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인터뷰①]김민경, 시키는대로만 했는데

최종수정2020.11.22 12:00 기사입력2020.11.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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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뚱'으로 최고의 한 해 보내고 있는 개그우먼 김민경
"과한 사랑 얼떨떨해요"

[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개그우먼 김민경에게 2020년은 몰랐던 재능을 발견한 해다. 지난 1월말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이하 '맛녀석') 5주년을 기념하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멤버들도 몰랐던 쪼는맛이 벌어졌고, 운동을 해야하는 멤버로 그가 당첨됐다. 당시 그 곳에서 테이블을 들어올릴 정도로 싫어하던 김민경의 모습을 생생히 지켜봤다.


그때의 김민경은 진심으로 싫어하고 질색하고 있었다. 그는 "올해의 저는 그 전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다. '개콘'으로 시작을 해서 상도 받고 달려왔지만 고정 프로그램은 없었다. '개콘'만 열심히 하는 개그우먼이었는데, '맛녀석'을 만나면서 고정을 처음 하게 됐다. 저는 주어진 것만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다. 제 나름대로는 행복하게 살아왔고, 매년마다 '올해만 같아라'라는 말을 했는데, 나름대로는 힘이 들었었다"고 말했다.


[NC인터뷰①]김민경, 시키는대로만 했는데

"재미 삼아 사주를 보거나 하면 마흔에 터져서 쭉 간다고 나오더라고요. 어딜 가든 그 얘기를 하길래 제 머릿속에는 '마흔이 되면 잘 된다'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래서 서른아홉 살 때 두렵지 않았는데, 마흔이 돼서 생각지도 못한 운동을 시작하게 된 거죠. 처음에는 정말 하기 싫었어요. 그런데 저 스스로도 자존감이 올라갔고, '맛녀석'에 피해를 주지는 않았나 하는 혼자만의 생각이 있었는데, 보답할 수 있는 기회가 되겠구나 싶었어요. 영식이 형('맛녀석' PD)도 '네가 살려놓은 거야'라고 말씀해주셔서 너무 고마웠어요."


막상 해봤더니 '근수저' 운동천재였다. 김민경은 "감독님에게 운동만 할 거라고 하니까 그러라는 거다. 재미가 없을 것 같다는데도 '너는 그냥 운동만 해'라는 거다. 그래서 운동만 했는데 터졌다. 생각보다 큰 반응이 있어서 '이게 무슨 일이지' 싶었다"며 "감독님이 '감이 좋은 사람이구나, 편집을 잘 하는구나' 느꼈다. 사람들이 우리가 운동을 하길 기다렸나 보다"라고 이야기했다.


헬스로 시작된 운동은 필라테스로 이어졌고, 또 다른 운동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김민경은 "헬스를 할 때는 운동을 해야한다는 걸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약속이기 때문에 하기는 하지만 헬스로 끝나는 줄 알았다. '조금만 더 버티자' 했는데, 영식이 형이 무릎을 꿇고 한 번 더 하자는 거다. 사람들이 이걸 해보라고 했다며. 도망 다니면서 안 한다고 실랑이도 했다"며 웃었다.


"사람들이 운동을 잘한다고 하니까 자존감도 올라가고 매력을 느끼게 됐어요. 처음에는 생소하니까 힘든데 한 두 번 배우면 재미있어서 다른 운동을 하게 되면 너무 빨리 끝나는 것 같더라고요. 이제는 새로운 운동에 도전하는 게 힘들기는 하지만 그 스포츠의 매력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아요. 나로 인해 영향력이 생긴다는 것에도 뿌듯함을 느끼고요. 저는 '선한 영향력'이라는 걸 소중하게 생각하는데, 그걸 제가 줄 수 있어서 기뻐요."


[NC인터뷰①]김민경, 시키는대로만 했는데

특히 필라테스를 했을 때 가장 큰 뿌듯함을 느꼈다고 한다. 김민경은 "진짜 많은 댓글과 디엠을 받았다. '언니로 인해 저도 용기를 냈어요', '언니로 인해 운동을 시작해서 지금도 하고 있어요'라는 걸 보면 기분이 좋다. 운동이 필요했는데 부끄럽고 자신감이 없어서 기피했던 걸 나로 인해 힘을 얻었다는 자체가 뿌듯했다. 운동을 한 이후에 광고도 찍고 수익도 있지만 가장 좋은 경험은 이런 영향력"이라고 밝혔다.


운동신경이 놀랍다. 헬스, 필라테스, 골프, 축구, 야구까지 종목을 가리지 않고 잘 한다. 김민경은 "사람들이 '거짓말 하지마'라고 하는데, 저는 시키는대로 하는 거다. 내가 하는 건 다른 사람들도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저의 기를 살려주려고 감독님들이 잘 한다고 칭찬해주는 건 줄 알았다"며 "'운동뚱'에 달리는 댓글을 다 보는데, 희열을 느끼고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긴다. 위로도 받고 응원도 받고 있다"고 했다.


김민경은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던 건 '맛녀석'을 사랑해준 시청자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청자들이 저희한테 원하는 게 있더라. 저희가 잘 된 것도 맛뚱이 여러분들 덕분"이라며 고마워했다. 김민경에 이어 문세윤도 '댄스뚱'을 하면서 재능을 펼치고 있다. 김민경은 "세윤이가 너무 잘하더라. 춤을 단시간에 습득하고 기억하고 잘 춰서 대단하다. '나는 너만큼 절대 못해. 넌 정말 대단해'라고 말해줬다. 각자 잘하는 게 있긴 한가보다. 제가 '댄스뚱'을 했으면 절대 못했을 것"이라며 "서비스 차원으로 시청자가 원하는 걸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제 김준현 씨만 남았다"고 덧붙였다.


[NC인터뷰①]김민경, 시키는대로만 했는데

지금은 일주일에 한 번씩 '운동뚱'을 찍고 있다. 김민경은 "운동을 두 세 시간씩 하면 근육통이 온다. 운동으로 풀어야 한다길래 몇 번 해봤더니 저는 더 쌓이더라. 나만의 방법이 있다. 쉬어줘야 한다"며 "지금은 야구를 하게 돼서 일주일에 두 번 하루종일 운동을 한다. 두 번이지만 운동량은 웬만한 일주일 하는 분들과 같을 것"이라고 현재의 운동 근황을 전했다. 골프도 장기 프로젝트로 이어가고 있다. 봄에 필드에 나가는 게 목표이지만 연습을 많이 하지 못해 코치인 김미현에게 미안하다고. 그는 "운 좋게도 최고의 감독님들을 만나고 있다. 그 분들 이름에 먹칠을 하면 안 되지 않나. 그런 책임감도 있다"며 "그래서 더 열심히 하는데, 미현쌤한테는 너무 죄송하다. 골프를 배워보고 싶었고, 재미있어 하는데 오히려 제일 못해서 죄송스럽다.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지 않으면 안 되더라"고 했다.


하기 싫었던 운동을 했더니 인기를 얻고 있다. 인터뷰 자리도 생소하고 신기하다고 했다. 김민경은 "내 이야기를 궁금해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뭐가 없었으니까. 시키는대로 운동만 했는데 인기도 얻고 광고도 찍었다. 상상도 못해봤던 일이라서 감사하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든다"고 털어놨다.


"올해의 만족도는 이미 오버됐어요. 제가 생각한 것보다 큰 사랑을 받아서 더 이상 욕심 부리면 안 될 것 같아요. 지금을 유지하고 싶지만 이것 자체가 욕심이죠. 과한 사랑을 받아서 얼떨떨하고 이래도 되나 싶을 때가 많아요. 어떻게 해야될지도 모르겠고... 그저 감사합니다."


사진=JDB엔터테인먼트



권수빈 기자 ppbn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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