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유준상의 새로운 시작

최종수정2021.06.13 12:00 기사입력2021.06.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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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비틀쥬스' 유준상 인터뷰
전 세계 최초 라이선스 공연의 타이틀롤
꾸준한 훈련으로 극복한 체력적 한계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비틀쥬스'"

[뉴스컬처 이솔희 기자] 뮤지컬 '비틀쥬스'는 '열정의 아이콘' 유준상도 벽에 부딪히게 했다. 빠른 템포의 넘버와 쉴 새 없이 몸을 움직여야 하는 안무가 가장 큰 장애물이었다. 해결책은 끝없는 연습뿐이었다. 국내 첫 비틀쥬스로 완벽 변신하기 위해 그 누구보다 뜨거운 열정을 내뿜고 있는 그는 '비틀쥬스'와 함께 새로운 시작에 나선다.


뮤지컬 '비틀쥬스'는 팀 버튼 감독의 동명 영화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다. 2019년 4월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으며, 오는 18일 한국에서 전 세계 처음으로 라이선스 공연을 선보인다. 유준상은 98억 년 동안 죽지도, 살지도 못한 채 세상을 떠돌고 있는 비틀쥬스 역을 맡았다.


27년 차 배우의 새로운 시작
[인터뷰]유준상의 새로운 시작


매사에 열정 넘치기로 유명한 유준상에게도 '비틀쥬스'는 힘든 작품이다. 드넓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를 거침없이 누비며 노래와 춤을 선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유준상은 "20년 넘게 무대에 있었지만 이 작품처럼 큰 벽에 부딪혀 보긴 처음"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비틀쥬스'를 처음 만나 작품 분석을 시작한 첫 한 달이 가장 고된 시간이었다. 매일 아침 산에 오르며 대사를 외웠고, 수도 없이 반복되는 훈련 덕분에 자다가도 일어나서 대사를 중얼거릴 정도였다. 유준상은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이라며 "결국 기본이 있어야 공연이 완성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1부터 시작해야 하다 보니 시간이 촉박하지 않나. 잠자는 시간도 줄여 가면서 연습했다"고 이야기했다.


"안무 연습을 한 번 하고 나니까 하늘이 노랗게 보이더라고요. 내가 이 공연을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3~4주의 시간이 지나고, 꾸준히 훈련을 하다 보니까 몸이 가벼워지더라고요. 그전까지는 안무를 따라 해야 된다는 생각이 컸다면, 그때부터는 정말 신나게 춤을 즐기게 된 거죠. '경이로운 소문' 때 몸을 만들어놓은 덕을 이번에 크게 봤어요.(웃음)"


그렇게 고통의 한 달을 보내자 어느새 '비틀쥬스'라는 장벽이 무너졌다. 유준상에게 '비틀쥬스'는 "새로운 시작을 장식해주는 작품"이다. 그는 "어느 순간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하는 포인트가 생겼다"며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타이밍을 맞추지 않으면 공연이 흘러가지 않는다. 모든 순간 집중해야 하고, 톱니바퀴처럼 철저하게 맞춰서 돌아가는 작업을 해야 했다. 그런 철저함이 신선함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쓰고 연습했는데 정말 힘들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내가 입안에 모래주머니를 달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스크를 빼면 훨씬 가볍게 노래를 할 수 있고 춤을 출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으로 연습했더니 노래가 잘 나오더라고요. 새로운 생각을 하게 해주는 시간이었습니다."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유준상의 '비틀쥬스'
[인터뷰]유준상의 새로운 시작


국내 초연이자 전 세계 최초 라이선스 공연이기에 더욱더 한국의 정서가 담긴 '비틀쥬스'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유준상은 "지독한 외로움 끝에 인간 세계로 온 유령 아닌가. 그가 느끼는 감정은 어떤 것일까에 대해 생각했다. 막연하게 대사를 하다 보면 단순히 원작을 흉내 내는 것에 머무를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인만 가질 수 있는 정서를 더 잘 만들고 싶었다"고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다.


가사와 대사에 담긴 유머 코드가 매력인 작품이다. 이에 작품의 매력이 어떻게 표현될지 기대가 크다. 유준상은 "비틀쥬스는 낯설고 이상한 것을 쫓아다니는 인물이다. 단순히 미국식 코미디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고, 그 상황을 진심으로 대하면 더 재미있다"고 기대감을 자아냈다.


작품이 지닌 '말맛'과 한국어의 묘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단어 하나하나 곱씹어보는 작업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유준상은 "공연을 하기 전에 노래를 수백 번을 불러보는데, 가사나 대사를 외워도 다시 바뀌는 부분이 많다. 가사가 바뀌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지만, 단어 하나로 뉘앙스가 달라지기 때문에 그 부분을 잘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비틀쥬스죠. 그걸 가장 큰 포인트로 잡았습니다."


유준상이 말하는 '비틀쥬스'
[인터뷰]유준상의 새로운 시작


죽음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던 때, 유준상은 '비틀쥬스'를 만났다. 그는 "죽어도, 살아도 외롭다는 것. 단순한 메시지인데 연습하면서 이 메시지를 전할 때마다 눈물이 차오른다. 비틀쥬스가 저에게 던지는 말 한마디가 크게 와닿는다. 너무 재미있는 작품인데,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이야기로 다가올 것 같다"고 말했다.


뜻깊은 메시지뿐만 아니라, 볼거리도 풍부한 작품이다. 집을 기반으로 하는 무대는 다채롭게 변화하며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주고, 크고 작은 퍼펫들이 무대 위에서 활약하며 이야기의 진행을 도울 예정이다.


유준상은 "상상을 초월하는 무대"라며 "서커스 보는 느낌일 것 같다. 제가 손뼉 한 번만 치면 모든 게 바뀐다"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극 중 분장을 미리 한 번 해봤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저인 줄 못 알아보실 것"이라고 귀띔해 기대감을 높였다.


'비틀쥬스'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혼합된 넘버로 비틀쥬스의 정신세계를 반영하고, 창작진이 창조한 환상적 세계를 구현한다. 유준상은 "처음에 넘버를 불렀을 때 노래처럼 하지 말라고 이야기를 하라는 얘기를 들었다. 말로 풀어가니까 그제야 가사들이 전달되고, 이야기에 힘이 실렸다"고 털어놨다.


이어 "'비틀쥬스'는 노래의 속도가 정말 빠르다. 비틀쥬스가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그렇다. 98억 년 동안 아무와도 얘기를 할 수 없었을 테니까.(웃음) 기존의 넘버들보다 두 세배 정도는 빠른 리듬에 가사가 전달되어야 해서 힘들지만, 그게 관객들에게 전달될 때 재미있게 느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녀노소 구분 없이 정말 많은 분이 보셨으면 좋겠어요. 근래에 이렇게 많은 에너지를 준 공연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큰 활력을 얻어갈 수 있는 작품이에요. 기가 막힌 작품입니다."(웃음)


사진=CJ ENM·세종문화회관



이솔희 기자 sh04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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