 저랑 있으면 기분이 좋길 바란다. 요즘 티 마시는 것에 꽂혀있다. 멋있는 척 하는 건가? 하하. 아침에 눈을 떠서 따뜻한 차를 마시면 몸에 좋다더라. 주변에 추천을 하고 있다. 아메리카노만 마시는 건 아니다."


[인터뷰]'파이프라인' 이수혁 "영화를 사랑한다"

[인터뷰]'파이프라인' 이수혁 "영화를 사랑한다"


이수혁은 영화를 향한 각별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어렸을 때 일요일마다 일찍 일어나서 영화를 꼭 봤다. 그런 작품에 나오고 싶다고 막연히 꿈꿨다. 언제부터 배우를 꿈꿨는지 기억나지 않을 만큼 오래 전부터”라고 말했다.


“비중이나 캐릭터에 상관없이 좋은 영화에 참여하고 싶다. 좋은 작품의 한 부분이고 싶다. ‘아이 엠 디비’ 사이트를 애용하는데 순위에 오르는 작품은 거의 다 본다. 정말 많은 영화를 봤다. 작은 목표가 있다면 제가 출연한 작품이 주요 순위에 오르는 것이다.”


영화 예찬은 계속됐다. 이수혁은 “집에서 제가 하는 일은 영화, 다큐멘터리, 드라마 등을 보는 일이다. 하는 일이 없다. 취미이자 특기가 영화 등 잘 만들어진 영상을 보는 것이다. 영상에 나오고 싶고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히 했다. 영화는 장르를 안 가리고 보려고 한다. 영감을 많이 얻는다. 장르마다 매력이 다르지만 영화의 매력이 분명히 있다. 1순위로 꼽는 인생 영화는 ‘파이트클럽’(1999)이다. 브래드 피트 같은 격투기 선수 역할을 꿈꾸기도 하고, ‘더 킹: 헨리 5세’(2019)도 재미있게 봤다. 티모시 샬라메를 좋아하는데 그의 연기가 새로웠다”고 말했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뉴스컬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0
좋은번호가 좋은 기운을 나만의 골드넘버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