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노트③]김동준·이휴, '무인도 탈출기'가 알려준 행복

[컬처노트③]김동준·이휴, '무인도 탈출기'가 알려준 행복

최종수정2021.06.30 18:49 기사입력2021.06.30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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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무인도 탈출기' 김동준·이휴 인터뷰
김동준 "첫 뮤지컬, 새로운 도전"
이휴 "'무인도 탈출기' 만나 행복 배워"

[뉴스컬처 이솔희 기자] '무인도 탈출기' 속 봉수와 수아가 그랬듯, 김동준과 이휴 역시 뜨거운 열정보다는 따뜻한 행복에 집중한다. 두 사람이 최근 마주한 가장 큰 행복은 '무인도 탈출기'다. 상상 속 무인도에서의 삶을 통해 꿈을 향해 한 발을 내디딘 봉수와 수아처럼, 두 사람도 '무인도 탈출기'를 만나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뮤지컬 '무인도 탈출기'는 갓 서른을 넘긴 취업 준비생 봉수와 동현,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수아가 연극 공모전 상금 500만 원을 타기 위해 반지하 방에서 무인도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리는 작품이다.


[컬처노트③]김동준·이휴, '무인도 탈출기'가 알려준 행복


김동준은 뭐든 열심히 하지만 되는 일 없는 취업준비생 봉수를 연기한다. 그간 연극 무대에 주로 올랐던 김동준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뮤지컬에 도전하게 됐다.


그는 "사실 제가 미숙한 모습을 보여드려서 좋은 작품에 폐를 끼칠까 봐 걱정했다. 그런데 그 걱정을 이겨내고 싶다는 마음도 컸다. 극 중 봉수처럼 나도 새로운 것에 도전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다. 아직도 내가 뮤지컬 무대에 서고 있다는 실감이 안 난다"고 뮤지컬 무대에 임하는 소감을 전했다.


"뮤지컬 무대에 서보니 설레는 마음이 정말 커요. 함께 합을 맞추는 과정이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다른 배우분들이 매 공연 다른 매력을 뽐내는 것에 발을 맞추다 보니 그게 정말 새롭고 재밌습니다."


김동준은 봉수를 '가장 평범한 인물'로 표현하고자 했다. 그는 "이 나이대에 어디서든 볼 수 있는, 흔한 사람으로 표현하고 싶었다"며 "제가 취준생분들의 마음을 100%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저도 배우를 준비하면서 돈을 벌기 위해 안 해본 일이 없었다. 어떤 일이든 닥치는 대로 했다. 그래도 막연하게 배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버텼다. 그래서 봉수에 조금 더 공감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컬처노트③]김동준·이휴, '무인도 탈출기'가 알려준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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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휴는 지난 시즌에 이어 하고 싶은 것이 없어 고민인 아르바이트생 수아로 다시 돌아왔다. 그는 "지난해 이 작품을 처음 했을 때는 제가 무인도에 떨어진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제가 스스로 무인도를 찾아온 느낌이다. '무인도 탈출기'가 제게 정서적으로 정말 많은 변화를 가져다줘서, 변화한 나를 다시 들여다보고 싶었다"고 다시 한번 '무인도 탈출기' 무대로 돌아온 이유를 이야기했다.


"저는 꿈을 이루는 것에 급급했어요. 그런데 '무인도 탈출기'를 만나고 그런 마음에서 벗어나게 됐죠. 지금은 목표를 꼭 이루겠다는 생각보다도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게 뭘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더 행복해지더라고요."


이휴가 말하는 수아는 "좋아하는 것 없이, 시키는 대로 살아온 인물"이자 "잊어버렸던 꿈을 찾은 사람, 꿈으로 빛나는 사람을 보면서 본인을 돌이켜 보는 인물"이다.


"수아를 보면서 저희 언니를 떠올렸어요. 언니는 너무 빛나고 아름다운 사람이지만, 꿈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동생인 제가 언니 앞에서 꿈에 대해서 얼마나 많이 말했겠어요. 그런 저를 바라보는 언니의 마음이 어땠을까 생각했어요. 이번 시즌에 수아로서 조금 더 명확하게 생각되는 부분이 생기면서, 언니를 조금 더 많이 떠올리게 된 것 같아요."


이휴의 말대로 수아는 아직 꿈을 찾지 못한 인물이었지만, 극 중 무인도에서의 이야기를 진행해가면서 "반짝이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친다. 결국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고 눈을 반짝였던 수아처럼, 이휴도 "내가 하고 싶은 걸 자신 있게 해내는 순간" 반짝인다.


이휴는 "운이 좋게도, 내가 하고 싶은 걸 남들 앞에서 선보인 적이 많다"며 "15살 때 노래를 처음 배웠는데, 그게 정말 행복했다. 음악이 제가 꼽는 저의 반짝임이다. 노래를 하는 걸 넘어 음악을 만들고, 지휘를 하는 순간에 빛났던 것 같다. 뮤지컬을 하는 지금도 빛나는 순간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창 꿈을 꾸던 때의 행복과 지금의 행복은 형태가 다른 것 같아요. 예전에는 뜨거움이 있었다면 지금은 잔잔하고 소소한 행복이죠. 사랑하는 사람을 처음 만나는 듯한 설렘이 지금은 없지만, 그 설렘을 느낀 순간을 생각해보면 여전히 신기하고 아름다워요."


[컬처노트③]김동준·이휴, '무인도 탈출기'가 알려준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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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수는 힘든 현실을 잊고 극중극인 무인도에서의 삶에 푹 빠진다. 무인도에서 탈출할 수 있는 기회가 와도 거절할 정도다. 결국 무인도에서 나오게 된 봉수는 잠시 힘겨운 시간을 보내지만, 이내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딘다. 좋아하지만 버거운 현실 때문에 잊고 있었던 만화책을 빌려오는 것이 그 시작이다.


김동준은 "봉수가 만화책을 가지고 와서 만화를 그릴지, 아니면 다시 현실로 돌아갈지는 모르겠지만, 만화책을 빌리는 행동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봉수가 무인도에서 나와 침대에 누워 보냈던 3일은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차분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이었을 것"이라며 "그 시간이 지난 후에는 자신을 조금 더 온전하게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컬처노트③]김동준·이휴, '무인도 탈출기'가 알려준 행복


'무인도 탈출기'는 청춘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인 만큼, 두 사람에게 공감되는 부분도 많았다. 올해로 30대에 접어들었다는 점도, 이제 막 본격적으로 꿈을 펼쳐나가기 시작했다는 점도 각각의 캐릭터와 맞닿아있다.


이휴는 "수아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는 과정이 많이 공감됐다"며 "저도 좋아하는 걸 찾게 된 지 얼마 안 됐다. 작년부터 제 방에서 '혼술'을 즐기게 됐는데, 제 방에서 바라보는 야경이 정말 예쁘더라. 집에서 산 지 18년 만에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다. 음악을 틀어놓고, 맥주를 한 잔 마시면서, '내 방'이라는 무인도에서 야경을 즐긴다. 최근에 찾은 행복"이라고 미소 지었다.


김동준은 "단순히 청춘들의 이야기를 넘어, 현실에 갇혀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봉수도 현실에 갇혀있다가 잊었던 것을 되찾고, 자신도 뭔가를 좋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지 않나. 그 과정에서 행복이 멀리 있는 게 아니라는 것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저도 꿈을 찾기 위해 고민한 시간이 있었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초등학교 졸업 앨범을 봤는데 제 장래희망이 개그맨이라고 적혀있더라고요. 그때 깨달았어요.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일을 하고 싶다는 걸. 개그맨이 되기 위해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배우를 꿈꾸게 됐죠. 배우가 됐지만 꿈을 이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항상 이 다음의 꿈을 꾸고 싶거든요. 지금은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는 게 제 목표입니다."


[컬처노트③]김동준·이휴, '무인도 탈출기'가 알려준 행복


'배우'가 직업으로서의 목표라면, 인간으로서 이루고 싶은 꿈은 조금 더 포근하고 따뜻하다. 이휴는 '가족'을 꼽았다. 그는 "예전에는 좋은 엄마가 되는 게 꿈이었는데, 지금은 앞으로 내가 만들어갈 가정보다는 지금의 가정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가족들과 함께 추억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깊은 속내를 드러냈다.


김동준은 '불로장생'을 꿈으로 꼽아 웃음을 안겼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는 남달랐다. 그는 "제가 죽더라도 저를 기억하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게 불로장생이라고 생각한다. 죽음 이후에도 누군가에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이나 기억이 되고 싶다"고 생각을 전했다.


"당장 하고 싶은 게 없어도 괜찮고, 있던 꿈이 사라져도 괜찮아요. 습관과 시도가 밀도 있게 쌓이다 보면 결국 그게 '나'가 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이휴)


"'무인도 탈출기'가 전하는 메시지가 있지만, 관객분들이 느끼는 감정 자체가 메시지가 되어 다가갔으면 좋겠어요. 깨달음의 몫은 관객에게 돌리고 싶습니다."(김동준)


사진=김태윤 기자



이솔희 기자 sh04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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