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멀푸봄' 최정우, 스물일곱 청춘배우의 현재

최종수정2021.07.18 10:33 기사입력2021.07.1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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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에서 얼굴 알리고 드라마도 출연 중
'멀리서 보면 푸른 봄'의 홍찬기役
"유명세보다는 진짜 배우가 되고 싶다"

[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원작 웹툰 '멀리서 보면 푸른 봄' 속의 홍찬기와 배우 최정우가 연기한 KBS2 드라마 '멀리서 보면 푸른 봄'(이하 '멀푸봄') 속의 홍찬기에게는 차이점이 있다. 분위기를 환기시키거나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를 준다는 점은 같지만 다른 인물들과의 관계성이 조금 다르다. 최정우는 홍찬기라는 캐릭터를 연기한 사람으로서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술술 읊었다.


"웹툰에서는 소빈과 여준의 관계에 알게 모르게 변화를 주는 인물이었는데, 드라마 상에서는 소빈과의 관계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 웹툰에서는 아예 친구 관계인데, 드라마에서는 가족 이상이다. 감독님께서도 여동생 같은 소빈이 다른 사람과 사귀게 되면서 찬기가 빈자리를 느끼게 된다고 설명해주셨다"고 말했다.


[인터뷰]'멀푸봄' 최정우, 스물일곱 청춘배우의 현재

최정우가 해석한 '멀푸봄' 속 홍찬기는 십수년을 곁에 있으면서 자신의 한 부분을 채워주던 소빈이 곁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다. 소빈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걸 알지만 본인보다는 좋은 사람을 만나면서 좋은 관계를 다양하게 맺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여자친구를 쉴 새 없이 만든다. 최정우는 "다른 사람들이 보면 바람둥이라고 하겠지만 찬기 입장에서는 소빈이에게 이성적 애정에 대한 간격을 두려고 한 행동"이라고 이야기했다.


"웹툰에서는 완전히 친구이고, 이후 이야기가 없어요. 드라마에서는 사랑과 우정 사이의 감정을 느끼죠. 처음에 여준을 대할 때 질투의 형식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찬기가 고백을 하기도 했고요. 소빈이가 좋은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는데 그렇게 빨리 마음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걸 몰랐던 거예요. 그걸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시련이 있었던 것 같아요. 찬기도 정확하게 어느 상태라고 확정을 못한 것 같아요. 소빈이를 좋아해서인지, 소빈이가 좋아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서 그런건지, 베스트프렌드가 사라질까봐 두려운 것인지. 혼돈과 혼란스러움이 있었던 것 같아요."


MBTI 테스트 중 ENFP 유형을 연상시키는 컬러풀한 의상과 퍼머머리는 기존에 최정우를 알던 사람에게는 아주 낯선 이미지로 다가온다. 그는 "저도 찬기를 공부할 때 ENFP를 떠올렸다. 대본을 보면 딱 드러나서 외적인 걸 구축하는 건 쉬웠던 것 같다. 극중 인물들보다는 밝은 톤의 자유분방한 느낌이 풍기는 의상을 입었고, 머리는 감독님과 상의를 했다. 머리 기르는 게 힘들지는 않았는데 이제는 덥고 말리는데 오래 걸려서 불편하다"며 웃었다.


온 몸과 마음을 다해 청춘을 낭비하는 한량. 명일대 최고의 주접맨. 명일대의 투머치토커. 성별이 여자이기만 하면 무조건 집적대는 바람둥이. 홍찬기라는 인물에 관한 공식 설명이다. 항상 텐션 높은 상태의 홍찬기는 처음 마주해본 최정우와는 완전히 달라 보였다. 최정우는 "친한 친구들은 '최정우가 최정우한다'고 하는데, 저는 애늙은이 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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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진중해져 가는 것 같아요. 밝음이 사라진다기보다는 진지함이 늘어나고 있는 시점이죠. 찬기와 비교했을 땐 친한 친구 사이에서 밝고 긍정적인 건 비슷해요. 속에 생각이 많고 결핍이 있는 건 드라마와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요. 찬기는 누구나 쉽게 친해지고, 분위기메이커인데 저는 매년 달라지는것 같아요. 전에는 찬기처럼 사람과 금방 친해졌는데, 요즘에는 사람을 만날 때 에너지 쓰는게 힘들 때가 있어요. 같은 공통점을 가진 사람을 얻는 게 좋고 행복하지만 그걸 갈구하지는 않게 되었다고 할까. 잘 맞을 사람은 맞을테니까요. 서로 노력을 안 해도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나이가 비슷한 또래 배우들이 모인 중에서도 최정우가 가장 형이었다. 흔치 않은 경우다. "저도 이런 게 처음이다. 연극에서는 항상 막내였다. 드라마에 와보니 또래 학생 중 제일 나이가 많더라. 뭔가 형 노릇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다. 다들 성숙하고 열심히 하는 진중한 성격들이라서 친구처럼 대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극중에서 연기한 나이는 22살. 과거 22살일 때의 최정우는 어떤 삶을 살고 있었을까. 그는 "사회복무를 하던 중이었다. 스무살에 한예종 1학년을 마치고 2학년 때 입대를 했는데, 23살에 학교에 복학하고나서 슬럼프가 와서 금방 휴학을 했다. 2017년도에 연극으로 데뷔를 했고, 그 이후로 연극을 꾸준히 했다"며 기억을 떠올렸다.


11살 때부터 중3 때까지 러시아에서 살다가 고등학교는 한국에서 다니면서 백석고를 졸업했다. 한예종 예술경영과에 입학했지만 연기가 하고 싶어졌다.


"예술경영은 공연 기획 쪽을 많이 하는데, 제가 영화를 좋아하다 보니 영화 안에 있고 싶었어요. 어려서부터 영화를 많이 봤기 때문에 연기에 대한 걸 느껴보고 싶었고요. 공연 기획을 하면서 연기과 선배님들이 하는걸 보면서 진짜 멋있다고 생각했죠. 복무를 하는 2년동안 생각을 많이 했어요. 복학을 하고도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남아서 결정을 하게 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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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스물'로 데뷔해 '연애플레이리스트', '어나더 컨트리', '히스토리 보이즈', '작은 아씨들'에 출연하면서 서서히 대학로에 얼굴을 알렸다. 웹드라마 '로맨스를 팔로우하기 시작했습니다', '빅픽처하우스'를 거쳐 지난해 TV조선 드라마 '바람과 구름과 비'로 드라마까지 경험하기 시작했다. "저에게는 다 배움의 과정이다. 연극도, 매체 연기도 꾸준히 하고 싶다. 나중의 길을 구축하는데 있어서 둘 다 가능한 배우가 되고 싶다. 매력이 달라서 이쪽 하다가 저쪽을 하면 환기가 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항상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적이 있다. 지금은 그 이상을 넘어 "강박적으로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연기력을 수치로 나타낼 수는 없지만 사람들은 공연을 보면 잘하는지, 못하는지 안다. 객관적으로 보기에도 잘한다는 말을 듣고 싶다. 공연을 하다보면 같은 역할인데도 연기하는 배우가 다르니까 다른 연기를 한다. 그래서 배울 점이 많다.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연기에는 정답이 없기 때문에 공연도 계속 하고 싶고, 드라마에서도 다양한 역할을 해보면 좋을 것 같다. 계속 배워야 한다. 아직 멀었다"는 고백이다.


배울 점을 느끼는 대상도 수도 없이 많다. 같이 공연을 했던 이들은 그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 최정우는 "박은석 형이 저와 같은 역할을 하셨었는데, 형이랑 하면서 배운 게 많다. 강기둥 형님은 드라마도 하는 배우인데 형에게서도 정말 많이 배웠다. 문유강, 황순종, 강영석 형, 강승호 형님 등 다 자신만의 연기관이 있어서 배울 점이 정말 많다"며 "다 배울게 많은 형들이라서 다 말하면 페이지가 많이 넘어갈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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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하고나서 4년의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항상 배우고 싶어하는 최정우는 배움의 속도를 높여왔다. "지금 제대로 정신을 차리고 저 최정우라는 사람에게 있어서도, 배우로서도, 정해진 시간동안 제대로 쌓아가고 싶다. 그래서 연극도 좋은 작품을 하고 싶고, 매체에서도 좋은 연기를 해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진중하게, 깊게 빠져들 수 있다는 건 군필이라는 점 만큼이나 최정우의 장점이다. 그는 "생각이 많은 게 단점이자 장점이다. 생각이 너무 많다는 것은 배우로서 좋은 것 같다. 배우려 한다는 점도 장점 같다. 제 것이 정답이 아니니까 남의 답들도 확인하고 내 걸로 만들어야겠다는 강박도 있다"고 자평했다. 이런 시간은 진짜 배우가 되고자 하는 과정이다. 최정우는 "엄청 알려지고 싶고 유명해지고 싶다는 욕심은 진짜 없다. 차근차근 제대로만 쌓아가고 싶다. 더 노력해야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빨리 다시 무대에 오르고 싶다는 최정우는 우선 드라마를 차기작으로 정했다. '바람과 구름과 비'의 윤상호 감독이 연출하는 드라마 '징크스의 연인'에 캐스팅됐다. '멀푸봄'의 홍찬기와는 전혀 다른 재벌가 자제 캐릭터다. 올 하반기에는 새로운 인물에 몰입할 예정이다.


사진=루크미디어



권수빈 기자 ppbn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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