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스테이지]계속해서 도전해온 배우 린지

최종수정2021.08.11 09:04 기사입력2021.08.0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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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감염병이 휩쓸고 간 공연계. 달라진 풍경 위에서도 희망의 내일을 꿈꾸는 이들을 서정준 문화전문기자가 만나봅니다.

[뉴스컬처 서정준 문화전문기자] 린지는 걸그룹 '피에스타' 소속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배우다. 이제는 뮤지컬 배우라는 호칭이 더 익숙한 그는 활발하게 그룹 활동을 하던 2013년 '하이스쿨 뮤지컬'로 뮤지컬에 발을 내디뎠고 이후 뮤지컬 '페스트'를 통해 본격적으로 뮤지컬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언택트 스테이지]계속해서 도전해온 배우 린지


린지는 이어 '오! 캐롤'의 마지, '광화문연가'의 젊은 수아, '메피스토'의 마르게타, '삼총사'의 콘스탄틴, '영웅'의 설희 등을 맡으며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는 진취적인 여성상을 무대에서 선보였고, 지난해 '드라큘라'에서는 ‘미나’ 역할을 맡아 섬세한 내면 연기와 매력적인 목소리로 뮤지컬계의 주목을 받았다.


"3, 4년 정도 뮤지컬 위주로 정신없이 해왔잖아요. 서울공연을 하며 지방에서도 공연하고, 그런 식으로 일하다 '영웅'과 '드라큘라'를 하며 좀 더 굵직한 작품에 집중했었는데 이런 삶이 갑자기 변하니까 루틴이 사라져서 처음에는 당황했어요. 저희도 프리랜서잖아요. 예술계통에 일하는 프리랜서들은 이성적인 것보단 감수성이 중요한데 (코로나19로 인해)기약 없는 상황 속에 있다는 게 처음에는 혼란이었어요. 그런데 어떻게 보면 조금 체념을 한 것 같아요. 내가 가장 작은 것이라도 지금부터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그런 것들을 생각하며 '나는 이런 사람이고 이런 걸 할 수 있다'고 생각하던 스스로에 대한 편견을 깨게 됐어요. 그게 결과적으로 자신을 다시 생각하는 기회까지도 오게 된 것 같아요."


린지는 이 시기를 통해 '배우 린지'보다 '사람 임민지'에게 가까워졌다고 이야기했다. 그의 SNS에는 화려한 연예인의 모습도 있지만 동시에 꾸준히 해온 필라테스를 하는 모습, 가족에게 대접한 직접 만든 요리, 애정으로 키우는 식물들이 공존한다. 어떤 이미지를 위해 세팅된 느낌이 아니라 린지의 삶을 엿보는 느낌에 충실하다.


"요즘에는 배우 린지의 모습보단 임민지라는 나에게 더 가까워진 느낌이에요. 식물을 키운다던가(웃음) 취미 생활을 열심히 해요. 이전에는 배우로서 필요해서 하던 취미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정말 취미를 즐겨요. 의도치 않게 주어진 제 시간 속에서 임민지가 뭔가 하는 것을 통해 보람을 찾고 그런 모습을 발견하게 된 것 같아요. 예전에는 모든 게 배우로서의 삶에 포커싱이 맞춰졌다면 지금은 사람다운 저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나, 이런 것도 좋아할 수 있구나(웃음). 사실 목 컨디션을 관리하기 위해 공기정화용 식물을 키우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그를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고, 제 마음도 치유됐어요. 그래서 허브도 기르고, 상추나 케일, 루콜라까지 키우고 있죠(웃음). 이런 상황 속에서 작은 기쁨을 찾게 돼 감사하기도 해요."


린지는 처음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이 취소되거나 하는 상황에서 식물을 만났다며 "뭔가 계속 해야 되는 성격인데, 식물을 기르는 데 신경을 쓰면서 불안한 마음을 달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코로나19가 하루아침에 사라질 것이 아니니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 중에서 최선을 찾으려 했다. 그 결과 외국어 공부나 운동 같은 기존에 해오던 것들도 더 열심히 하게 됐고 리딩 공연에 참여하거나, 독립영화를 촬영하는 등 새로운 전환점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저는 생각의 전환이 무척 느린 편이에요. 그런데 이제 제가 연예계 생활을 어느 정도 했잖아요. 저는 원래 열의로 가득 찬 성격,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이라서 무언가를 계획하고 목표를 이루기까지 모든 걸 헌신하는 편이었는데 그렇게 한다고 해도 완벽하게 이뤄내지 못하거나 잘 안 풀리는 일들도 있다는 것을 경험하면서 조금씩 변화된 것 같아요. 예전에는 뭔가 다 안고 가려고 하고 목표만 바라보고 그랬다면 이제는 살아가야 하고 버텨야만 하니까. 한 번 울고 눈물 닦고 걸어가려 하는 것 같아요."


배우 린지가 보낸 셀카. 사진=본인제공

배우 린지가 보낸 셀카. 사진=본인제공


필라테스를 하고 있는 배우 린지. 몇 년간 꾸준히 해왔다고. 사진=본인제공

필라테스를 하고 있는 배우 린지. 몇 년간 꾸준히 해왔다고. 사진=본인제공


린지의 2020년이 어떤 해였는지 묻자 조금 생각하더니 "그것마저 나의 해"였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아까 말씀 드렸듯이 전혀 다른 측면에서 저를 발견할 수 있었던 해였던 것 같아요. 쉴 틈 없이 공연하며 제 자리를 잡아가던 순간이었지만, 이렇게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멈추어가는 시간이 없었다면 그 전처럼 뭔가 부족하고 나를 잘 모르는 면을 가진 채로 계속 쉴 틈 없이 달리고 부딪히며 원인을 찾는 데 오래 걸렸을 것 같거든요. 객석도 없고 공연도 아니지만, 나만의 무대가 생겨서 큰 깨달음을 준 것 같아요. 2020년에 느낀 모든 것들이 앞으로 단단함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린지는 코로나19 이후 변화하는 공연계에서도 계속해서 공연하고 싶다며 의지를 피력했다. 또 "뮤지컬 영화를 촬영한 (정)성화 선배님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며 매체 활동 경력을 살려 뮤지컬 영화 등에도 출연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히며 계속해서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고 싶다고 말했다.


[언택트 스테이지]계속해서 도전해온 배우 린지


"조금 더 다양하게, 과감하게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많아진 것 같아요. 욕심을 부려서 뭔가 대단하다거나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작업을 하는 것만 바라보기보단 단단하고 배우로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여러 가지 기회들을 통해 많은 도전을 해보고 싶어요. 그런 배움을 통해 이전과 또 다른 성숙하고 레벨업된 린지. 저만의 목소리와 눈빛으로 보여드릴 수 있는 도전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린지는 여러 아이돌들이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기 위해 뮤지컬에 '왔다 가는' 상황 속에서 거기에 그치지 않고 관객들에게 호평받는 본격적인 뮤지컬 배우로 발돋움할 수 있음을 보여준 '도전하는' 배우다. 꽃길을 걷진 않았지만, 걷는 길을 꽃길로 만들어온 그의 새로운 도전이 계속해서 기대되는 이유다.



서정준 객원기자 newsculture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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