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배우]정우, 이 구역의 미친 생활연기

최종수정2021.06.06 13:00 기사입력2021.06.0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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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조절장애를 가진 인물
생활연기부터 여장까지 소화
극중 캐릭터와 밀착한 모습

[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우리 주변 생활 반경 속에 있을 것 같은 인물, 정우가 카카오TV 드라마 '이 구역의 미친X'에서 맡고 있는 노휘오를 그려내는 방식이다.


매주 월, 화, 수요일 오후 7시 카카오TV를 통해 공개되고 있는 '이 구역의 미친X'는 분노조절장애가 있는 남자와 분노유발 여자가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 가면서 만드는 코믹 로맨스 드라마다. 어떤 행동만 봤을 때는 "미친X 아냐?"라고 반응할 법 하지만 내밀하게 들여다 보면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구나" 이해하게 되는 에피소드로 이뤄져 있다.


[e배우]정우, 이 구역의 미친 생활연기

정우는 강력계 형사 출신인 노휘오 역으로 출연 중이다. 노휘오는 과거 마약사범을 검거하기 위해 잠복 수사를 벌이다가 인생이 고꾸라졌다. 영장이 떨어지지 않아 철수하라는 명령을 받았지만 열혈 형사인 그는 이대로 물러설 수 없어 유흥업소를 수색했고, 이 과정에서 성매매 경찰관으로 오인 받았다. 이 일로 인해 동료는 치명적 부상을 당했고, 노휘오는 파면됐다. 이로 인해 노휘오는 분노조절장애를 얻게 됐고, 주기적으로 정신건강의학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고 있다.


그 날 사건으로 나락에 떨어진 노휘오를 연기하기 위해 정우는 집에서 편하게 뒹굴다가 나온 듯한 옷 차림, 찍찍 끌고 다니는 슬리퍼, 항상 어딘가 뻗쳐 있는 머리로 등장한다. 상담을 다니고, 편의점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게 일상의 전부인 노휘오의 무기력한 일상은 정우의 외양만으로도 짐작할 수 있다.


그의 주위에서는 분노할 수밖에 소소한 사건들이 연달아 일어난다. 대부분 옆집 여자 이민경(오연서 분)과 관련되어 있다. 정우는 순식간에 끓어오르는 분노를 큰 목소리와 흥분을 못 이겨 더듬는 말투, 시뻘게진 얼굴로 표현하고 있다. 감정의 진폭이 큰 캐릭터이지만 무리없이 소화한다.


[e배우]정우, 이 구역의 미친 생활연기

'이 구역의 미친X'에 오기까지 전작들에서 정우는 무거운 소재와 묵직한 이야기 속에 주로 등장했다. 그런 이야기들이 연기를 하는 배우의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하는 것도 사실. 영화에 집중하면서 진중한 연기를 펼쳐왔던 정우는 코미디가 넘쳐 흐르지만 마음을 건드리는 구석이 있는 '이 구역의 미친X'를 만나 고민없이 출연을 선택했다.


가벼운 듯 하면서도 어떤 메시지가 있는 '이 구역의 미친X'에서 정우는 발군의 생활연기를 보여준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쓰레기를 그리워했던 이들에게 노휘오가 반가울 수도 있을 것 같다. 주변 환경 속에 있을 것 같은, 어떠한 지질함이 노휘오에게서 느껴진다. 초인종이 울리자 문을 열기 위해 나가기 전 하는 사소한 행동이나 "뭐 뭐 뭐", "너 너 너"처럼 같이 단어를 반복하면서 대사를 내뱉는 모습은 노휘오와 정우를 구분하기 어려워 보일 정도다.


대사도 많은 편이다. 분노조절장애라는 특성이 있는 인물이기에 쉼표 없이 우다다다 내뱉는 장면들이 꽤 있다. 엄청난 대사량이지만 그 많은 말들을 분명한 발성과 발음에 담아 노휘오라는 인물의 에너지로 만들고 있다.


[e배우]정우, 이 구역의 미친 생활연기

쉽게 분노하는 노휘오가 초반에는 공격자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쉴 새 없이 당한다. 셋이 함께 몰려와 결국엔 원하는 바를 이루어내는 부녀회에 이리저리 휘둘리고, 말 걸지 말라고 먼저 엄포를 놨음에도 결국은 도와주게 되는 이민경의 상황에 매번 휘말린다. 마약사범 검거에 대한 미련을 놓지 못해 여장까지 하고 함정수사를 했지만 실패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동네변태로 몰리게 되는 에피소드가 압권이다.


이런 노휘오와 밀착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정우와 노휘오의 분리가 어려워 보일 정도이지만 카카오가 공개한 인터뷰를 보면 배우 정우와 캐릭터 노휘오 사이에 순식간에 전환이 이뤄진다. 연기력에 관해 딱히 흠 잡힐 만한 구석이 없던 정우는 '이 구역의 미친X'를 통해 또 한 번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사진=카카오TV



권수빈 기자 ppbn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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