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거리두기가 끝나면 영화관에 사람들이 몰려올까요?"

[포커스]"거리두기가 끝나면 영화관에 사람들이 몰려올까요?"

최종수정2021.01.11 16:41 기사입력2021.01.1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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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최저 관객수 경신
신작無·거리두기 2.5단계로 텅 빈 극장
CGV·롯데·메가박스 힘겨운 버티기
"코로나 확산세 예측불가…보릿고개 길어질 수도"

[뉴스컬처 이이슬 기자] 극장이 얼어붙었다. 한파로 전국을 꽁꽁 얼려버린 날씨처럼 영화관에도 혹한이 계속되고 있다. 주말도 소용없다. 지난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극장을 찾은 관객은 8만 명대로 또다시 하강곡선을 그렸다. 신작의 부재와 거리두기 이중고를 겪으며 주말 관객수가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금 극장가는 간판에 불을 켰지만 판매할 물건도 손님도 없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1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주말, 8일부터 10일까지 극장을 찾은 총 관객수는 8만735명에 머물렀다. 이는 새해 첫 주말이었던 전주 1일부터 3일 14만9천여 명에 비해 절반 가까이 뚝 떨어진 수치다.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원더 우먼 1984'는 2만6,147명이 봤다. 지난 23일 개봉한 영화는 힘겹게 50만 문턱을 넘었다. 누적 관객수는 50만7,121명이다.


사진=뉴스1(이하 상동)

사진=뉴스1(이하 상동)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개봉한 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가 같은 기간 9,032명을 모으며 2위를 차지했다. 1930년대 우크라이나 대기근 참상을 폭로한 영국 기자의 실화를 다룬 영화 '미스터 존스'가 4,843명으로 3위에 자리했다. 한지민·남주혁 주연 '조제'는 지난달 10일 개봉해 누적 관객수 20만4,672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이 밖에도 수잔 서랜던·케이트 윈즐릿 주연의 '완벽한 가족'과 '걸' 등 외화가 10위 내 랭크됐다.


박스오피스가 사실상 무의미하게 다가올 만큼 스코어는 보잘 것 없다. 매일 영진위 전산망을 들여다보는 일이 일상이었다는 한 영화인은 "코로나 상황으로 단기 관객수로 영화에 대한 반응을 가늠하는 일이 무의미하다고 느낀다"며 "박스오피스를 들여다보지 않은지 몇 달 됐다"며 씁쓸해 했다.



신작無·거리두기 계속…설 연휴 개봉도 회의적

안타깝게도 예견된 일이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재확산에 따른 3차 대유행이 불어닥치자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에 따른 9시 이후 영화관 영업금지 조처를 내렸다. 연말 연휴와 겨울방학 기간인 12월, 1월은 극장가 성수기로 꼽혀왔지만, 올해는 예외였다. 주요 배급사는 9시 이후 관객이 몰리는 시간대에 영화를 상영할 수 없게 되자, 이 기간 개봉을 검토해온 신작 일정을 일제히 연기했다. 2021년 새해가 밝았지만 한국영화는 극장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언제 상황이 나아질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극장은 계속 문을 열고 있다. 극장 관계자는 "신작이 상영돼야 관객도 올 텐데, 12월~1월 개봉하려던 영화가 일제히 뒤로 연기했다. 한 편의 신작이 아쉬운 상황인데, 아쉽다"면서도 "그렇다고 개봉을 미룬 영화들 탓을 하고 싶지는 않다. 영화들도 애써 만든 작품을 최악의 상황에 선보이고 싶지는 않을 것이기에 이해한다. 중요한 건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는 것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포커스]"거리두기가 끝나면 영화관에 사람들이 몰려올까요?"


배급 관계자는 "홍보를 어느 정도 진행한 영화의 경우 개봉을 연기하면 사전에 든 프로모션 비용이 고스란히 손해로 남는다. 이를 감수하고서라도 개봉을 연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한숨 지었다.


영화계 다수는 다가오는 설 연휴에도 극장에 걸리는 신작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계자는 "지난해 개봉을 연기한 영화 중 일부는 오는 2월 말 개봉을 검토 중이지만, 이는 장담할 수 없다. 지난해 여름 상황을 떠올려보면 된다. 당시 모두가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 예상하고 개봉을 준비했지만, 급속도로 악화해 손해가 컸다. 당시 개봉을 포기한 작품 중 일부는 OTT 플랫폼 공개를 결정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코로나 상황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거리두기가 끝나면 내일 극장에 사람들이 몰려 올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당장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돼 극장이 오후 9시 이후 영업중단이 해제된다 하더라도 하루아침에 갑자기 상황이 좋아지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중요한 건 거리두기 여부보다 코로나 확진자수가 줄어들어 희망을 품고 극장을 찾을 수 있는 분위기가 되는 거라고 본다. 백신 접종 이후, 극장으로 발걸음하는 관객이 늘어날 때, 다시 예전의 분위기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 상황 당장 나아지지 않을 것"

극장은 현재의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고 있을까. 관계자는 "인력을 축소 배치하고, 상영 시간표도 줄였지만, 운영에 들어가는 최소 비용이라는 게 있다. 문을 열면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박스오피스 10위권 내 재개봉작 2016년 10월 7일 개봉한 '라라랜드'와 2000년 10월 20일 개봉한 '화양연화'가 10위, 2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극장 관계자는 "시간이 흘러도 당시 여운을 간직한 명작들이 재개봉 상영되고 있다. 극장에서 당시 추억을 되새겨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큰 화면과 방역이 잘 된 극장에서 작품을 봐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포커스]"거리두기가 끝나면 영화관에 사람들이 몰려올까요?"


돌파구는 없을까. 영화 관계자는 "극장은 일부 직영점의 문을 닫고, 인원을 감축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다"며 "개봉이 연기된 영화 다수가 OTT 플랫폼과 긴밀한 논의를 통해 제작비를 건사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상황이 한두 달 사이 호전되리라 예상하지 않는다. 할리우드 주요 배급사는 올가을께나 사람들이 극장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코로나 상황을 주시하며 손 놓고 있을 게 아니라, 지금의 할리우드처럼 코로나 종식 이후의 시장을 대비해야 하지 않을까. 포스트 코로나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시장은 변화를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여러 시도가 있지만 이는 당장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일 뿐 장기적 대비책은 못 된다. 이후 극장에서 관객들의 선택을 받는 영화는 코로나 이전과 분명 달라질 것"이라며 "다수 OTT 플랫폼들도 손 놓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기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본다. 관객이 마음놓고 극장에 발걸음할 수 있을 때, 좋은 영화를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잘 선보이기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에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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