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신원호 감독 "10년만에 예능세포 다시 움직인 느낌"

[인터뷰②]신원호 감독 "10년만에 예능세포 다시 움직인 느낌"

최종수정2021.10.11 11:00 기사입력2021.10.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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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2회 드라마 다시는 못할 것 같다"
"'슬의 시즌3' 결정 쉽지 않을 듯해"
"새로운 형식의 드라마 만들고 싶다"

[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일주일에 1회 방영됐다. 시즌1 때부터 이같은 방식을 고수했다. 주 1회 방영은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다음 회차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리기도 했다.


신원호 감독은 "이제 주 2회 드라마는 다신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두 시즌 연속 주 1회 방영을 해본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일주일에 2개씩 했었던 전작들은 어떻게 해냈던 건지 지금으로선 상상도 안 간다. 이건 저 뿐만 아니라 스태프와 배우들 모두 공히 피부로 체감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이어 "아무래도 현장의 피로함이 줄어드니 그 여유가 결국 다시 현장의 효율로 돌아오게 된다. 그 점이 주 1회 드라마가 가진 최고의 강점 아닐까 싶다. 매회 그 어려운 밴드 곡들을 위해 연기자들에게 그렇게 여유있는 연습 시간이 주어질 수 있었던 것도 주 1회 방송이라는 형식이 준 여유 덕분"이라고 밝혔다.


[인터뷰②]신원호 감독 "10년만에 예능세포 다시 움직인 느낌"

시즌제 드라마를 선보인 그는 강점으로 '내적 친밀감'을 꼽았다. "모든 드라마가 마찬가지겠지만 제작진에게 가장 큰 숙제는 1회다. 1회에서 드라마의 방향성과 캐릭터들을 효과적으로, 지루하지 않게 어떻게 소개할 것인가 하는 것이 늘 큰 고민인데, 시즌제에선 시즌1을 제외하고는 그 고민을 생략하고 시작할 수 있다. 그냥 바로 이야기가 시작되어도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고 이미 친한 캐릭터, 익숙한 내용들이다 보니까 쉽게 받아들이고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획을 할 때 예상을 했었던 부분이긴 해도 이 정도로 큰 강점으로 올 줄은 몰랐다. 제작 단계에서도 편리하다. 캐스팅이며 로케이션이며 세트며 소품이며 의상이며 모든 면에서 각기 새롭게 등장하는 것들을 보충하는 것 외에는 이미 세팅돼 있는 부분들이 많다보니 준비 기간도 어마어마하게 단축된다. 그래서 중간에 '하드털이'도 할 수 있었다. 여러 측면에서 매우 효율적이고도 영리한 형식인 건 확실하다."


시즌1과 시즌2 사이에 약 1년 간의 공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이를 '하드털이'로 채우고, '슬기로운 캠핑생활' 등의 부가적인 콘텐츠로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를 시청자들이 잊지 않도록 만들었다.


"시즌제 드라마를 만들면서 가장 신선했던 부분이 시즌1의 마지막 회와 시즌2의 첫 회였다. 이렇게 끝내도 돼? 이렇게 시작해도 돼? 싶은 느낌이 들어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신선한 경험이었다"고 말하면서 "다만 기다리시는 입장에서는 마치 12회를 끝나고 13회를 1년 동안 궁금해하며 기다려야 하다보니 그 부분에 대한 어떤 보상을 좀 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하드털이'를 시작하게 된 첫 번째 이유다. 보통 드라마에서 못 보여드렸던 장면은 블루레이나 DVD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렇게 한정적인 분들이 보시는 것 보다는 공개적으로 시즌2를 기다리시는 많은 시청자 분들이 볼 수 있게 하고 싶었다"고 의도를 밝혔다.


"개인적으로는 유튜브라는 매체를 실질적으로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컸다. 5~10분 사이로 짤막하게 하고 싶었는데, 하면 할수록 분량이 늘어나고 점점 더 꼼꼼하게 체크하게 되고 하다 보니까 갈수록 예능 할 때 만큼이나 힘들었었다. 드라마 준비도 해야하고, 거기에 매주 하나씩 콘텐츠를 편집부터 자막, 음악도 넣고 하다 보니까 나중에는 '내가 왜 이러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매주 하나씩 편성이 된 거나 다름 없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도 힘들었던 것 같다."


[인터뷰②]신원호 감독 "10년만에 예능세포 다시 움직인 느낌"

'슬기로운 캠핑생활'에 관해서도 코멘트했다. "정말 순수히 배우들로부터 시작된 콘텐츠였다. 시즌2 준비 과정과 겹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그렇게 단순하고도 순수하게 콘텐츠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점, 그렇게 순수한 진심으로 만들면 큰 기술 없이도 사랑받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우연한 콘텐츠 하나가 '출장 십오야' 같은 다른 줄기로도 충분히 확장될 수 있다는 점들을 목격하면서 수년간 쌓아왔던 많은 편견들을 스스로 깨트릴 수 있었던 놀라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3'의 여부는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이다. "환자와 보호자들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 애초에 기획했던 것은 정말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의사들의 이야기가 주된 축이었기 때문에 할 얘기, 에피소드는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마치 우리 일상이 오늘 지나면 또 내일의 이야기가 있고, 내일 지나면 모레 이야기가 있듯이 구구즈의 일상도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하면서도 "다만 시즌제를 처음 제작하면서 쌓인 이런저런 고민들과 피로감들이 많다보니 그 이야기를 다시금 이어나갈 것인가에 대한 결정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는 답변을 건넸다.


그가 구상하는 다음 작품은 무엇일까. '응답하라'와 '슬기로운'처럼 또 다른 제목의 시리즈가 나올지, 배경과 인물을 달리한 '슬기로운' 시리즈가 될지 궁금해진다. 신원호 감독은 우선 '슬기로운 의사생활'이라는 제목에 대해 "처음부터 시리즈의 의미로 제목을 붙였던 건 전혀 아니었다. 회의 초반기에 제목에 대한 여러 아이디어가 있었는데 최종적으로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결정했던 이유는 흔히 메디컬 드라마 하면 떠올리는 분위기가 전혀 아니라 '슬기로운 감빵생활' 같은 분위기를 생각하면 된다는 뉘앙스를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엄청 거창한 메디컬 드라마로 혹시나 오해하실까봐 이를테면 스포인 거다. '슬기로운 감빵생활 같이 그저 하루하루 사는 소소하고 따뜻하고 웃기는 이야기입니다'라는 힌트를 미리 전달해서 선입견을 갖지 않게 하고 싶었던 의도였다. 만약 차기작을 회의하면서 그 소재가 어떤 특정 장소나 직업군이 된다면, 그리고 그 풀어가는 방식이 유사하다면 다시 '슬기로운 생활'을 집어들 수도 있겠지만 늘 그랬듯이 일단은 하고 싶은 소재와 이야기가 먼저고, 틀이나 제목은 거기에 맞춰가는 순서가 될 거다."


[인터뷰②]신원호 감독 "10년만에 예능세포 다시 움직인 느낌"

예능 PD로 시작했던 그가 드라마 연출에 본격적으로 뛰어드신지 약 10년이 됐다. 드라마 연출자로서의 만족감이나 소회를 묻자 "예능을 10년 넘게 하고, 드라마를 10년 넘게 했다. PD라는 직업을 갖고 정확히 절반씩 경험한 셈인데 지금은 슬슬 드라마 연출이 재미 없어지기 시작했다. 물론 드라마를 그만두겠다는 건 아니다"라며 웃음기 섞인 답을 했다.


시즌1과 시즌2 사이에 선보인 콘텐츠를 작업하면서 예능 작업에 대한 재미를 오랜만에 느낄 수 있었다고. 그는 "10년 만에 예능을 하는 셈이다 보니 너무 재미있었다. 처음에는 '내가 10년 만에 자막을 뽑을 수 있을까, 예능 버라이어티 편집에서 자막을 뽑는다는 일 자체가 핵심이라 예능감이 떨어져서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는데 하다 보니까 예전에 그 세포들이 다시 움직이는 느낌이었다. 사실은 힘든데 되게 재미있었다. 어떻게 보면 드라마 할 때보다 더 즐기면서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새로운 형식의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는 신원호 감독은 "시즌제를 하려고 했던 이유도 해왔던대로 하면 똑같은 리듬일 것 같아서 다른 뇌를 써보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우리 스스로를 다른 틀 속에 넣어버리면 생각하는 방식도 바뀌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시즌제를 시작했던 건데 확실히 달라지더라. 아무래도 기존 형식의 드라마를 짤 때와는 다른 머리를 쓰게 되다 보니까… 그런 것처럼 늘 하던 대로 흘러가기 보다는 스스로 다른 뇌를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다양한 매체와 플래폼에서 다양한 포맷의 콘텐츠에 도전하다 보면 새로운 이야기들도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다음 스텝에 관해 이야기했다.


사진=tvN



권수빈 기자 ppbn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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