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강민아, '20대 배우 중 최고'를 향해

최종수정2021.07.25 13:00 기사입력2021.07.2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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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보면 푸른 봄'으로 첫 지상파 주연
"나와 너무 다른 소빈, 어렵지만 재미있었다"
"박지훈X배인혁 보면 덕질하는 기분"
"직업으로서의 연기, 어떻게 분리할지 고민 중"
청춘들에게 보내는 응원

[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아역 시절부터 연기해오다가 '멀리서 보면 푸른 봄'으로 스물다섯에 지상파 미니시리즈의 주연으로 첫 입성. 기쁜 마음이 크겠지만 강민아는 의연한 척 하려고 노력했다. 기쁨을 오버해서 표출하고 싶기도 하고 한편에서는 부담감도 느꼈지만 성숙한 마음가짐을 갖자며 마음을 추스렸다. "주연 배우이기는 하지만 나 역시 수많은 제작진과 관계자들 중 한 명일 뿐이고, 내 맡은 자리에서 열심히 해서 같이 작품을 만들어 간다는 생각을 가지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주연인지 조연인지 위치는 어려움의 이유가 되지 않았다. 그저 연기를 잘 하느냐, 못하느냐의 어려움만 있을 뿐이다. 강민아는 "상상 속 저의 연기보다 실제로 몸으로 하는 연기를 더 못하는 것 같아서 부족하다고 느꼈고 잘하고 싶었다. 하면 할수록 어려워서 언제쯤이면 스스로 만족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사진=빅토리콘텐츠, 에이에이치엔스튜디오

사진=빅토리콘텐츠, 에이에이치엔스튜디오


'멀리서 보면 푸른 봄'의 김소빈은 모든게 지극히 평범하다. 부당한 일을 당해도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생각이 지나치게 많고 소심하다. 강민아 또한 그런 김소빈이 답답하기도 했다. 실제 성격과도 많이 다르기도 했다. 그렇지만 소빈의 사연을 알아가면서 그가 이해되기 시작했다. "작가님과 감독님이 대본에 나오지 않은 서사를 설명해주셔서 이해하고 연기할 수 있었다. 완벽해 보여도 누구나 고민을 가지고 있고, 각자의 삶을 열심히 살아나가고 있다. 남들이 나의 문제의 크기를 정할 수 없는 것처럼 소빈이에게는 자기 문제가 크게 다가왔을 것"이라고 했다.


극중 인물이 아닌 강민아는 낯을 가리지 않고 처음 보는 사람도 그다지 어려워하지 않는다. 하고 싶은 필터 없이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다.


"소빈이와 강민아의 싱크로율은 0%라고 생각할 정도로 저와 정말 다른 사람이에요. 보통 저의 모습을 투영해서 연기하는게 편하니까 캐릭터와 나의 비슷한 부분을 찾으려고 노력하는데, 소빈이는 대본을 아무리 많이 읽어봐도 저와 비슷한 지점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조금은 연기하기 어렵겠지만 저와 다른 모습을 연기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고, 과정이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사진=빅토리콘텐츠, 에이에이치엔스튜디오

사진=빅토리콘텐츠, 에이에이치엔스튜디오


또래 배우들과 함께 한 촬영장에서는 대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고 전해질 정도로 활기찬 분위기였다. 각각 한 살 차이밖에 나지 않지만 세 명의 주요 인물 중 가장 누나인 강민아가 두 남동생들을 귀여워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키스신을 찍을 때 박지훈이 눈물을 뚝뚝 흘리자 강민아가 달래주거나, 배인혁의 SNS에 '울 애기'라고 부르며 댓글을 달았던 것 등이다. 극중 준과 수현의 케미도 돋보였었는데, 소빈으로서 그들을 지켜보면서도 질투 같은 감정 하나 없이 기특해 보였다고 한다.


"둘이 실제로도 정말 귀엽고, 케미가 좋았기 때문에 둘이 장난치는 것만 보고 있어도 뿌듯하고 배가 부르다는 느낌이었다. 물론 한 두 살 밖에 차이가 안 나지만 누나의 마음, 엄마의 마음이 들었다.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되더라. 데려가서 고기라도 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덕질하는 누나'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강민아는 "언제든 밥을 사달라고 하면 사줄 수 있을 정도로 그 친구들을 아끼는 마음이 생겼다. 우리 애기들 같은 느낌"이라며 "항상 건강하고 밥 잘 챙겨먹고 잘 되길 바라고 있다. 단톡방에 '영양제 잘 챙겨먹어라', '마스크 잘 쓰고 다녀라' 같은 말을 보내면 다들 말 안 듣는 아들들처럼 무뚝뚝하게 알았다고 대답한다. 촬영장에서도 전혀 질투가 나지 않고 둘이 함께 있으면 흐뭇했다"고 전했다.


사진=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사진=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멀리서 보면 푸른 봄'의 등장인물들에게는 각자의 상처와 고민이 있었다. 캐릭터들과 비슷한 나이대인 현실의 강민아에게는 어떤 고민이 있을까.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연기를 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할 수 있을만한 고민이었다.


"어릴 때부터 연기에 너무 초점을 맞춰서 저의 삶을 살아왔던 것 같아요. 최근 들어 문득 든 생각인데 제 인생에 큰 사건이 있을 수도 있고, 갑자기 연기가 재미가 없어져서 그만하게 되는 순간이 온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생각해요. 여태까지 연기자 강민아에만 중점을 두고 살았는데, 그냥 사람 강민아는 의미가 없는 건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냥 인간 강민아는 도대체 무엇인가 같은 고민들을 요즘 하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 연기를 오래 할 수 있을까 생각도 많이 하고요. '어떻게 하면 연기라는 걸 딱 직업적으로만 건강하게 볼 수 있을까'가 요즘 고민이에요. 분리하는 작업을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 고민이 요즘 생각에 섞여들고 있지만 강민아는 "연기가 아닌 다른 걸 하고 있는 내가 상상이 안 된다. 다른 직업을 선택했어도 언젠가는 연기자를 했을 것"이라는 말을 할 정도로 연기에 깊숙이 빠져 있다.


"어린 나이에 시작했지만 이렇게 직업만족도가 100%인, 나와 딱 맞는 직업을 어린 나이에 한 번에 만날 수 있다는건 정말 큰 행운이고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요. 한 번도 연기자를 선택할 걸 후회한 적은 없어요. 저는 항상 새로운 것, 즐거운 걸 찾는 사람이에요. 지루한 것도 못 참아요. 연기자라는 직업은 연기를 하는 행위는 반복되지만 새로운 현장에 가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한 번 오케이 한 씬은 다시 연기하지 않으니까 계속 새로운 일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항상 새롭다는 점이 연기를 계속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사진=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사진=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좋아하고 만족하는 일을 오랜 시간 해오면서 잘 하기 위해 실력과 마음이 모두 성장했다. "아역 때는 지금보다는 찾아주시는 분들이 없어서 발로 뛰어서 항상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 작품을 하는 것만이 저의 목표였고, 이번 작품이 끝나면 다음에 어떤 작품을 하게 될지, 몇 개월을 기다려야 다음 연기를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 어떻게 하면 오디션에 붙을 수 있을지, 떨어져서 나를 찾아주는 분이 없으면 평생 연기를 못할까봐 걱정도 많이 했다"고 어린 시절의 고민을 털어놨다.


"어릴 때 연기에 대한 생각이나 불안감은 그런 것들이 중점이었다면 지금은 그래도 찾아주시는 분들도 있고, 쉬지 않고 연기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더 잘 할까? 생각해요. 할 수 있는 작품만 생겨도 좋았다면 요즘에는 잘 하는 것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어요. 그래서 오히려 마음은 어릴 때가 편했어요. 지금은 잘하고 싶으니까 더 어렵게 느껴져요. 하면 할수록 연기가 어려워지더라고요."


2021년에 '여신강림', '괴물', '멀리서 보면 푸른 봄'으로 연달아 작품을 선보였고, 운이 좋게도 특성이 완전히 다른 각기 다른 인물을 연기할 수 있었다. "바쁘긴 했지만 정말 즐거웠다"는 강민아는 타이밍을 맞이해 더 자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 "배우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어쨌든 연기력"이라며 "20대가 끝나기 전 '20대 중에 가장 연기 잘하는 배우'라는 말을 듣고 싶다. 멀리 봤을 때도 '정말 연기 잘한다'는 수식어가 붙는 배우가 되는 것이 제가 꿈꾸는 모습"이라고 바랐다.


사진=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사진=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마지막으로 강민아는 '멀리서 보면 푸른 봄'에 나온 캐릭터들과 유사한 고민의 시간을 겪고 있을 청춘들에게 응원의 말을 전했다.


"저는 오늘 하루가 제일 중요한 사람이고, 하루하루가 행복한게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20대 초반이 어떤 결과나 목표를 위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이 우울하기도 하고 언제 그 과정이 끝날지 몰라서 견디기 힘들 것 같기도 해요. 지금 이 시간이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이 아니라 현재 내가 가질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이 빛을 보기 위한 힘든 과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지 말고 하루하루를 즐기면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사진=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권수빈 기자 ppbn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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