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선배' 김명민, 잔소리보다는 도움을

최종수정2021.06.14 13:11 기사입력2021.06.14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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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훈은 참스승"
후배 배우들을 아끼는 선배
"양교수에게 측은지심 들었다"

[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학생들이 진정한 법조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모진 독설과 촌철살인을 내뱉는 양종훈 교수. JTBC 드라마 '로스쿨'이 그려낸 스승의 모습이다. 촬영 현장에서의 김명민 또한 양종훈 교수와 비슷한 입장이다. 함께 연기하는 후배 배우들에게는 선배이자 스승이 되어줄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양종훈이 실존 인물이었다면? 김명민은 "힘들지만 든든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당근을 티나지 않게 주는 교수"라고 양종훈의 교육 방식을 비유했다.


[인터뷰]'선배' 김명민, 잔소리보다는 도움을

법조인의 세계에 내던져진 자신이 겪었던 자괴감을 학생들은 되풀이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강한 인물이었다. 그런 생각에서 비롯된 독설은 결국은 학생들을 보호해주고 싶은 마음의 표현이다. 김명민은 "내가 만약 20년 전으로 돌아가 양교수 같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면 로스쿨을 지향해 볼 의향이 있다"면서 "물론 성적이 되어야겠지만"이라며 웃음을 덧붙였다.


김명민은 학생 역할로 출연한 모두에게 애착이 간다고 했다. 겉으로 확 드러나지 않았을지라도 양종훈이 학생들을 아꼈던 것처럼. "그들이 같이 모여있는 모습만 봐도 양교수가 어떻게 연기해야겠다는 디렉션이 저절로 떠오를 정도로 영감을 줬다. 이 자리를 빌어 후배 배우들에게도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범이와 굉장히 가까워졌다. '조선명탐정3'에 범이가 팀원으로 나왔었다. 김범이라는 배우가 가진 아우라가 있는데, 작은 역할로 참여해서 깜짝 놀라 다시 본 기억이 있다. 이번에 재회를 하게 됐는데, 너무나도 성실하고 자기가 맡은 것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예뻤다. 무엇보다 되게 고민을 많이 한다. 학생들의 리더로서, 실제로도 애들을 다독이면서 이끄는 모습을 보면서 배우로서도 매력있고, 인간으로서도 매력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이번에 형, 동생을 제대로 먹었다. 김범이라는 배우, 정말 멋진 배우다.

강솔A 혜영이는 자기와는 다른 색깔의 역할을 맡으면서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그러면서도 그걸 다 이겨내는 모습을 보며 사랑스럽고 예뻤다. 양교수가 강솔A에게 독설을 난무하면서도 길러내려고 했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강하고 세보이지만 외롭고 슬픔을 지닌 사람. 김명민이 해석한 양종훈이다. 그래서 독설로 포장하는 부분도 없지 않다. 김명민은 "측은지심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더 애착이 갔고, 배우 김명민으로서 '로스쿨'의 양종훈에게 사랑스러운 감정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인터뷰]'선배' 김명민, 잔소리보다는 도움을

스승으로서 자신이 느낀 괴로움을 학생들은 겪지 않았으면 했다. 서병주(안내상) 검사는 양종훈이 가장 존경하는 선배이자 동료였다. 그러나 법을 교묘히 이용해 뺑소니 사건의 진실을 덮었고, 뇌물 수수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법은 당연히 정의롭다고 생각하고 소신있게 행한 모든 일들이 몰려들면서 양종훈에게 상처로 남았다. 자기 항변을 하는 서병주의 모습을 보며 양종훈은 법조인이 된 이유와 진정한 법에 대한 의문을 가졌다. 자신이 찾지 못한 답을 찾기 위해 아이들을 가르쳤다.


양종훈이 스승이었던 것처럼 배우 김명민도 촬영 현장에서는 연기 선배이자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사람일 것. 선배라는 위치에 있는 배우로서 후배들을 어떤 마음으로 대할까. 그는 "잔소리를 하기보다는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했다. 후배들을 향한 칭찬은 끊이지 않았다. 누구 하나 연기력이 부족한 이가 없어 같이 호흡을 맞추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으며 다들 로스쿨 학생 같았다고 말했다.


선배로서 자신의 배역에 충실하면 후배들의 각자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다. 김명민이 현장에서 선배로 살아가는 방법이다. 그는 "대본보다 양교수에 관한 걸 더 크게 느껴지게 연기해서 그들의 안에 있는 것들을 끌어내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크다. 그들 덕분에 나 또한 양교수가 이렇게 하면 좋겠다 하는 것들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로스쿨 학생들 모두가 너무나도 훌륭했다"고 밝혔다.


양종훈 교수는 학생들과 같이 식사를 하지 않았다. 그 이유를 김명민은 "감정이 흔들릴 수도 있으니까"라고 해석했다. 사적인 자리를 갖게 되면 감정이 드러날 수 있고, 포커페이스가 무너지다 보면 가르침의 방식이 흐려질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 김명민은 "그런 부분에서 양종훈은 나와 다르게 재수 없는 사람"이라고 농담하면서 "나이를 먹을수록 입을 닫고 지갑을 열라는 말이 있지 않나. 나는 후배들에게 밥을 잘 사주려고 한다. 이번에는 코로나19 때문에 배우들이나 스태프들과 촬영 뒷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었다. 너무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인터뷰]'선배' 김명민, 잔소리보다는 도움을

예비 법조인들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준 드라마, 답답할 수도 있지만 현실이 그렇다는 걸 보여준 드라마, 과장하지 않고 진정성 있게 보여준 드라마. 김명민은 양종훈으로 살아간 '로스쿨'에 커다란 애정을 지니고 있다.


"양교수를 둔 학생들은 행운아일 것"이라면서 "소신을 가지고 있는 법조인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보이지 않는 곳에 참스승이 많이 계시길 바란다"는 말을 전했다.



권수빈 기자 ppbn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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