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파이프라인' 음문석 "코미디? 할 게 많아서 고민이죠"

[인터뷰]'파이프라인' 음문석 "코미디? 할 게 많아서 고민이죠"

최종수정2021.05.28 15:32 기사입력2021.05.2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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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음문석 인터뷰
영화 '파이프라인' 접새役
가수 SIC→신인연기상
코미디·주성치 좋아해
한강서 많이 울기도
에너지 원천은 가족

[뉴스컬처 이이슬 기자] 2005년 헤어진 여자친구의 선물을 결제한 카드값 할부가 아직 10개월 남아있다며 웃프게 노래하던 가수 SIC이 배우가 됐다. 드라마 '열혈사제'에서 충직한 부하이자 사고뭉치 장룡으로 분해 이름 석 자를 알렸고, 이를 통해 데뷔 14년 만에 SBS에서 신인연기상을 받았다. 안방에서 활약하던 그는 스크린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그는 "영화로도 신인상을 받는 게 목표"라며 당찬 각오도 전했다. 코믹한 연기 호흡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그의 장기는 유하 감독 신작 '파이프라인'에서도 빛을 낸다. 극 중 용접 실력을 지닌 접새로 분해 임기응변과 처세술로 교묘히 위기를 극복하는 트러블 메이커로 활약하며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낸다.


음문석은 최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영화 '파이프라인'(감독 유하)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영화는 대한민국 땅 아래 숨겨진 수천억의 기름을 훔쳐 인생 역전을 꿈꾸는 여섯 명의 도유꾼, 그들이 펼치는 막장 팀플레이를 그린 범죄 오락극. '말죽거리 잔혹사'(2004), '비열한 거리'(2006), '강남 1970'(2015)을 연출한 유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인터뷰]'파이프라인' 음문석 "코미디? 할 게 많아서 고민이죠"


드라마 ‘본대로 말해라’, ‘편의점 샛별이’, ‘안녕? 나야!’ 등에서 익살스러운 연기로 부지런히 활약해온 음문석이 ‘파이프라인’에서 코믹하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접새로 관객과 만난다. 그는 한시도 쉬지 않는 입으로 말썽을 일으키는 트러블 메이커지만 조선소에서 몸으로 부딪치며 용접 기술을 습득한다. 핀돌이 행세를 하며 쏠쏠히 돈을 챙기다 뜨거운 맛을 본 그는 도유 작전에 가담하면서 의도치 않게 핀돌이와 한 팀이 되고, 사사건건 부딪치는 트러블메이커. 뛰어난 임기응변과 처세술로 위기의 순간마다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그는 오로지 자신만의 이익을 좇는 개인주의적인 행동으로 팀원들을 위험에 빠트린다.


코미디 연기는 '호흡'이다. 기가 막힌 타이밍에 대사와 상황의 맛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노련함도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타고 나야한다고 배우들은 입을 모은다. 음문석은 타고난 재능으로 한국의 주성치가 되기 위해 오늘도 달린다.



=평소 범죄오락영화를 즐기나. ‘파이프라인’ 시나리오를 받고 감독님에게 바로 출연하겠다고 말했다던데, 어떤 점에 끌렸나.

케이퍼 무비를 좋아한다. 시나리오를 받고 감독님이 나를 찾아주셨다는 사실에 행복했다. 잘해야겠다는 마음이었다. 대본을 보고 난 후 ‘이거 진짜 재미있겠는데’ ‘한 번 해보고 싶다’ ‘잘 찍어보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유하 감독님께서 '열혈사제'를 보고 캐스팅하셨다고 하는데, 대본을 받고 어떤 점에서 접새 배역을 잘 할 수 있겠다고 마음 먹었나.

처음 대본을 읽고 접새가 힘든 역할이라고 느꼈다. 단순히 봤을 땐 가벼운 친구지만 감정선이 많아서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까딱 잘못하면 영화에 피해를 줄 수도 있겠구나, 잘 고민해 만들어야 중간 역할을 할 수 있겠다고 느꼈다. 재미있고 중요한 역할이라 설레기도 했다. 행복한 스트레스를 받은 작업이었다.



=느낀 바가 영화에 잘 표현됐다고 생각하시는지, 완성된 작품에 만족하나.

감독님께 앞으로 열 작품도 더 할 수 있다고 말할 만큼 기분 좋고, 만족한다. 감독님이 디테일을 잘 잡아주셔서 삐딱하게 행동할 때마다 바른길로 인도해주셨다. 언론 시사회 평은 제가 잘 안 찾아보는 스타일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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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시사회 평을 찾아보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대중의 리뷰를 안 찾아보신다는 말인가.

어릴 때부터 활동하며 댓글이나 작은 말에도 상처받았다. 그렇다 보니 안 보는 경향이 있다. 지금처럼 밝게 파이팅하려면 그런 거에 연연하지 말고 제가 느낀 그대로 하자고 한다. 일일이 찾아보지 않는 스타일이다.



=접새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걸 준비했나.

경상도 사투리를 써본 적이 없었는데 촬영까지 3개월밖에 연습할 시간이 없었다. 사투리 억양뿐 아니라 감정까지 고민했다. 깊이가 없지 않으면 너무 머쓱하게 들릴 것 같아서 지역 정서를 이해하려 노력했다. 김준한, 김현민 등 경상도 사투리를 하는 배우들한테 도움을 많이 받고 지역 정서 훈련을 했다.



=영화 속 에필로그 촬영을 직접 연출하신 것 같다. 어떻게 찍게 됐나.

촬영 도중, 한 시간 반 두시간 정도 쉬는 시간이 있었다. 배유람이 즐거운 현장을 배우들이 찍어보자고 아이디어를 줬다. 우리끼리 두 시간 정도 찍었다. 현장의 유쾌한 분위기가 재미있게 잘 담겼다. 영상을 감독님께서 보시고 영화 크레딧 올라갈 때 쓰면 어떻겠냐고 제안해주셨다.



=불과 6년 전까지만 해도 베베몬, 몬스터즈로 활동하며 분투했는데,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없었나.

힘든 순간이 많았다. 주변 사람들이 저를 항상 웃고 즐거운 친구로 기억해주지만, 당시에는 한강에 가서 많이 울었다. 하늘을 많이 보고 다음 날 일어나서 정신없이 계속 움직였다. 매일 바쁘게 움직이며 흔적을 많이 남겼다. 그러면서 버텼던 거 같다.



=코믹한 이미지로 사랑을 받고 있지만, 혹시 그 이미지가 굳어질까 부담도 되나.

걱정하진 않는다. 코미디도 할 게 많아서 고민이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걸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음문석 하면 밝고 즐겁고 기대된다는 말을 듣고 싶다.


[인터뷰]'파이프라인' 음문석 "코미디? 할 게 많아서 고민이죠"


=자신에게 영향을 준 코미디 작품이나 영화가 있나.

주성치를 좋아한다. 영화 ‘소림축구’를 통해 큰 영향을 받고 연기를 본격적으로 해보자고 마음먹게 됐다.



=서인국, 이수혁과 함께하며 어땠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

즐겁게 웃으며 촬영한 현장이었다. 태항호가 제 아래 있었는데 격하게 움직여서 저도 모르게 방귀를 뀌었다. 다 함께 깔깔 웃어서 NG가 났는데 잠시 쉬어갈 정도로 많이 웃었다. 서인국을 보며 집중력을 배웠다. 어떤 상황에도 흐트러지지 않더라. 이수혁은 가지고 있는 느낌, 눈빛을 배웠다. 보고 혼자 따라해보기도 했다.



=SBS ‘티키타카’로 고정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고 계시는데 새롭게 발견한 매력이 있나.

MC 탁재훈을 비롯해 다들 천재들이구나 느꼈다. 순발력을 많이 배웠고 연기에 가져오면 더 성장한 배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밝고 높은 텐션, 에너지의 원천은 무엇인가.

가족이다. 포기하고 싶을 때 가족 생각하면 힘이 난다. 에너지가 0%였다가도 어머니, 아버지, 누나를 생각하면 100%로 충전된다. 목소리 듣고 힘을 낸다. 예전에 제가 힘들까 봐 고생하는 사정을 이야기 안 하셨다. 집안에 무슨 일이 생겨도 저한테 말을 안 하시고. 가족의 존재가 주는 힘이 크다.



=일정이 없는 날엔 뭐하며 보내나.

황치열을 주인공으로 개발 중인 영화 시나리오가 있다. 음악 관련 단편영화를 만들고 싶어서 제안했고 흔쾌히 승락해줘서 개발 중이다. 작품을 준비할 때 함께 리딩해주는 친구가 치열이다. 같이 리딩을 하는데 연기를 잘하더라. 같이 하자고 이야기하다가 본격적으로 개발 중이다.


[인터뷰]'파이프라인' 음문석 "코미디? 할 게 많아서 고민이죠"


=결혼은 안 하나.

생각이 없다. 이러다 누군가 확 들어오면 갑자기 결혼할 수도 있다. 결혼보다는 지금 하는 일에 충실하고 가족을 챙기고 싶다.



=2005년 가수 SIC으로 데뷔해서 2019년 드라마로 신인상을 받는데, 영화로는 어떤 목표가 있나.

영화로 신인상을 받아보고 싶다. 평생 한 번 받을 수 있는 상이니까. 요즘 유럽 영화를 많이 본다. 처음 보는 캐릭터가 많다 보니 온전히 그 캐릭터로 보이는 모습이 좋더라. 새로운 작품, 단편 등을 많이 찾아보고 있다. 유하 감독님과 작품을 하면서 ‘아직 멀었다’고 느꼈다. 더 밀도 있고 의식을 가지고 접근하고 싶다. 열심히 천천히 오래 공부하며 순발력, 재능뿐 아니라 내면을 더 채워야겠다고 느꼈다. 좋은 고민, 발전적인 고민을 많이 했다.



=40대에 접어든 소회가 궁금하다.

마음속으로 '나는 아직 20대야. 나는 아직 젊어' 생각하며 활동하고 있다.(웃음) 동안이라고 말해주셔서 위안삼으며, 관리도 철저하게 하고 있다.



=꼭 연기해보고 싶은 장르나 배역이 있다면.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 황정민 선배처럼 지독한 사랑을 해보고 싶다.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리틀빅픽처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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