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괴물' 백석광, 드라마 초보배우가 되다

최종수정2021.04.04 13:00 기사입력2021.04.0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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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한 백석광
"'괴물' 같은 작품 할 수 있다니 축복 받은 일"
"TV에서 볼 수 있어 감격스럽다는 주변 반응"

[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배우 백석광은 '괴물'에 출연한 것을 두고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었다고 했다. 드라마 출연으로는 이제 두 번째, 연극 무대에서 쭉 연기해온 그에게 방송 드라마 세상은 또 다른 배움의 터였다. 그는 "드라마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참여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뻤다. 공부하는 마음으로 만양에서 생활했다"고 말했다.


그가 연기한 황광영이라는 인물은 주변에 있을 법한, 일상과 맞닿아 있는 인물이었다. 그렇기에 만양파출서라는 공간에 밀착되고자 노력했다. 백석광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그렇게까지 경찰차를 유심히 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인터뷰①]'괴물' 백석광, 드라마 초보배우가 되다

"집 근처에 있는 파출소를 괜히 자세히 보면서 담소 나누는 모습을 관찰하기도 했다. 우리네 삶과 다를 바가 없으니 그 모습들을 상상해서 표현하려고 했다. 황광영은 개인적으로 애정이 가는 인물이다. 메인 사건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열심히 사는 사람이다. 퇴근은 언제 할지 이야기하고, 승진하고 싶어하는 그런 모습이 인간미가 있으니까."


글로 적힌 '괴물'을 읽고나서 어떤 느낌을 받았냐고 묻자 그는 김수진 작가에 관해 이야기했다. "광영의 시점으로 작품을 바라보게 되더라. 작가님께서 만양 사람들에게 애정을 갖고 계신다고 느꼈다. 그래서 '나도 만양 사람이 되고 싶어'라는 마음이 들었다.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힘이 강해서 술술 읽혔다"고 답했다.


백석광에 대해 알아보다보니 그는 극 속에서 어떤 폭력이 '전시'되는 상황을 상당히 경계하는 듯 보였다. 살인사건의 실마리를 파헤쳐 가는 '괴물' 또한 장르의 특성에 의해 그러한 폭력의 상황이 나온다. 백석광은 "사실 이런 장르를 어려워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살인이나 폭력이 전시됨으로써 그저 관객을 긴장시키는 것에만 의미가 있는 경우가 나에게는 상당히 곤란하고 서운하게 느껴진다. '괴물' 같은 경우 피해 당사자들에게 감정적으로 이입할 수 있고, 사건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장치가 훌륭하다. 이렇게 쓰여진 작품이라면 '뭐라도 하고 싶다. 내가 갖고 있는 에너지를 다 쏟아부을 수 있지'라고 생각했다."


인물에 대한 반전이 많은 드라마였다. 의심되는 사람이 수시로 옮겨졌고, 지난 회차에서는 이동식(신하균 분)의 여동생 이유연 살인사건에 관련된 용의자가 한 두 명이 아니었다. 백석광은 "처음 대본 받았을 때만 해도 누가 범인인지 모르는 회차까지 받았다. 뒤로 갈수록 엉킨 실타래가 풀려나가니까 다들 놀랐다. 함께 일하는 배우들과 스태프들도 대본을 받으면 재미있어 하고, 과연 누구일까 추측하게 된다. 참여자들에게도 즐거움을 주는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건 축복 받은 일인 것 같다"고 했다. 절대 범인이 누군인지 발설하지 않았다고. "주변 사람들이 범인이 누구냐고 물어보는데, 절대 가르쳐주지 않았다. 아무한테도 범인이 누구인지 말하지 않았다. 보는 사람의 즐거움을 앗아가는 일이기 때문에 스포일러는 하지 않았다"며 웃어보였다.


[인터뷰①]'괴물' 백석광, 드라마 초보배우가 되다

이규회, 김신록, 심완준 등은 그에게는 익숙한 사람들이다. 연극을 함께 공연한 이도 있고, 관객으로 연기를 지켜본 이도 있다. 백석광은 "참 재미있는 게 드라마라는 게 아직은 낯선 현장이고 다 다른 토양에서 성장해서 여기에서 만난 것인데, 연극을 하면서 만났거나 객석에서 봤던 배우들이다 보니 연대감이 있었다. 그런 마음이 작품에도 반영되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그들 뿐만이 아니다. 신하균, 여진구, 천호진, 손상규 등 만양파출소에 모인 이들은 첫 촬영에서부터 합을 만들어내면서 멋진 극을 완성했다. "파출소에서 처음 촬영하던 날이었다. 자기 자리가 어디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디렉팅을 받아 각자의 자리가 배정이 됐다. 리허설을 하는데 연극이나 다를 바가 없더라. 다들 준비가 돼 있으니까 리허설 자체도 볼만하고 즐거웠다. 모니터를 하면서 자잘한 것들을 수정하고 완성도 있게 만들어 나갔다. 연극과 드라마가 많이 다를 것이라 생각했지만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험치와 연륜으로 생동감 있게 그 순간을 만들어내는 걸 보면서 참 놀라웠다"고 회상했다.


드라마 촬영의 순간들이 즐거웠다고 말한 그다. 2018년 종영한 SBS 드라마 '의문의 일승'에서 2021년의 '괴물'로 오기까지 약 3년의 공백이 있었다.(드라마 공백일 뿐 백석광은 항상 무대에서 연기하고 있었다) "연극 작업이 연달아 있다보니 매진하고 있던 상태였다. 손이 닿지 않기도 했다. 늘 다양한 작업을 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기회가 없어서 그런 것도 있었다. 이번에는 오디션 콜을 받고 참여하게 됐다. 제가 지금까지 경험했던 여러 역할들을 많은 분들에게 펼쳐 보이고 싶다는 목표와 꿈이 생겼다. 좀 더 삶이 활력적으로 변한다고 할까."


[인터뷰①]'괴물' 백석광, 드라마 초보배우가 되다

TV라는 매개체를 통해 방송되는 것이다 보니 주변 반응 또한 평소보다 훨씬 뜨거웠다고 한다. 백석광은 "지인들이나 친척들, 고향 친구들처럼 거리가 있는 곳에 사는 사람들은 나의 공연을 매번 챙겨보기는 어렵다. '공연하면서 살고 있대' 정도로만 알고 있던, 멀리 사는 분들한테 연락을 많이 받았다. 너를 TV에서 보다니 감격스럽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물꼬를 틀었으니 분야에 상관 없이 길을 찾아나가보고 싶다는 마음. 그는 "저는 또 다시 비기너(beginner)가 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이직을 하거나 사는 환경이 바뀌면 초기화가 되고 의욕이 생기는 것처럼 저한테는 지금이 그런 시기"라고 했다.


오래 활동해온 연극 무대에서는 '백석광 마니아'가 꽤나 있고, 다양한 면모가 있는 캐릭터들을 연기해왔다. 드라마에서는 초보자인 만큼 아무래도 제한된 역할, 표현에 한계가 있는 인물을 연기하고 있다. 그는 "인생은 길고 연기할 시간은 앞으로도 많이 남아 있으니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하다 보면 조금씩 저라는 배우를 알려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처음에는 조바심도 났다. 소속사에도 들어갔고, 빨리 뭔가를 잡아야 하지 않나, 멋진 역할과 멋진 작품을 당장이라도 해야하지 않을까 했는데 그게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지 않나. 인생에 무엇이 생길지는 아무도 모른다. 내 자신을 잃지 말고 기다려 보면 조금씩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사진=김태윤 기자



권수빈 기자 ppbn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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