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스테이지]사람의 힘을 믿는 연출가, 변영후

최종수정2021.05.28 08:39 기사입력2021.05.28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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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감염병이 휩쓸고 간 공연계. 달라진 풍경 위에서도 희망의 내일을 꿈꾸는 이들을 서정준 문화전문기자가 비대면으로 만나봅니다.

변영후 연출 프로필 사진. 사진=본인제공

변영후 연출 프로필 사진. 사진=본인제공


[뉴스컬처 서정준 문화전문기자] 창작집단 몽상공장의 변영후 연출은 '무대에 서는 게 재밌다'면서 연기도 직접 하는 재치있는 연출가지만, 한편으론 자기 이름을 내세우기보단 페스티벌을 기획해 멋진 공연'들'을 완성 시키는 데 매진하는 인물이다.


2010 현대극페스티벌 참여작인 '엘르'를 통해 연출가로 데뷔한 지 10년. 그는 오늘도 여전히 배우들과 소통하며, 연습하고, 극을 올리고 있다.


우선 변영후 연출에게 근황을 묻자 "'기획 2팀'이란 작품을 올린다. 요즘 무거운 작업이 많았는데 리프레쉬(refresh)가 된다."며 여느 연극인들과 마찬가지로 다가올 공연 소식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기획 2팀'은 2014년 근로자문학제 희곡상을 수상한 이지영 작가의 작품이다. 우리 사회의 축소판 같은 인간군상을 경쾌한 분위기로 그리는 공연으로 오랜 시간 올릴 타이밍을 보다가 이번에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사람이 모여 함께 시간을 보내는 '축제'를 만들기 좋아하는 그에게 코로나19란 쉽지 않은 장애물로 여겨졌다.


"놀면 뭐하겠어요. 연극이란 게 사람과 사람을 만나는 예술, 같은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는 예술이잖아요. 코로나19로 만나기 힘들고 모이기 어려워졌지만 그래도 연극으로 사람 사이의 소통을 시도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죠. 이왕이면 각자 다른 생각과 꿈을 축제라는 울타리 속에서 교류하고 움직여가다보면 정말 인간적이고 연극정신과 맞닿은 게 아닐까 싶어요."


2017 SSACC 브리핑 '여기있다' 공연사진. 사진제공=변영후

2017 SSACC 브리핑 '여기있다' 공연사진. 사진제공=변영후



제 한 몸 추스리기도 어려운 2020년. 그는 지치지 않고 더 움직였다. 10분이 지나면 불을 꺼버리는 '진짜 10분' 연극제로 유명해진 '프로젝트10minutes'를 운영하는 상황에서 낭독극 페스티벌인 '날이면 날마다 낭독해' 시리즈를 새롭게 기획했고, 이번 공연 역시 극단 가교, 창작집단 이랑과 함께 '끌올 연극전'이란 이름으로 올린다.


"코로나 블루라고 하잖아요. 심리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사람을 만나는데 거부감이 들고, 걱정이 생겼죠. 이게 단기간에 끝날까? 패배의식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걸까 싶었어요. 차라리 막연히 기다리기보단 조금더 조심하면서 뭔가 더 해보자고 생각했어요. 방역을 철저히 지키면서 더 모아보고 더 부딪혀봤죠."


변 연출에게 2020년이 어떤 해였는가 묻자 '흘러가는 한 해'라는 답변이 나왔다.


"흘러가는 한 해죠. 터닝포인트는 있었다고 생각해요. 구체적인 건 모르겠지만 뭔가 변화해보고 싶은 생각은 들어요. 코로나19는 물론 힘들지만 평소보다 대미지가 좀 더 들어왔다 싶은 거고, 완전히 뭔가를 바꾸진 않은 것 같아요. 당시엔 정말 힘들게 느껴지지만, 그런 일들이 바늘처럼 솟아난다기보단 파도처럼 밀려드는 거죠. 지나고보면 '그랬구나' 싶어요."

연극 '달수랑 정직이랑 바다아이' 공연사진. 사진제공=변영후

연극 '달수랑 정직이랑 바다아이' 공연사진. 사진제공=변영후


그에게 하반기 일정을 묻자 '프로젝트10minutes'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먼저 나왔다. 4회를 맞이하는 '프로젝트10minutes'은 어느새 대학로를 대표하는 페스티벌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변영후 연출 역시 자기 작품을 올리는 것을 멈추고 페스티벌 기획으로만 참여할 정도다. '공모 없이 함께하는 페스티벌'을 지향하는 그지만 올해는 23팀이 신청해 부득이하게 14팀을 선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앞으로도 페스티벌을 잘 운영해 10회 이후에는 참여팀들의 연대로 함께하는 축제가 되길 바란다는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람간의 만남이 아닐까 싶었다. 공연도 사회도, 사람이 만나지 못하면 만들어질 수 없지 않은가.


"연극하는 단체도 많고 공연도 많죠. 그런데 우리가 연대의식이 있는가 싶어요. 연극이 더 커지려면 우리가 더 커져야죠. 그런 생각뿐이에요."



서정준 객원기자 newsculture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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