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니브(NIve) "곡 쓰다가 죽지 않을까요"

최종수정2021.07.31 13:00 기사입력2021.07.3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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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미니앨범 'Broken Kaleidoscope' 발표한 니브
"나의 내면 담아낸 3차원 형태의 일기장"
"아티스트로서, 작곡가로서 밸런스 있게"
"5년 안에 200곡 이상 발표하고 싶다"

[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고생했네. 그런 기분이었구나." 니브(NIve)가 첫 번째 미니앨범 'Broken Kaleidoscope'(브로큰 컬레이도스코프)를 발표한 뒤에 듣고 싶은 반응이다. "자그마한 공감의 말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앨범의 목적을 이뤘다고 생각한다"는 말.


니브가 지난해 3월부터 SNS에 일기 형식으로 올리던 '나의 부서진 만화경'에서 따온 앨범 제목은 그의 내면을 고스란히 드러낸 타이틀이다.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은 마음, 계속 살아가다 보면 희망을 찾을 것이라는 클리셰 적인 메시지, 나는 살아있다는 걸 각인시키고 싶은 심정, 불안정한 세상 속에서도 내 삶의 방식을 찾아가겠다는 다짐, 세상이 따뜻하지만은 않지만 예민하게 반응하지 말고 무딘 마음으로 살아가보자고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까지, 순서대로 배치된 5곡은 감정의 롤러코스터와 같다.


[인터뷰]니브(NIve) "곡 쓰다가 죽지 않을까요"

'깨진'(broken), 'Maybe I Wanna Die' 같은 표현들은 단어로만 보았을 때는 부정적이다. 하지만 곡을 들여다 보면 반어적 의미가 있다. "만화경 자체가 어떻게 보면 부서진 형태이고, 색깔이 항상 변하고 모양도 계속 바뀐다. 그렇지만 계속 부서지더라도 그 형태는 계속된다. 그 불완전함 속에서 나만의 완전함을 찾을 수 있다. 내가 평화로울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부서진 만화경'이라고 지었다. SNS에 올리던 '나의 부서진 만화경'이 2차원 형태의 일기장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3차원 형태의 일기장이라고 할 수 있다"는 설명.


그동안 쌓여왔던 부정적인 감정들이 올해 초에 터져버렸다. 과거 당시에는 괜찮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 속에 쌓여있던 것들이 누적되면서 버거운 순간이 와버렸다. 방에만 틀어박혀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늘어났다. 그렇게 도망치고 싶을 때 유일하게 잘 할 수 있는 음악으로 숨통을 틔웠다. 지금도 완전히 괜찮아졌다고 할 수 없고 그 감정이 지속되고 있지만 "나아지고 있다"고 말할 용기가 생겼을 만큼은 달라졌다.


니브가 그동안 발표한 곡들과는 멜로디에서부터 차이점이 확연하게 느껴진다. 타이틀곡인 'I'm Alive'는 알앤비로 익숙한 니브가 시도한 록 장르다. "록을 쓰겠다고 생각하고 만든 건 아니다. 표현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며 "답답한 마음을 표출하고 싶었던 것 같다. 전작에 비해 이번이 확 바뀌는 느낌이라고 봐주면 될 것 같다. 저를 아시는 분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니브(NIve) "곡 쓰다가 죽지 않을까요"

미국 메네스음악대학에서 클라리넷을 전공한 니브는 클래식에 속해 있었지만 다양한 음악을 시도해 보고 싶었다. 노래도 하고, 만든 음악을 유튜브에도 올려보고, 대학 1학년을 마치고 휴학을 하던 중에는 '슈퍼스타K6'에 브라이언 박이라는 이름으로 출전했다. "반신반의로 뉴욕 오디션을 봤는데 정신 차리고 보니 TV에 나오고 있더라"는 말을 건넸다.


지금은 "값진 경험이긴 하다"라고 말하지만 음악으로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나 타이트하게 진행되는 스케줄은 부담감이 컸고, 멘탈 관리도 쉽지 않았다. '슈퍼스타K6'에서 첫 곡으로 불렀던 노래가 '으르렁'인데, 오디션을 마친 이후 이 곡을 작곡한 신혁과 인연이 닿아 줌바스뮤직그룹에 속하게 됐다. 그러면서 작곡가로서 니브의 커리어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엑소 첸 '사월이 지나면 우리 헤어져요', HYNN(박혜원) '아무렇지않게 안녕', 폴킴 '나의 봄의 이유', NCT U 'My Everything' 등이 작곡가 니브가 만든 곡이다. '사월이 지나면 우리 헤어져요' 같이 대중적으로 히트한 노래를 보유한 작곡가의 기분은 어떠할까. 니브는 "꾸준히 음악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아무리 노력해도 어떤 일에 계속 몰두하는 건 한계가 있을 거다. 이렇다 할 결과나 피드백이 없으면 지치기 마련인데, 저는 다행히 지치려고 할 때마다 곡이 팔리거나 제 곡이 나오거나 했다. 꾸준히 끊임 없이 할 수 있던 이면에는 창작이 항상 존재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인터뷰]니브(NIve) "곡 쓰다가 죽지 않을까요"

작곡가로서 참여할 때 니브는 절대 이입하지 않는다. "그 곡에 저는 없다. 그 사람의 거울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만든다"고 한다. 작사, 작곡, 편곡 표기에는 'Jisoo Park'이라고 본명을 쓴다. "어릴 때 박지수라는 이름이 여자이름 같다면서 놀림 받은 것이 트라우마로 남아 있었다. 저 자신을 이루고 있는 것들 중 딱 하나 꺼리는 게 박지수라는 이름이었고, 브라이언 박이라는 미국 이름 뒤에 내가 숨었다고 생각했다. 첸 형에게 곡이 팔리면서 작가 데뷔를 해야했을 때 니브라는 이름을 써도 되지만 이제는 내 자신을 사랑한다는 걸 드러내고 싶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아티스트 니브와 작곡가 박지수, 어느 하나라도 빠지면 성립이 되지 않는다. "밸런스 있게 가려고 한다. 저의 곡을 발표하고 활동할 때에는 거기에 최선을 다하고, 그 와중에 다른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면 두 배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포티파이가 선정한 K-알앤비 대표 주자로 발탁됐다. 애용하던 플랫폼에서 자신을 홍보해주고, 언급해주는 것 자체가 현실성 없는 일이었다. 음악을 할 때가 제일 기분 좋고, 살아있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한 길을 닦아왔기에 가능할 수 있던 일. 2019년 4월 작곡가로 데뷔한 이후 서른 곡 이상의 노래가 세상에 나왔다. 향후 5년 안에 200곡 이상을 발표하고 싶다는 다짐. "아마 곡을 쓰다가 죽지 않을까"라며 음악으로 세상에 자신을 계속해 증명해 나가려는 포부를 전했다.


사진=153엔터테인먼트



권수빈 기자 ppbn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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