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지 않고서야' 아직은 유쾌하지 못해

최종수정2021.06.24 08:58 기사입력2021.06.24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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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드라마 '미치지 않고서야' 첫방송
다양한 상황 속에 놓인 직장인들의 생존기
현실과 닮아 있는 듯한 이야기

[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직장인들의 생존기가 아직까지는 유쾌하기 보다는 리얼함 때문에 어딘지 씁쓸함을 안겼다. 이 드라마를 시청한 직장인들의 연차는 각자 달라도 이입하고 공감하기에는 충분했다.


MBC 새 수목드라마 '미치지 않고서야'(극본 정도윤, 연출 최정인)가 지난 23일 처음 방송됐다. 격변하는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n년차 직장인들의 생존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미치지 않고서야' 아직은 유쾌하지 못해

'미치지 않고서야' 아직은 유쾌하지 못해

희망퇴직 면담을 맡은 당자영(문소리)은 재고해달라는 직원들의 간절한 요청에도 규정만 내뱉으면서 희망퇴직서류를 내밀었다. 사인하면 2년치 연봉과 위로금이 주어지지만 기간을 넘기면 이마저도 없다는 냉정만 답변만 할 뿐이었다. 지독하게도 인간미가 없어 보이지만 이것은 그의 업무였다. 퇴직 대상이 된 이들의 원망과 저주가 쏟아지지만 자신의 일이기에 행할 수밖에 없었다. 답답하고 마음이 무겁기는 그도 마찬가지였다. 그저 아무도 없는 곳에서 무알콜 맥주를 들이키고는 면담실에서 다시 냉정함을 되찾을 뿐이었다. 그는 인사팀장으로 승진해 창인사업부로 향했다. 전남편 한세권(이상엽)이 있는 곳이기에 꺼림직했지만 한명전자 최초의 여성임원이 되고자 하는 그는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미치지 않고서야' 아직은 유쾌하지 못해

최반석(정재영)은 인원 감축 폭풍이 휘몰아치는 상황 속에서 자신이 제안 받은 이직 자리를 희망퇴직 권유를 받은 동료에게 넘겼다. 창인시 생활가전사업부로 발령 받은 그는 한세권(이상엽) 팀장 하에서 일하게 됐다.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해 한세권이 한 달 동안 붙잡고 있던 로봇청소기를 살펴본 그는 기계를 해체해본 뒤 저사양이지만 호환성이 좋은 센서 부품을 교체해 문제를 해결했다. 22년의 경력을 바탕으로 팀에서 자신의 몫을 해냈을 뿐이지만 한세권에게는 눈엣가시 같은 행동일 뿐이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최반석은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출근 며칠 만에 인사팀으로 소속이 바뀌었다. 한세권에게 이유를 묻자 "아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한세권에게 찍혀 밀려난 것이었다.


'미치지 않고서야' 아직은 유쾌하지 못해

세제없는 식기세척기 100만대 신화의 주역 한세권은 창인사업부의 에이스였다. 최반석이 첫 출근을 하는 날 주차할 곳이 없어 빙빙 돌다가 겨우 발견한 자리에 들어서려하자 경비는 자리 주인이 있다며 막아섰다. 한세권이 3250만원 짜리 자전거를 주차하는 전용 자리였다. 한세권은 자신이 풀지 못한 문제점을 최반석이 해결하자 심기가 불편해졌다. 최반석이 팽수곤(박원상)과 나눈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된 뒤로는 더욱 최반석이 못마땅해졌다. 융통성 있다는 칭찬보다는 실무 경력이 부족해서 해결하지 못한 것 같다는 말만 뇌리에 박아놓은 그는 최반석을 인사팀으로 아웃시켰다. 당자영이 등장해 다짜고짜 한세권의 뒤통수를 내려친 1회의 엔딩은 시청자들에게는 밉상을 향한 통쾌한 한방이었다.


'미치지 않고서야' 아직은 유쾌하지 못해

유쾌하게 그려낸 직장인들의 생존기라는 드라마 설명이 있지만 1회 방송은 리얼한 직장 현장의 모습으로 마냥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누구나 직장에서 나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연차가 늘어날수록 나의 역할이 있을지 고민한다. 업무와 개인의 정서 사이에서 갈등하기도 하며 위로 올라가고자 하는 욕구를 현실화하기 위해 애쓴다. 직장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인물들의 상황은 현실과 많이 닮아 있었다.


많은 오피스 드라마들이 사회초년생의 적응과 생존에 주목하고 있지만 경력자 직장인들도 고군분투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미치지 않고서야'는 그런 이들에게 주목하면서 현실 반영 오피스 드라마를 제시했다.


사진=MBC '미치지 않고서야' 캡처



권수빈 기자 ppbn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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