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하 종영인터뷰①] 유진 "드라마니까 재미있게 봤죠"

최종수정2021.09.19 07:22 기사입력2021.09.19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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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희 죽어도 찾아주니까 좋았죠"
"혼자 남겨진 로나가 불쌍해서 슬펐다"
"애증 같은 감정이 드는 캐릭터"

[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펜트하우스 시즌3'가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아 오윤희가 죽음을 맞는 전개가 상당히 의외였다. 배우 본인에게도 충격적이고 슬펐던 오윤희의 죽음은 다시 돌아오는 '반전' 없이 끝이 났다.


자신의 캐릭터가 더이상 등장하지 않는 상황을 두고 유진이 한 말은 "로나(김현수)가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슬펐다"였다. 실제 삶에서도 엄마인 그는 홀로 남겨진 딸 배로나에 대한 슬픔을 표현했다. "남겨진 로나를 생각하면 너무 불쌍한 캐릭터가 아닌가 싶었다. 엄마가 죽어서 로나에게 100%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마지막에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말했다.


[펜하 종영인터뷰①] 유진 "드라마니까 재미있게 봤죠"

오윤희가 살아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추측에 대해 유진은 "이상하게 죽고 나니까 돌아올 것 같다는 말이 많더라. 살아있을 때 잘하지"라며 웃었다. "어지간히 욕도 많이 먹은 캐릭터인데 죽고나서도 찾아 주시니까 기분이 좋았다"며 "오윤희가 죽어서 아쉬운 게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전체적인 걸 봤을 때 그 시점에 제가 죽는게 드라마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큰 흐름을 이해했다.


오윤희가 민설아(조수민) 사건의 범인이라는 걸 대본을 받고 안 것처럼 '펜트하우스 시즌3'에서 하은별(최예빈)을 구하다가 사망하는 것도 대본을 받은 뒤에 알았다. 오윤희를 죽인 인물이 주단태(엄기준)가 아니라 천서진(김소연)이라는 점도 유진에게는 놀라웠다고 한다.


"매번 파격적이었는데, 제가 민설아를 죽인 범인이었다는 것이 저한테는 놀라웠죠. 처음에는 너무 무리가 있는 설정이라고 생각해서 그 감정으로 가기까지가 힘들었고, 제 감정이 설득되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어요. 작가님과 많은 대화를 하면서 이해를 했고요. 그래서 '오윤희화' 되는 것에 나름 성공을 한 것 같고, 그랬기 때문에 지금까지 오윤희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어쨌든 첫 번째 위기는 그때였어요. 내가 범인이라고? 그리고 결국 나를 죽인게 주단태가 아니라 천서진이라는 설정도 '나도 나지만 이제 천서진은 용서 받을 수 없구나' 생각했어요."


[펜하 종영인터뷰①] 유진 "드라마니까 재미있게 봤죠"

그가 꼽는 오윤희의 명장면은 무엇일까. "여럿 있을 것 같다"고 말문을 연 유진은 "부동산에서 윤희가 매매계약서에 도장을 찍을까 말까 하는 것도 명장면이었고, 헬리콥터를 타고 서진의 약혼식에 나타나서 초토화시키는 장면도 재미있었다. 헬리콥터가 신의 한 수였던 것 같다. 강풍기와 헬리콥터 바람으로 촬영장이 아수라장이 됐었는데, 방송에서는 그 씬이 정말 재미있게 나왔던 것 같다"며 "민설아를 밀어죽이는 장면도 충격적이지만 뇌리에 많이 박히는 씬이 아니었나 그런 생각이 든다. 로나가 죽었을 때도 그렇다. 명장면이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저한테 기억에 남는 씬들"이라고 답했다.


유진은 유독 극중 딸 배로나에 대한 애틋함을 여러번 이야기했다. 하은별을 구하다가 죽은 것에 대해 "이른 죽음이지만 드라마틱했다"고 하면서도 "다만 홀로 남은 딸을 생각하면 마음 아픈 죽음"이라고 말했으며 배로나가 죽은 것처럼 그려졌다가 살아난 장면에 대해서는 "충격적이지만 안도가 되는 설정"이라고 말했다. 모녀 관계를 연기한 김현수에게도 자연히 애정이 쌓였다.


"현수는 너무 착하고 예쁜 배우예요. 맑은 눈망울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아요. 굉장히 차분하면서 진득한 면을 갖고 있죠. 제 딸이라고 하기에는 되게 큰데, 진짜 딸 같은 느낌이 들어요. 사춘기 딸을 가진 엄마 경험을 미리 한 느낌이에요. 제가 진짜 엄마여서 그런지 딸과 연기할 때 편하더라고요. 슬픈 장면이나 극한의 감정 연기가 많이 있었는데, 간접 경험을 한 것 같아요."


[펜하 종영인터뷰①] 유진 "드라마니까 재미있게 봤죠"

딸이었던 캐릭터에게도 모성애를 보인 유진이지만 현실과는 완전히 다르다. 유진은 "저는 아이들이 행복하게 컸으면 좋겠다. 공부가 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나 요즘 같은 시대에 저는 아이가 뭘 잘 할 수 있는지 빨리 찾았으면 좋겠고, 그걸로 인해 본인이 행복할 수 있다면 최고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누구나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내가 가이드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아이들 교육을 하고 있다. 너무 힘들게 공부하는 아이들을 보면 안쓰럽다"고 밝혔다.


오윤희는 유진에게 큰 도전이 필요한 캐릭터였다. 그만큼 호평 받고 잘 마친 현재, 성취감도 크다. "오윤희라는 캐릭터를 제가 얼마만큼 소화를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욕을 먹기도, 응원을 받기도 할 정도로 영향을 미친 캐릭터이지 않았나 싶다. 사실 저 유진으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캐릭터이지만 오윤희를 제가 만들고 빠져서 연기했기에 애증 같은 감정을 갖고 있다. 나와는 너무 다르고 너무 힘든 삶을 산 캐릭터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애착도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힘들면서도 정이 가는 캐릭터다. 이런 캐릭터를 만나서 저한테 큰 행운이었다.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앞으로 새로운 캐릭터에 더 도전 정신을 갖게 한 캐릭터이자 작품이었다"고 의미를 짚었다.


[펜하 종영인터뷰①] 유진 "드라마니까 재미있게 봤죠"

'펜트하우스' 속 인물들과는 다른 크기와 방향이지만 '배우'인 유진에게는 배역에 대한 욕망이 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욕망을 다스릴 줄 알게 됐다. 유진은 "좋은 영화나 작품을 봤을 때 나도 저런 배역을 하고 싶다는 욕망이 올라온다. 하지만 나의 직업이 원한다고 할 수 있는게 아니라 선택을 받아야 하고 인연이 닿아야 하기에 그런 욕심을 계속 품고 있으면 해로울 것 같더라. 그럴 때마다 마음을 진정시킨다"고 했다. 이어 "그것 이외에 솔직히 저는 욕망스럽지 않다. 현실에 만족하고 긍정적인 편이어서 '욕망' 같은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욕망이 사람을 결국 불행하게 만든다는 걸 우리 드라마가 잘 보여준 것 같다"며 '펜트하우스'가 지닌 메시지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드라마니까 재미있게 촬영하고 봤지, 현실에 그런 세계가 있다면 저는 절대 뛰어들고 싶지 않고 멀리서 구경도 하고 싶지 않다"는 웃음 섞인 말도 남겼다.


1년이 넘는 시간동안 시즌3까지 끌어온 '펜트하우스'를 마친 유진은 남편 기태영과 두 딸 아이 육아를 하면서 그야말로 일상을 즐기고 있다. "부재가 길었던 만큼 아이들과 시간을 함께 하려 한다. 다른 건 잘 못하고 있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올해는 엄마로서 보낼 것 같다. 정말 평범한 엄마로서 일상을 살고, 즐기고 있다"며 "좋은 작품을 만나 또 다른 캐릭터로 인사드릴 날을 기다리고 있으니 많이 기대해달라"는 말을 전했다.


사진=인컴퍼니



권수빈 기자 ppbn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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