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콰이어트 플레이스2' 강렬한 오프닝, 영리한 속편

[영화리뷰]'콰이어트 플레이스2' 강렬한 오프닝, 영리한 속편

최종수정2021.06.14 14:10 기사입력2021.06.1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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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2' 리뷰

[뉴스컬처 이이슬 기자] 소리가 사라진 지구. 적막이 집어삼킨 땅 위로 해가 떠오른다. 침묵은 곧 생존이다. 인간은 매일 죽음의 그림자를 피해 달린다. 눈이 퇴화하고 귀가 발달한 괴생명체는 점점 똑똑해지고 있다. 인간들이 그들에 대응하는 능력을 갖춰가는 동안 괴생명체들도 빠르게 적응하며 더 강력한 능력을 발휘한다.


영화는 괴생명체가 출연하기 484일 전의 모습을 비추며 문을 연다. 맑은 하늘 아래, 야구 경기가 열린다. 구름 속 번쩍하는 섬광이 비추고 폭발이 일어난다. 이내 아수라장으로 변하고 괴생명체들이 나타나 닥치는대로 인간을 도륙한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패닉이 된 것도 잠시, 아빠 리(존 크러스진스키 분)와 청각 장애를 지닌 딸 레건(밀리센트 시몬스 분)은 정신없이 도망친다. 다른 곳에서 상황을 마주한 엄마 에블린(에밀리 블런트 분)은 아들 마커스(노아 주프 분)와 살아남기 위해 차를 몬다.


[영화리뷰]'콰이어트 플레이스2' 강렬한 오프닝, 영리한 속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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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서 아빠 리가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홀로 남겨진 엄마 에블린은 슬픔에 빠져있을 수 만은 없다. 딸과 아들, 갓난아기까지 소중한 가족을 지키는 가장이기 때문이다. 그는 더 안전하지 않은 집을 떠나 새로운 은신처를 찾아 나서고, 더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에서 소리 없는 사투를 이어가던 중 또 다른 생존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집 밖을 나선 가족은 러스트벨트(과거 미국 산업의 중심지였으나 불황을 맞아 쇠락해진 공장지대를 일컫는 말)로 나아간다.


애보트 가족은 우연히 또 다른 생존자 에멧(킬리언 머피 분)을 만난다. 모두를 잃고 홀로 살아남은에멧은 에블린과 아이들을 반기지 않는다. 공동체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변해갔는지, 어떤 위협이 되는지 잘 알기 때문이다. 에보트 가족에게 날이 밝으면 떠나달라고 요구한다.


한편 레건은 다른 지역에 있는 생존자들의 신호를 알아차린다. 극한 상황에서도 엄마와 동생들을 지키기 위해 나선다. 아들 마커스는 방패 같은 아빠가 세상을 떠나고 강한 책임감을 느낀다. 지켜야 할 막냇동생까지 태어나자 용기를 낸다. 겁 많은 소년 마커스는 전편보다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콰이어트 플레이스2'는 파격적인 오프닝이 인상적이다. 영리하게 문을 연 영화는 순식간에 관객을 휘감아 고요 속으로 몰아넣는다. 가장이 된 에블린의 주체적 움직임도 인상적이다. 그는 괴생명체에 맞서 단호하면서도 따뜻하게 가족을 보호하며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딸과 아들이 기성세대에 의지하지 않고 주체적으로 처한 상황을 극복하려 나서는 모습에서는 감독의 주제 의식이 빛나지만, 다소 작위적인 연출은 아쉽다. 재난 영화로서 장르적 재미에 충실했지만 주제가 고개를 든 순간 아쉬움이 밀려든다.


[영화리뷰]'콰이어트 플레이스2' 강렬한 오프닝, 영리한 속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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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편도 재미있다. 전편에서 새롭고 흥미로운 세계관이 호기심을 자극해 큰 재미를 준 바. 속편에서 스토리는 다소 헐겁지만, 장르적 재미에 충실한다. '콰이어트 플레이스'의 세계관은 2편에서 더욱 견고해졌고, 매력적이다. 극 중 인간이 강한 생존 본능을 발휘해 살아남는 법을 익히고, 이에 맞서 괴생명체 또한 진화하듯이 영화 역시 진화한 모습이다.


'콰이어트 플레이스2'는 영화관에서 즐기기 좋은 영화다. 관객은 침묵하지 않으면 안 되는 터전 한가운데 놓인 체험을 하게 된다. 사운드의 활용도 빛난다. 괴물이 출현하기 전 3초, 청각 장애로 마치 자궁 안에 놓인 것처럼 살며시 들려오는 진동과 소리 등 극장에서 즐기면 더욱 실감 난다. 사그락거리는 작은 소음에 나도 모르게 주변을 살피는 경험을 하게 된다. 러닝타임 97분. 15세 이상 관람가. 6월 16일 국내 개봉.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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