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다윈 영의 악의 기원' 윤형렬, 끝없는 담금질

최종수정2021.09.27 17:22 기사입력2021.09.2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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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다윈 영의 악의 기원' 윤형렬 인터뷰
"정체되고 싶지 않아요"

[뉴스컬처 이솔희 기자]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윤형렬이 모토로 내세우는 문구에는 그의 삶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있다. 그는 배우로서도, 인간으로서도 정체되지 않고 매 순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하루하루를 땀방울로 가득 채운다. 이번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을 마주하는 마음가짐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또 한 번 새로운 매력을 무대 위에서 펼쳐내기 위해 자신을 끝없이 담금질하고 있다.


오는 10월 3일 개막을 앞둔 뮤지컬 '다윈 영의 악의 기원'(제작 서울예술단)은 박지리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선과 악의 갈등, 계급 사회 등을 다루며 인간의 이면을 고발하는 작품이다. 상위 1지구에 위치한 명문 학교 '프라임 스쿨'의 학생 다윈과 루미가 30년 전 벌어진 제이 헌터의 죽음에 관한 진실을 찾아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윤형렬은 다윈의 아버지이자 진실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 니스 영 역을 맡아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그는 "가상의 이야기지만 현실의 풍자를 담고 있다. 많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죄의 대물림을 이야기하는 동시에 낙오자가 되지 않기 위해 살아가는 현시대에도 적용되는 이야기"라고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을 설명했다.


[인터뷰]'다윈 영의 악의 기원' 윤형렬, 끝없는 담금질


이어 "원작 소설도 탄탄하고, 뮤지컬 작품도 탄탄하니 연기를 하면서 짜릿한 순간이 많다. 배우들이 연기하면서 어색하지 않고 재미있게 할 수 있다는 건 대본이 좋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윤형렬은 니스 영을 "자신의 삶이 없는 캐릭터"라고 표현했다. 그는 "자신이 저지른 죄로 인해 계속해서 혼돈 속에서 살아간다. 평생을 이중적인 모습으로 살아가는 인물이고, 결국에는 다윈도 그 삶을 이어받게 된다. 그런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니스 영으로서 포커스를 두는 부분은 '얼마나 고뇌가 깊었는가'이다. 교육부장관이자 아빠로서의 니스 영과 16살까지의 니스 영이 이중적인 삶에 얼마나 고통받았는지. 가면을 쓰고 두 개의 삶을 살아야 하는 사람이다 보니 그런 특성에 관객분들이 얼마나 공감할 수 있게 만드느냐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캐릭터로서 초점을 맞춘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다.


작품의 초, 재연에 출연하며 니스 영이라는 인물의 이미지를 구축한 박은석의 뒤를 이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유쾌하게 털어놨다. 윤형렬은 "박은석 배우가 잘해놓은 덕분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숟가락 얹는 기분이다.(웃음) 초재연에서 많은 부분을 만들어놨기 때문에 그걸 바탕으로 제 스타일로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을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은석이의 그늘에서 어떻게 벗어날지 고민 중이에요.(웃음) 어떤 매력을 보여드리느냐가 제 숙제였어요. 그런데 어차피 박은석 배우처럼 한다고 해도 그렇게 보이지는 않더라고요. 가진 재료가 워낙 다르거든요. 관객분들이 얼마나 마음을 열어주시느냐에 달려있을 것 같아요. 관객의 마음을 여는 건 배우의 숙명이에요."


[인터뷰]'다윈 영의 악의 기원' 윤형렬, 끝없는 담금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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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째 배우 생활을 이어오며 '믿고 보는 배우'로 손꼽히는 윤형렬이지만, 여전히 자신의 틀을 깨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매 순간 노력 중이다. "성장하는 재미가 있다"며 미소 지은 그는 "관객분들의 공감을 살 수 있으면서도 그동안 하지 않았던 연기를 하는 게 가장 어렵다. 대부분의 연기가 어떤 경우의 수 안에서 일어나기 마련인데, 그걸 벗어나서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는 연기가 하고 싶다. 그게 모든 배우의 지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진정성을 보였다.


이어 "정체되어 있는 것이 싫다. 계속해서 새로운 걸 보여줘야 앞으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배우가 관객을 끌고 와야지, 관객에게 끌려가면 안 된다는 얘기를 듣고 공감했다. 뻔하지 않은 연기를 보여줘야 관객을 끌고 갈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배우로서의 신념을 이야기했다.


"조승우 형의 '지킬앤하이드'를 보면서 한 대 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은 적이 있어요. 'Confrontation' 장면에서 항상 하는 움직임을 하지 않고 손뼉을 치는 거예요. 자신의 틀에서 벗어나는 게 힘들 수밖에 없는데, 그 틀에서 벗어난 거죠. 정말 대단한 배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도 항상 다르게 해보려고 하고, 새로운 지점을 찾기 위해 노력해요."


[인터뷰]'다윈 영의 악의 기원' 윤형렬, 끝없는 담금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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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에는 오랜 준비 끝에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제 다시 배우의 삶으로 돌아왔지만, '박사 윤형렬'의 열정은 현재진행형이다. 새로운 논문을 준비 중이라며 공연업계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꺼내놓는 그의 눈은 작품과 캐릭터를 이야기할 때만큼이나 반짝였다.


윤형렬은 "배우로서의 경력도 중요하지만 학자로서도 공부를 더 하고 싶다. 이제 막 학위를 딴 것 아닌가. 가야 할 길이 멀다. 조금 더 공부해서 두 분야를 다 해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면 시간이 지나 세상의 중심에서 벗어났을 때 보람차게 살았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열정을 보였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이 삶의 모토예요. 정체되지 않는 삶을 살고 싶거든요. 스스로를 괴롭히는 스타일이어서, 매일 저 자신과 타협하지 않으려고 해요. 이제 내실을 조금 더 키워서 우리나라가 문화선진국이 되는데 일조를 하고 싶습니다."(웃음)


사진=김태윤 기자



이솔희 기자 sh04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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