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정이서의 5년 뒤는 어떤 모습일까

최종수정2021.06.29 16:20 기사입력2021.06.2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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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찬 성격의 김유연役 연기
"혼자 영화관 가는 취미에서 연기에 흥미"
"'기생충' 출연, 아직도 믿기지 않아"

[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배우 정이서가 연기에 흥미를 느끼게 된 과정에는 환경의 변화가 존재한다. 세 살 때부터 미국에서 생활했던 정이서는 초등학교 5학년에 다시 한국으로 왔다. 우리나라 생활에 적응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했다. 어떻게 하면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고민했고, 이 과정에서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혼자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는 것이었다.


정이서는 극장에서 처음 본 영화를 기억하고 있었다. 2006년 개봉한 영화 '각설탕'이다. 같은 영화를 봐도 사람에 따라 각자 영감을 받고 흥미를 느끼는 지점이 다르다. 정이서에게는 그것이 연기였다. "그때 영화가 가진 힘을 처음으로 느꼈고, 배우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인터뷰]정이서의 5년 뒤는 어떤 모습일까

내성적인 성격의 정이서는 배우가 꿈이라는 말을 하지 못한 채 조용히 간직하고 있었다. 하고 싶은 열망은 커져갔고, 스무살이 되어 한계점에 다다르면서 연기 입시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조금씩 연기를 배우고, 독립영화와 단편영화에 출연하면서 경험을 쌓던 중 2009년 '기생충'을 통해 문이 열렸다.


'기생충'의 시작점에 있었던 피자사장 역할이었다. 자그마한 배역이지만 이 영화가 가진 파급력을 생각해 봤을 때 참여하는 것 자체로도 커다란 경험이었다. "봉준호 감독님께서 피자사장의 연령대를 40~50대까지 열어두셨다고 하더라. 제가 어떤 이유로 캐스팅이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출연하게 되면서 연령대를 낮춰주셨다"고 이야기했다.


구체적인 캐스팅 이유를 들은 것은 아니지만 의상을 피팅할 때 봉감독이 건넨 말이 있다. "좋은 마스크다"라는 말이었다. 전형적이지 않고 독특한 분위기라는 칭찬은 주변에서도 많이 듣고 있다. "묘한 매력이 있다는 말을 해주실 때 기분이 좋고 뿌듯하다"고 했다.


필모그래피에 '기생충'이라는 작품이 있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정이서는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고 했다. "그 당시에도 촬영이 끝나도 실감이 안 났다. 선배님들과 감독님이 상 받는 걸 실시간으로 보고 있을 때에도 제가 참여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사실 아직도 꿈 같다"고 털어놨다.


[인터뷰]정이서의 5년 뒤는 어떤 모습일까

덕분에 오디션 기회가 많아졌다. 같은 해 드라마 '보이스3'에서 한 에피소드에 참여할 수 있었고, 드라마 스페셜 '굿바이비원'과 웹드라마 '고양이 바텐더'에 출연했다. 해를 넘겨 영화 '7월 7일', '조제', 드라마 '구미호뎐'으로 연기 일을 이어갔다.


그러다 올해 '마인'을 만났다. 보는 즉시 연기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던 김유연이라는 인물이었다. 김유연 역할을 위해 오디션을 본 이들이 상당히 많았다고. "혹시 유연이 말고 다른 역할을 해도 괜찮겠냐"라는 물음에 정이서는 "아니요. 저는 김유연을 하고 싶습니다"라고 답했다. 유연의 당당한 모습과 비슷하다고 느껴졌기 때문인지, 정이서가 김유연을 낚아챘다.


재벌가에서 메이드로 일하면서도 고용주들에게 할 말은 다 하는 캐릭터였다. 경제적인 환경이 좋지 않지만 불쌍하거나 처연하지 않게, 당차게 연기했으면 좋겠다는 주문이 있었고, 정이서의 분석이 더해지면서 지금의 김유연이 완성됐다.


"기존에 있는 캔디 역할의 틀을 벗어났다고 생각해요. 작가님도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하셨고요. 메이드라는 직업에 한계가 있을 수는 있지만 유연이는 자존감이 높고 소신이 뚜렷한 친구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해를 많이 하려고 노력했어요. 저도 할 말이 있을 때는 하는 편인 것 같아요. 하지만 수혁이가 방을 바꿔서 자자고 할 때 실제의 저라면 두려워서 한발짝 물러섰을 것 같아요. 실제의 저는 낭만적인 걸 좋아하지만 현실적인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인 것 같아요. 현실은 현실이니까."


[인터뷰]정이서의 5년 뒤는 어떤 모습일까

각자의 마인을 찾아가는 과정이 매력적이었다. 정이서는 "유연이 또한 수혁이라는 마인을 지키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멋졌다"며 "언젠가 저도 내공이 쌓이면 서현 같은 역할에 도전해 보고 싶다. 겉으로는 강인해 보이고 차가워 보이는데 자기만의 약한 모습도 있고 아픔이 있는 게 와닿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극중 김유연은 5년 후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회복지공부를 더 해서 어린이쉼터를 만들고 싶다고. 배우 정이서는 5년 뒤 어떤 모습일까. 배우 생활을 계속 하고 있을 것이라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어느 정도까지 잘 할 수 있고, 소화할 수 있을까 생각이 많아지고 있어요. 기회가 돼서 차근차근 하다보면 기회가 더 많지 않을까요. 지금보다는 내공이 쌓여 있지 않을까 라는 막연한 생각을 해요. 이제 시작이니까요."


사진=김태윤 기자



권수빈 기자 ppbn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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