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꿈꾸지 않아도 괜찮아…뮤지컬 '무인도 탈출기'

최종수정2021.06.22 08:43 기사입력2021.06.2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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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무인도 탈출기' 리뷰
이 시대 모든 청춘에게 건네는 위로와 응원
박건·김동준·이휴 활약

[뉴스컬처 이솔희 기자] 끝없이 경쟁하는 사회, 꿈을 좇지 않으면 존재를 부정 당하는 사회. 이처럼 팍팍한 현실을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진심 어린 위로일 터. 뮤지컬 '무인도 탈출기'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청춘에게 "꿈을 꾸지 않아도 괜찮다"고 위로를 건넨다.


뮤지컬 '무인도 탈출기'(연출 윤상원, 제작 섬으로 간 나비)는 갓 서른을 넘긴 취업 준비생 봉수와 동현,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수아가 연극 공모전 상금 500만 원을 타기 위해 지하 단칸방에서 연극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무대에 펼쳐내는 작품이다.


[공연리뷰]꿈꾸지 않아도 괜찮아…뮤지컬 '무인도 탈출기'


꿈이 없는, 꿈을 잊은…'무인도'에서 성장하는 청춘

영감이 찾아오길 기다리는 작가 지망생 동현과 언제나 최선을 다하지만 열심히 사는 이유를 잊어버린 봉수. 두 사람은 햇볕이 들지 않는 반지하 방처럼 깜깜한 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던 와중 수아가 우연히 동현의 원고를 공모전에 제출하고, 1차 심사에 통과하면서 세 사람은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


제목은 '무인도 탈출기'. 세 사람의 상상 속에서 반지하 방은 북태평양 한가운데 있는 무인도가 되고, 이불은 바다가 되며, 빨간색 담요는 모닥불이 된다. 극 중 예상치 못한 사고로 무인도에 불시착하게 된 봉수와 수아는 이내 팍팍한 현실을 잊고 무인도에서의 삶에 푹 빠져든다.


[공연리뷰]꿈꾸지 않아도 괜찮아…뮤지컬 '무인도 탈출기'


현실에서의 꿈과 고민을 잊고 무인도에 안주하고 싶은 봉수와 특별한 꿈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왔지만 무인도에서 "반짝이고 싶다"는 꿈을 찾은 수아.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동현. 상상의 나래를 펼쳐나간 '무인도 탈출기'는 그들에게 시린 성장통을 안겨줬지만, 이를 통해 세 사람은 새로운 꿈을 찾고, 잊었던 행복을 떠올리고, 꿈을 구체화하며 한 발자국 더 앞으로 나아간다.


'무인도 탈출기'는 윤상원 연출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담겼다. 동현과 봉수에게는 꿈을 키워가며 힘든 청춘을 보내던 그의 모습과 주변 인물들의 모습이 스며들어 있다. 윤상원 연출이 "명함 같은 작품"이라고 할 정도로 깊은 애정과 진심을 쏟은 작품이다. 막막한 시기를 거친 과거의 자신은 물론, 꿈을 이루길 강요 당하는 모든 청춘에게 보내는 작품인 만큼, '무인도 탈출기'는 그 어떤 작품보다 조심스럽고 애틋한, 동시에 마음 깊이 다가오는 위로를 전한다.


꿈은 있지만 앞으로 나아가길 주저하는 동현, 숨 쉴 틈 없는 사회의 압박에 무언가에 쫓기듯 살아가는 봉수, 꿈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꿈이 없이 살아온 수아. 이 시대 모든 청춘을 대변하는 세 사람의 이야기가 무겁게 그려질 수도 있었지만, '무인도 탈출기'는 아기자기하고 유쾌하게 이야기를 펼쳐내며 관객의 마음을 포근하게 감싼다.


케미 폭발하는 세 배우

무대를 꾸미는 세 명의 배우가 '무인도 탈출기'의 매력을 배가한다. 3인극인 만큼, 호흡을 맞추는 배우들의 케미가 중요하다. 특히 그날 그날 다른 배우들의 애드리브가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면서, 관객의 'N차 관람'을 이끈다.


동현 역을 맡은 박건은 작품이 뮤지컬로 각색되기 전, 연극 버전 무대에도 오른 바 있는 만큼 캐릭터와 하나된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느릿느릿한 행동과 차분한 목소리 톤으로 인물을 표현하는 가운데 유쾌한 면모를 섞어 관객에게 웃음을 안겼다.


[공연리뷰]꿈꾸지 않아도 괜찮아…뮤지컬 '무인도 탈출기'


연극 '펜스 너머로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해', '아무도 없는 이밤' 등의 작품에 출연한 김동준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뮤지컬에 도전했다. 그는 현실에서 허우적거리는 청춘의 모습부터, 현실의 괴로움을 잊게 해주는 무인도에 안주하고 싶어하는 모습, 이어 결국 현실에 발을 붙이고 성장하는 모습까지 섬세하게 그려냈다.


지난해 '무인도 탈출기' 무대에 올랐던 이휴는 또 한번 수아 역으로 돌아왔다. 이휴는 수아의 밝은 에너지를 톡톡 튀는 매력으로 소화하는 것은 물론, "꿈이 없다"고 털어놓는 진솔한 모습까지 애틋하게 표현하며 관객의 집중을 높였다. 청량한 목소리도 귀를 사로잡았다.


'무인도 탈출기'는 오는 8월 1일까지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2관에서 공연된다.


사진=섬으로 간 나비



이솔희 기자 sh04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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