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인터뷰]'강철비2' 양우석 감독 "분단이 그랬듯 평화체제도 우리 힘으로 불가능"

[NC인터뷰]'강철비2' 양우석 감독 "분단이 그랬듯 평화체제도 우리 힘으로 불가능"

최종수정2020.08.02 08:00 기사입력2020.08.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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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강철비2:정상회담' 양우석 감독 인터뷰

[뉴스컬처 이이슬 기자] 양우석 감독이 상호보완적 속편으로 돌아왔다. 영화에 담긴 함의와 은유는 연출자와의 인터뷰를 하지 않을 수 없게 했다. 영화를 관람한 후 기사를 일독을 권한다.


양 감독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NC인터뷰]'강철비2' 양우석 감독 "분단이 그랬듯 평화체제도 우리 힘으로 불가능"


'강철비2: 정상회담'(이하 ‘강철비2’)은 남북미 정상회담 중에 북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린다. 2017년 개봉해 445만 관객을 모은 '강철비'의 속편으로 전편에 이어 양우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강철비2'는 전편의 상호보완적 속편으로 남과 북 진영도, 배우도 바꿔 선보인다. 전편에서 정우성이 조국에 대한 신념으로 가득 찬 북 최정예요원의 모습을 선보였다면, 속편에서 전쟁 위기 속,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려는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로 변신한다. 전편에서 각국의 주요 관료들과 긴밀하게 내통하는 남 외교안보수석으로 분한 곽도원은 박진우는 핵을 포기하고 개혁과 개방으로 가는 것은 북이 망하는 길이고, 혈맹 중국과의 동맹을 이어가는 것만이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 살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라 믿고 북미 평화협정에 반대해 쿠데타를 일으키는 북한 호위총국장을 연기한다.


왜 상호보완적 속편이어야 했을까. 유일한 분단국가이기도 하지만 이같이 연속적으로 제작된 건 최초다. 양우석 감독은 “전편을 선보인 2017년 말에서 2018년 사이에는 한반도 전쟁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 당시 선택지는 네 가지 정도. 이러한 가능성을 두고 외국에서는 한반도 전쟁 상황을 시뮬레이션했다. 가장 시뮬레이션을 철저하게 해야 할 우리는 상상조차 철저히 검열하곤 한다. 해외에서 시뮬레이션 한 부분을 영화로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전편에서 핵무장에 관해 이야기했다면 속편에서는 평화 체제 구축을 그린다. 양 감독은 “북핵을 포기하면 평화협정이 체결될까. 북한도 그건 답이 아니라는 걸 알았을 것이다. 핵을 포기한들 변화가 없을 거다”라고 했다.


전편의 배우로 남과 북 진영을 바꾼 것에 대해서는 의도라고 밝혔다. “배우를 싹 바꾼다 한들 어땠을까. 분단도 우리 손으로 하지 않았듯이 평화 체제도 이제 우리 의지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속편은 반듯이 만들어져야 했고 냉철해야 했다. 전편이 변화구라면 속편은 돌직구인 셈이다. 우리가 분단국가기에 가능한, 유례없는 시리즈물이다.”


[NC인터뷰]'강철비2' 양우석 감독 "분단이 그랬듯 평화체제도 우리 힘으로 불가능"


정우성이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로 분해 중심을 잡는다. 정치적 발언을 한 적은 없지만 일련의 사건에 소신을 드러내 온 터라 일각에서는 정치색을 지녔다고 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양우석 감독은 “꼭 정우성이여야 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정우성은 소 같은 배우다. 한경재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봤다”라며 굳은 신뢰를 드러내며 “영화 ‘놈놈놈’에서 한마디 말없이 총으로 모든 걸 해결하는 분이 아닌가”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영화에서 정우성은 양보와 희생도 하는데 포기하지 않고 간다. 실제로도 그렇다. 소처럼 우직하고 뭐든 인내하고 참아내며 가는 배우다. 묵묵히 걸어가는 모습이 일부에게는 거슬렸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언젠가부터 모두가 관심을 두지 않는 곳을 건드리면 불편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존재한다. 우리 영화에 대한 시선도 그런 부분이 없지 않다. 그러나 누군가는 이야기 해야 하고 대중이 보기 편한 장르로 편하게 드라마를 풀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유연석은 영어에 능통하고 국제 정세를 두루 살피는 등 유연함을 갖춘 북 위원장을 맡아 새로운 변신에 나선다. 그를 1순위로 떠올렸을까 하는 물음이 든다. 다수 드라마에서 말랑말랑한 배역과 작품을 해왔기에 북한 지도자로 썩 낙점하기 어려웠으리라는 생각에서다. 양우석 감독은 “싱크로율을 깨고 싶었다. 조선민주주의공화국의 역사가 응집된 캐릭터를 그리고 싶었다. 그래야 강력하게 평화를 원할 것이라고 봤다. 그래서 초강경 동맹파에 곽도원을 둬 ‘지킬 앤드 하이드’처럼 전면 배치했다”고 섭외 의도를 밝혔다.


양 감독의 믿음과 유연석의 의지가 새로운 북한 지도자를 탄생시켰다. 한국 영화에서 다소 생경하고, 새로운 얼굴이다. 실제 그는 1984년생. 김정은 위원장과 동갑이다. “저는 몰랐는데 유연석이 첫 미팅 자리에서 말해줬다. 그 말을 꺼내는 걸 보니 영화에 출연할 생각이 있구나 싶어 황급히 엮었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유연석이 보여준 드라마 속 구동매와 칠봉이의 모습을 보면 외곬이다. 하나를 향해 직진하며 한없이 퉁명스럽더라. 그런 이미지를 영화에 가져오면 좋겠다고 봤다. 영화에서 미국 대통령 스무트가 돈 많고 힘센 맏형이라면 북 위원장 유연석은 고집불통 막내다. 그 사이에서 중재하려는 둘째 형이 남한 대통령 정우성이다. 삼형제 이미지를 놓고 시나리오를 구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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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가 출신 미국 대통령을 연기한 스무트는 배우 앵거스 맥페이든이 연기한다. 그는 외형, 말투, 제스쳐 등 트럼프 대통령과 겹쳐지며 또 하나의 재미를 준다. “풍자는 현실을 살리지 못하면 안 된다. 외국 배우들은 직설적으로 가져온다. 우리와 달랐다. 그래서 해학을 위해 글을 쓸 때부터 조금 가져왔다. 강한 사람을 풍자해야 재미있지, 약자를 풍자하면 그건 희롱이라고 봤다”며 의도를 드러냈다.


영화에서 시선을 빼앗는 이는 단연 신정근이다. 그는 백두호 부함장으로 분해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한다. 특히 극 후반에서는 정우성과 투톱으로 활약하며 클라이맥스를 이끈다. “잠수함 액션 영화에는 예외 없이 주인공이 함장이다. 시나리오를 쓰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점점 주인공다워졌다”며 웃었다. “어찌 됐든 주인공은 한경재 대통령이어야 했기에 밸런스를 맞추려 노력했다. 참 군인을 그리려 했다”라고 말했다.


앞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정우성은 “‘강철비2’를 통해 한반도에 연민이 생겼다”라고 말하며 먹먹함을 안겼다. 양우석 감독은 어떨까. “‘변호인’을 통해 영화 연출을 시작했다. 늦은 나이에 입봉을 한 것이다. 친구들이 은퇴하는 나이에 연출을 시작했으니 얼마나 고민이 많았겠나. 주변을 둘러보며 한국 사회에 필요한 이야기를 상업영화 형태로 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내가 할 수밖에 없겠다고 느꼈다.”


‘강철비2’는 남북미 관계만큼 해상 잠수함 장면이 인상적이다. 여름에 즐기기 알맞은 액션 재미를 선사한다. 양우석 감독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라며 “잠수함 영화로 미국도 잡아보고 싶었다”며 웃었다. 이어 “CG업체들과 1년 동안 죽고 살며 여기까지 왔다”로 털어놨다.


[NC인터뷰]'강철비2' 양우석 감독 "분단이 그랬듯 평화체제도 우리 힘으로 불가능"


“우리는 동해 속은 잘 모른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잠수함이 모여있는 나라다. 심지어 러중일은 훈련을 하러 잠수함이 득시글거리는 동해로 온다. 동해만큼 훈련하기 좋은 곳이 없다더라. 바닷속을 여름에 시원하게 즐겨주시길 바란다.”


‘강철비’ 3편도 볼 수 있을까. 이를 물으니 “2편의 손익분기점이 넘어야 구상이 가능하지 않겠냐”며 “잘 됐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이어 “1,2편에서는 해외에서 한반도를 시뮬레이션한 내용을 토대로 영화를 발전시켰다. 콘크리트만 제공했지 시멘트와 철근은 해외산인 거다. 3편을 한다면 국산으로 모두 차용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북핵 말고 다음에 당면한 문제는 인구감소가 아닌가. 우리 민족이 당면한 시급한 문제인 인구 감소 문제에 관해 그려보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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